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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 Sep 13. 2024

신념을 변화시키는 성장일기를 쓰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꾸준히 나를 관찰하며 작성하는 일기를 통해 알아갈 수 있다. 나는 이 일기를 ‘성장일기’라고 부른다. 성장일기는 보통의 일기처럼 하루의 일과를 적거나 감정을 적기보다는 특정 상황에서의 자신의 말, 생각, 행동등에 집중하며 나의 신념을 찾아가는 일기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나는 이 일기를 ‘성장일기’라고 부른다.



학생이 화장을 하고 파마를 하고 등교했는데 그 학생의 그런 모습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학생과 웃으며 얘기를 하고 있는 젊은 선생님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들을 했다.


“아니. 어떻게. 교사가. 저렇게 하고 등교한 학생을 지도도 안 할 수 있지? 인기 관리 하는 거야 뭐야.”

이런 생각을 하며 제 표정은 구겨졌고 점점 그 선생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을 일기에 적어보고 생각해 봤다.

“그런데 나는 왜 그 모습이 못마땅할까?"

“학생이 저런 모습이면 선생님이 당연히 지도를 해야지!”

“왜? 학생은 화장하고 파마하면 안 돼?”

“학생은 그러면 안돼”

“왜?”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저런데 신경 쓰면 안 돼”

“화장하고 파마하면 공부에 집중을 못할까? 오히려 자신에게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 좋아서 더 열심히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 일반화된 논리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가자 나 스스로 “학생은 이래야 한다. 교사는 이래야 한다” 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나는 나이도 어린 편이고 학생들과 소통도 잘하며 학생들을 좀 더 잘 이해하는 교사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의 신념이 바뀌었다. 

“겉모습과 그 사람의 인성, 노력 들을 함께 생각해서는 안된다.”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할 자유가 있다.”

“교사라고 학생들의 모든 것을 지적하고 강제할 수는 없다.”

등등 여러 가지 신념들이 줄줄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자 상황이 빠르게 변해갔다.


학생들에 대한 부정적 신념이 사라지자 이제는 학생들을 좀 더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학생들을 관리의 대상이 아닌 나와 같은 동등한 사람으로 존중하며 학생들의 진심에 더 집중하며 소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생님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좋아졌다.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취미로 배우는 탱고의 특강을 들으러 갔었다. 탱고의 고장인 아르헨티나에서 온 선생님이 진행하는 특강이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몇 명 학생들만 계속 피드백을 해주고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나도 물어보고 싶고, 나도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래서 계속 속으로 불평을 했다. “아니. 돈 내고 수업 들으러 왔으면 다 공평하게 살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저 사람만 저렇게 많이 해줘? 친하다고 그러는 거야?”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불평을 하고 있는 지금의 내 표정은 어떨까. 얼굴이 굳어있고 화난 사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바로 생각을 바꿨다. “저 선생님은 모든 사람을 다 잘 살펴줄 거야.” 하면서 부드럽게 웃고 기분 좋은 생각을 채웠다. 그러자 바로 얼굴이 풀리고 표정도 밝아졌다. 탱고 선생님은 곧 나에게 오셨고 피드백을 해주며 내 춤을 교정해 주었다.



생각을 바꾼다고, 신념을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뀐다. 생각과 신념은 나도 모르게 미세한 얼굴 근육의 차이를 만들고, 목소리 톤과 억양에도 영향을 준다. 이런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나에게 뿜어져 나오는 기운, 에너지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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