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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Feb 10. 2017

자신의 몸 스스로 진단하기

환자만이 할수있는 육체와의 섬세한 대화


2017. 2.10 새벽 2시


어제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별다른 통증없이 지나갔다. 기력도 정상인처럼 불편함이 없다. 몇달만이다. 통증이 없고 기력도 팔팔하게 돼면 나 자신이 대장암 말기의 중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돼서 딴짓을 하기가 쉽다. 날씨가 좋으면 근교 여행을 쏘다니거나 하는데 다행히 날씨가 계속 영하권이라 어제는 하루종일 집에서 영국에서 만든 좀비영화랑 한국영화 마스터를 두편 다운받아 보면서 조용히 지냈다. 그동안 자만했다 혼난 경험들이 여러번이라 통증은 사라졌지만 계속 몸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게 된다.


통증이 없는대신 또 다른 느낌의 장의 불쾌함이 육체의 미묘한 변화를 얘기해 준다. 몸이 날아갈듯 깨끗하고 힘이 넘치는 상태가 아닌이상 건강하다고 말할수는 없다.


통증이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음식에 있다. 챙겨주는 대로 조금씩 소식을 하는것이 무리없이 하루를 넘기는 가장 큰 원인인데 그렇다고 종양이 사라지거나 한것은 아닌지라 느낌을 따라 스스로의 몸에 대한 진단에 나선다.



장폐색의 위험은 여전해서 트림이 나오는것은 여전하지만 종양이 부드러워져 잘 만져지지가 않는다. 살이 빠지고   갈비뼈와 골반뼈가 드러나면 비로서 장의 외부도 만져지게 되는데 평상시는 큼지막한 종양이 딱딱하게 굳은것이 손에 만져지고 음식물의 소화위치까지도 만져지곤 한다. 종양이 부드러워 지고 소식을 자주하게 되니 통증이 사라지는 것인데 화상으로 온통 얼룩지더라도 원적외선과 배에 찜질을 생활화 한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는것이다. 이럴때 호전됐다고 해서 함부로 정상인처럼 까불다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된다.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의사나 외부인들은 그 미묘한 상태의 변화를 전혀 알수 없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몸상태는 환자 스스로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을경우 , 가장 확실하게 진단 내릴수 있다.


식구들은 내가 내몸상태에 대해 스스로 진단 내리고 병원에는 안가겠다고 하면 몇달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거나 조롱하듯 말했다.' 니가 의사냐?' '자기가 무슨 의사라고' 죽음앞에서도 병원치료를 거부하고 의사말을 안따르는 나에대한 답답함에 대립이 의절상태 까지 악화돼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절대 내말을 무시하거나 하지 않는다. 결국, 내말이 다 맞았다는것이 시간이 지나 증명되었고 의사들의 말과는 정 반대로 나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겉보기는 정상인과 다름없이 집안에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 내 바램대로 집안식구 누구에게도 환자로서의 민폐는 아직 끼치지 않고있다..


의사들도 환자에게 상태를 물어서 자신이 가진 지식안에서 처방내리고 상담하는것이라 몸안에서 일어나는 내막에 대해선 사실 환자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음 알기가 어렵다. 병원은 사진을 찍어 눈으로 드러나는 객관적 변화에만 실질적 도움을 줄뿐, 그때그때 미묘하게 변화하는 섬세한 세포들의 활동은 직접 느끼는 환자 본인 스스로만 알수있다.


통증이 있을시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고 환자가 그통증을 확실히 이해해야 그것을 해결할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법이 나오게 된다. 이런 몸과의 대화 자체를 무시하고 병원 처방인 진통제로만 해결책을 찾을경우 환자는 자신의 몸에대해 계속 외부에 판단을 맡겨야만 하게된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대한 지식이없고 몸과 대화를 전혀 안하고 약물과 의사의 판단만을 신뢰하는 분들은 절대 자연치유를 선택해선 안된다. 스스로의 오판은 곧 죽음을 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치유를 하는 입장에서 병원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부분은 X-Ray, CT ,MRI 등 첨단장비로 찍어내는 사진과 숫자로 나타나는 수치들이다. 나 역시 종양과 내 몸안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내가 내몸에 무심했었는지를 뉘우쳤으니까 말이다. 나 스스로는 건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이미 다 썩어서 좀비같은 상태로 기적처럼 움직이고 있었음을  장폐색으로 안들어가는 내시경을 강제로 쑤셔 피범벅 해가며 찍은 사진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수 있었다. 태어나서 여태까지 그런 끔찍한 사진은 본적이 없다..다들 그런상태까지 마냥 방치한 나의 무책임함에 질타를 가했다.


눈으로 확인한후 지금은 몸과의 대화를 통해 매일같이 느낌으로 상태를 스스로 체크하고 진단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호전되었다고 판단돼면 그때 병원에 가서 다시 사진으로 찍어 눈으로 다시 확인해볼 생각이다. 나에게 있어 병원은 치료의 개념이 아닌 사진과 수치로 몸상태를 보여주는 그런 첨단기기를 이용할수 있는 검진기관일 뿐이다. 자연치유를 하는 분들도 병원에서 치료는 안하더라도 첨단기기의 검진을 통한 객관적 확인은 수시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6개월 동안 통증을 잠재우느라 병원가서 확인해볼 여유가 미처 없었다. 가봤자 그 상태 그대로거나 악화된 상태인것을 나 스스로 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통증이 있을시는 통증을 없애는데 모든 신경이 다 가게되므로 이것저것 다른것 생각할 여유가 없다. 영화를 볼맘도 운동을 할 여력도 없다.


내일도 통증이 잠잠하고 내가 환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때는 조금씩 운동을 해줘도 괜찮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 요즘같이 추울땐 밖에 나가는것 보다 집안에서 조금씩 앉았다 일어나기등의 간단한 운동을 해야한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지금 이럴때가 나에겐 가장 위험한 시기인데 통증도 없고 불편함도 없이 일반인이 된듯 느껴져 또 다시 줄담배에 그간 못먹은 한을 풀듯 이것저것 먹다가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쓰러지는 사태를 몇번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안 아프다고 오늘 내일 싸돌아 다니거나 까불지말고 조용히 집에서 영화나 보면서 지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죽음에서 도망치는것도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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