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 에서 자신의 몸이 회복되고 있는중인지, 악화되고 있는중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가장 큰 이정표가 될만한것은 바로 통증이다. 통증의 강도에 따라 환자의 기분이 정해지고 행동이 달라진다. 통증이 고도에 이르게 되면 움직이지도 못하게 돼서 누워있어야만 되는 말 그대로 중환자가 된다. 거기서 고통의 끝으로 더 나아가면 죽음과 대면하게 된다. 다행히 어제 오늘 통증의 강도가 일상생활을 무난히 할 정도로 가볍게 지나갔다.
2017. 2.8
어제 먹은것은 아침에 계란 후라이와 김치국, 점심은 중국집에서 통영굴짬뽕 이란것을 시켜 두젖가락 정도 먹고 면은 버리고 국물만 보관, 옆에서 먹는 발암음식인 자장면을 맛보기로 두세젖가락 뺏어먹고 (맛있다 맛있다 시바르 ㅠㅠ) 저녁은 낮에 먹다남긴 굴짬뽕 국물에 밥 몇숟가락 말아먹고..
식사를 워낙 조금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보충제로는 현재 8가지를 먹는다. 철분, 엽산, 오메가3, 게르마늄, 후코이단, 프로폴리스,비타민,노니 이다. 암환자들이 주로 먹는다는 면역력 강화제 앰브로토스는 가루로 된 제품을 구입하니 잘 안먹게 된다. 비타민C는 천연착즙 오렌지 쥬스를 마신다. 같은 비타민 C라도 알약으로 된 합성 비타민C는 안먹는게 좋다. 보충제는 자신의 증상을 잘 파악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잘 따져야 하는데 무작정 남따라 복용하다 부작용이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철과 엽산은 빈혈증세 때문인데 정상인 상태서 복용시는 철분과다로 간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빈혈이 호전될시는 끊을 생각이다. 후코이단과 게르마늄은 국내서 판매되는 수백만 ,수십만원 짜리 고가 제품이 아닌 몇만원 수준의 미국직구 제품이다.
나의 경우, 어제 그리고 오늘 살살 통증이 있는데 그 통증 강도가 쓰러져 병원에 가기 한달전쯤, 아랫배가 살살 아픈게 만성장염 일거라고 그냥 무시하던 수준이다. 즉, 작년 6월달 정도에 내가 느끼던 상태인데 몸이 그때로 거꾸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장염수준의 통증은 짜증나고 불쾌하지만 숨도 못쉴만큼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던 시절에 비하면 욕만 조금하며 버틸수 있는 수준이다.
몸의 통증을 무시하고 쌩까는건 내 전문이다. 술을 하도먹어 풍치로 잇몸이 다 녹아 내려 잇몸에 이가 붕떠있는 상태로 치통으로 죽을거 같았을때 치과를 한번 간적이 있다. 당장 임플란트를 하지않음 틀니를 해야 한다는 말에 내 나이에 무슨 벌써 틀니라며 화가나 그냥 무시하기로 하니 그 순간부터 통증이 사라져 지금까지 4년이상 그냥 살고있다. 잇몸은 복구가 안된다는 의사말을 내가 인정하기 싫어서 였다. 지금은 그때처럼 많이 흔들리지도 않고 신경쓰일만한 상태가 아니라서 그냥 방치중이다. 아프지 않고 불편하지 않음 크게 신경쓰게 되지 않는것이 대부분의 인간이다. 나의 경우 통증은 의식이 무시하기로 작정하면 마취효과에 의해 사라지는것 처럼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상태가 호전된것은 아니다. 상태는 악화되어 가지만 주인이 통증을 외면하면 결국은 지금의 나처럼 끝장을 보게된다. 내가 이제는 작은 통증도 외면하지 않고 유심히 지켜보는것은 그것이 육체가 보내는 SOS 신호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배가 아픈 상태에서도 설마 내가 암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 못했기에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돼고 매일같이 식사대신 술과 고기 , 튀김치킨 , 돈가스 안주로 끼니를 때우곤 했었다. 암이란 것을 몰랐으니 그야말로 매일같이 통증을 무시하고 불에다 기름을 끼얹고 살았다고 보면 된다.결국, 대량의 피를 쏟고 쓰러져 암진단 받고 장폐색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허덕대다가 지금 현재 그자리로 다시 힘겹게 유턴해 돌아온 셈이다.
쓰러지기 직전, 상태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8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죽음 문턱을 경험하고 경계선을 쏘다니다 유턴해온 셈인데 지금부터가 스타트 선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싯점이 가장 중요한데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삶이냐 죽음이냐를 좌우할 것이다.
암이란걸 몰랐을때는 여기서 점점 더 죽음으로 향하였고 지금은 확실히 알기 때문에 반대방향으로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 가야한다. 지금 내몸안에 있는 암세포는 최소 2012년 정도부터 자리잡은 녀석이다. 대충 어느시점에 어떤 계기로 생긴것인지 알것만 같다. 지금부터는 암이 발병되기 이전까지의 5년 이상의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하기 때문에 기나긴 장기전이 될수밖에 없다. 최대한 통증을 주의하면서 점점 환자의 행동보다는 정상생활을 향해가야만 한다.
날씨가 풀리면 차츰 운동도 다시 시작할 생각인데 예전엔 자전거 도로위를 앞뒤로 기억자로 팔을 흔들며 천천히 걷는 사람들을 무시한적이 있다. 저런거 해서 무슨 운동이 돼나 란 오만이었는데 지금은 나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 바로 그런 걷기 이다. 걷기가 원만하게 돼면 살살 자전거타기에 도전할 생각인데 MTB는 꿈도꾸지 못하겠고 미니벨로 정도만 탈수있어도 성공이다.
다시 등산이나 MTB를 탈수있을 정도만 돼면 1기나2기 처럼 암세포가 있더라도 인지하지 못할만큼 일상생활에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할수도 있다. 몇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목표를 잡고 이제부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방향을 삶으로 확실히 정하고 과거로 몸을 돌리는 긴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그냥 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