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느낀 잡생각을 씁니다.
<세계 여행 팁>
1.
버스를 기다리며 핸드폰의 브런치 앱으로 이 글을 쓰다가 그만 ‘오늘 하루 느낀 잡생각을 씁니다’에서 ‘잡생각’을 ‘밥 생각’으로 써버렸다. 내 잠재된 의식을 대변하는 건가? 스마트폰 생활 몇 년째임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도 폰 자판이 어색해서 엄청 오타를 낸다. 문자나 톡을 보낼 때마다 오타 때문에 얼마나 우씨~ 우씨~ 하는지 모른다. 손도 작으면서 왜 그리 오타를 낼까? 내 인생이 오타인가?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늘 하루 느낀 밥 생각'을 쓰는 것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밥 생각이야... 혹부리 영감 혹처럼 항상 달려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 곱창이 생각난다.
2.
이런 잡생각을 써야지, 저런 잡생각을 써야지... 하는 잡생각을 꽤 한다. 물론 머릿속으로. 손이 거기에 따라가지 못할 뿐이다. 아, 그리고 시간도. 아, 그리고 여유도. 아, 그리고 상황도. 아, 그리고... (내가 하지 않는 모든 것에 이런 변명을 대겠지?)
3.
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난 요리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 같고, 할 때마다 내가 이 시간에 다른 걸 하면 더 좋을 텐데, 라고 느낀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겠기에 억지로 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 항상 하는 것만 하게 되고 맛에 발전이 없다. 반면 까서방은 요리를 즐긴다. 너무 쉽게 뚝딱 만들려고 해서 탈이지만 그래도 항상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대신 할 때마다 부엌이 완전 폭탄 맞은 것처럼 초토화가 된다. 벌려도 어찌 그리 벌릴 수가 있는지! 파괴의 현장에서 그걸 주섬주섬 정리해야 하는 건 내 몫이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럴 바엔 그냥 내가 요리를 하지, 할 때도 있다. 살면 살수록 '잘 차린 한 끼 밥상'의 중요성을 느끼고, 요리를 즐기지 않는 나를 한탄하게 된다. 누군가를 초대해 한 상 잘 대접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형성되는 관계는 오랜 지속력을 가지더라. 예전 까서방과 세계여행할 때 우리를 호스트 했던 카우치 서퍼들 중 꽤 많은 친구가 내가 한국인이니까 으레 한국 음식 하나쯤은 만들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다. 음식을 못 한다고 했을 때 보였던 그 역력한 실망의 눈빛이란. 순식간에 난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가끔 만들기 쉬운 파전이나 간단한 재료로 김밥을 해주면 그것마저 맛있다며 잘 먹어줬는데. 세계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고하노라! 여행하며 좋은 친구 많이 만들고 싶다면 요리를 잘할 것! 잘 만든 한국 요리, 국위선양 보장한다! BTS 저리 가라! (으잉? 결국 기승전BTS? 으흐흐흐...)
4.
다년간의 경험에서 나온! 100% 보장! 세계 여행할 때 자신을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혹은 친구들을 쉽게 만드는 방법 세 가지.
-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요리를 잘할 것.
-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재주가 하나씩 있을 것. 한국적인 거라면 더 빛을 발함. (기타, 우쿨렐레, 바이올린 같은 악기 연주, 태권도, 택견, 저글링, 그림, 손금 봐주기, 타로, 마술, 카드 마술, 비보잉, 비트박스, 손가락으로 물건 돌리기, 성대 모사, 노래, 인간이 출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춤, BTS 등등... 으잉? 결국 또 기승전BTS?? 으흐흐흐흐....)
- 그 나라 언어에 대한 관심. 모든 이가 당신의 가정교사가 되어줄 것이다.
위의 세 가지를 무기로 여행을 간다면, 블리브 미. 당신의 여행이 무지무지 풍부해질 것이다.
내가 해금을 잘 연주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5.
여행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아아~~ 진짜 나도 호캉스라는 걸 해보고 싶다!! 각 잡힌 새하얀 시트의 침대에, 커튼을 열면 유리창 너머로 쫙 펼쳐지는 남산 타워 뷰에, 객실 바에 있는 생수 풍년에, 보글보글 거품 목욕에, 수영장에, 스파에, 마사지에, 조식 뷔페에, 하다 못해 호텔 마크가 세겨진 성냥이라도... 호텔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누려보고 싶다!! 그것도 혼자서!! 아니면 베프에게 전화해서 '야! 당장 **호텔 몇백 몇호로 맥주 몇 캔 사가지고 와!' 그래서 결론은... 억울하면 너도 돈 벌어. ㅠㅠ...
오늘은 여기까지.
어제 올리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 올려서 30일 날짜로.
요즘 우리 집엔 카우치서퍼 풍년이다. 어린이집 방학이라 미루마저 집에 있는 바람에,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를 버티는 이 작은 집에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대해선 다음 잡설에.
평소 페이스북에 단상처럼 올리던 글을 마음먹고 일기처럼 페북과 브런치 동시에 올립니다.
글쓰기에 집중하고자 하는 채찍질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기에 독자가 그동안의 제 신상 몇 가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글이 전개됩니다.
(ex: 다문화 가족이며, 예전엔 대학로에서 무대 디자이너로 일했고, 오랫동안 여행을 했으며, 딸아이 미루는 한국 나이로 7살이며, 드로잉 수업을 진행하며, 얼마 전에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것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