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아리 Mar 18. 2023

등교거부를 대하는 부모의 감정 변화 단계

이대로도 괜찮습니다

어느새 훌쩍 자란 큰아이가 마트 장 보는 길에 동행을 해줍니다.

밝은 햇살 아래 아이와 이렇게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나의 모든 시간을 저주한 적도 있었어요.

그 안에 나를 계속 가두고 있었다면 오늘의 이 소소한 일상이 행복인지 모르고 살아갔겠지요?


문득 여기까지 오는 데 내 안에서 일어났던 변화들을 정리해 보고픈 생각이 들었어요.

아래는

지난 8년의 기간 동안 내게서 있었던 감정의 변화들입니다.




1단계

학교 안 가는 아이 이해 안 됨.

아이가 꾀병을 부리는 거 같음.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내가 뭐 어쨌다고

다 부모 탓이래(상담하다 보면)

억울.

분노 분노 분노




2단계

이해하기로 결심.

인내 인내 인내.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

불쑥 참지 못하고 멘탈 부서지는 순간 발생.

뒤돌아서 후회.





3단계

내려놓자. 내려놓자.

기다리자 기다리자.

가짜 내려놓기(양보, 체념, 포기)




4단계

학교 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닪음.

동굴에서 나오기만 했으면...

건강하기만 했으면...

그리고,

.

.

.

내 마음 돌보기





마지막

진짜 내려놓기 단계

(응원, 지지)



제가 생각하는 '내려놓기' 는 양보가 아닙니다.

포기도, 체념도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기.

아이의 선택에 가장 먼저 응원 보내주기.

한결같기.

.

.


아이의 등 뒤에 서 있기.


아이보다 한 계단 더 내려가 있기.


늘 그 자리에 있어 주기.



아이의 동굴 파기는 끝이 났지만

아직 불안한 미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그동안 학교를 떠나기까지 아이를 겪으며 누구보다 단단해진 '나'.

'나'라는 엄마가 옆에서 같이 할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대학을 내려놓고 꿈을 향해 걷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