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이 높아지고 성과가 따라왔다.
20공바인더를 쓰면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지하다 보니 효율성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매일 아침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20공바인더를 통해 파악하고 하루를 시작했죠. 그 과정 안에서 "보고서를 써야지"라고 큰 덩어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어디서 조사하고 그 자료를 언제 읽고, 언제 구성해서 언제 쓸 것인지. 등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야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 배치하고, 틈새 시간에도 할 수 있는 업무들은 모아서 자투리 시간에 끝낼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일처리 시간도 단축되었고 그렇게 생긴 시간을 이용해서 업무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해야 하는 일인지 기한을 정확히 인식하고 앞서서 파악하게 되면서 나만의 기한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금요일까지 해야 하는 일인데 목요일이 돼서야 조급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질을 포기하게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마감기한을 수요일로 정하고 그 마감기한에 맞춰 계획하고 실천하다 보니 데드라인 효과를 누리면서도 마음은 여유롭고 안정되었습니다. 수요일까지 마감을 지키기 위해 좀 더 빨리 일을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부족하다면 목, 금의 시간 여유가 더 있기 때문에 시간과 타협하기 위한 질의 양보가 없어졌습니다. 여유롭고 안정된 마음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었죠. 따라서 일의 완성도는 물론 질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20공바인더를 통해 계속 자료가 쌓여가니 그전에 했던 경험들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쌓여가기 때문에 나의 능력치 또한 높아졌죠. 자료가 쌓이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 발 앞서서 알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3월에는 이런 일들을 해야 하는데"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이거 이거 제출해주세요.”라는 요구가 오기 전에 미리 해야 하는 것들을 준비해둘 수 있고, 촉박하게 요구가 들어와도 마음의 여유로움이 생겼습니다. "이것까지 하라고?" "이렇게 갑자기 하라고 하면 어떡해?!"라는 짜증이 사라졌죠.
학교에서는 3월에 반 학생들의 사진을 찍어서 교실 앞 문에 작은 소개 액자를 완성합니다. 소개 액자는 공강 시간을 통해 만들면 되는 일이지만 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 학생들 전체와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즉 나 혼자 내 시간을 이용해서 완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학생들 전체와의 사진, 이것 하나만으로 혼자 완성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 저는 항상 3월 초 조회시간을 이용해 학생들과 미리 사진을 찍어둡니다. 그러면 나중에 액자를 만들 때 혼자서 그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죠. 그 일을 마무리할 시점이 돼서야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학생들을 다 모으는 것도 힘들고 도통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보면 꼭 학생 한 두 명이 사라져 있거든요.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학생들을 다 모으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저의 스트레스 지수 또한 올라가겠죠. “누구 어디 갔어!!!”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미리 해둬야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으면 언제 사진을 찍으면 좋을지 미리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 굉장히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닥쳐서야 일을 시작하면 시간도 더 많이 들어가고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죠. 아주 조금만 먼저 시작해도 한결 편안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때가 되어서 일을 처리하는 것과 미리 내 시간을 살펴보고 이때 이때 하면 되겠다.라고 계획을 세워서 일을 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해야 할 때가 되어서야 일을 하게 되면 시간의 압박과 함께 하기 싫어도, 몸이 아파도,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커집니다. 하지만 미리 내 스케줄을 살펴보고 계획을 하여 미리 처리하면 계획과 달라지는 일이 생겨도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이 날 못하면 다시 내 스케줄을 살펴 계획하면 되니까요. 아직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작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과가 따라왔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한 것이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자유학기 수업으로 했던 <탐구하는 책 쓰기> 수업의 결과들이 쌓이고 그러다 보니 그것으로 <교육장상>을 받는 뜻밖의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또 마음이 여유로워지다 보니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친절할 수 있었죠. 수업 준비에도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언제나 즐겁게 수업하고 소통할 수 있었고 일이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이렇게 일의 효율성과 완성도가 올라가니 자연스레 일터에서 즐거움도 커지고 만족감도 올라갔습니다. 또 퇴근 시간도 빨라졌습니다. 퇴근 후의 시간까지 자연스럽게 확보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워라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