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숲속의 새들에게 배우는 '기죽지 않는 법'
산에 붙어 있다고 해도 될 만큼, 산어귀에 잇닿은 곳으로 이사를 했다.
산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가까이 살면 게으른 몸을 이끌고 한 번이라도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다행히 이따금 산길을 오르고 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그런데 산 가까이 살다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복이 따라왔다.
매일 아침, 기계적인 알람 소리 대신 새들의 노랫소리에 눈을 뜨는 호사를 누리게 된 것이다.
저 멀리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산까치들이 날카로운 울음으로 진공상태처럼 고요한 새벽을 가장 먼저 깨운다. 그러면 아직 검푸른 어둠에 싸인 숲 속에서 기다렸다는 듯, 온갖 새들이 일제히 목청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곧이어 펼쳐지는 숲속의 대합창.
멧비둘기가 묵직한 저음을 깔면, 곤줄박이와 되지빠귀가 부드러운 중음으로 화음을 넣는다. 그 위로 휘파람새가 맑고 투명한 고음을 쏘아 올린다. 어디 그뿐인가. 뻐꾸기와 꾀꼬리는 청아한 독창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산꿩은 특유의 스타카토 창법으로 단조로운 선율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처럼 다양한 음색을 가진 콰이어(Choir)의 라이브 연주로 아침을 맞는다는 건, 그야말로 돈 주고도 못 살 축복이다.
하지만 내가 누리고 있는 진짜 복은 귀의 즐거움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감’이다. 새들의 노랫소리에서 자신감을 얻는다니, 언뜻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다.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
새들은 몸집이 작다고, 깃털이 화려하지 않다고 주눅 들지 않는다. 뱁새가 황새의 성량을 부러워하거나, 꾀꼬리가 뻐꾸기의 음색을 흉내 내며 자책하는 일도 없다. 그들은 조물주가 허락한 자기만의 목소리로, 자기가 맡은 파트에서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노래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의 노래에는 언제나 자유의 선율이 흐른다. 비교하지 않기에 비굴하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기에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새들은 그 자체로 자신감이 충만하다.
자존감은 ‘자유로움’에서 비롯된다.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벗어날 때, 자신감은 비로소 혈관과 근육에 꾹꾹 채워진다. 속된 가치와 통념의 껍질을 벗기고 나올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 나다운 삶을 노래할 수 있다.
세상살이에 치여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자꾸만 움츠러드는 아침이면 나는 창문을 열고 새들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왁자지껄한 노래가 나를 향한 응원가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세상 눈치 그만 보고, 이제 좀 자유롭게 살아라!”
“너는 너의 목소리로 노래할 때 가장 아름답다!”
새들이 그렇게 내게 외치는 듯하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치 영양제를 넣은 링거를 맞은 듯 자신감이 혈관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혹시 지금, 자신감을 잃고 맥 빠진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가?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리진 않았는가?
그렇다면 잠시 숲으로, 혹은 나무가 있는 공원으로 나가보라. 그리고 새들이 들려주는 그 당당한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비교하지 않는 존재들이 부르는 자유의 노래가, 당신의 잃어버린 날개를 다시 펼치게 해 줄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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