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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빈 시간 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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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18. 2021

4월 주말의 텅빈 극장


콩질라 보러 극장 왔음.. 주말 저녁임에도 극장안이 텅 비었다. 극장 로비에 관객 3명.. 코로나로 인해 극장가 참패 넷플릭스 완승. 다시 극장에 사람이 바글대는 시절이 돌아올지는.. 영화 시작전 광고도 동네 병원 (성형,비만) 광고만 몇개 나온다. 멀티 플랙스라 관객보다 상영 영화가 더 많아 보인다.


특쵤물, 고질라 괴수물 영화 매니아 이자 전문가 로서 이거 극장에서 안보면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봤다. 경험상, 어른이용 SF물은 혼자가서 보는것이 욕 안먹고 편하다.(젊었을 당시 고질라 가메라 시리즈는 애니메이션까지 한편도 빠지지 않고 다본 열혈 매니아다. 국내 자료가 없어 외국자료 모조리 뒤지느라 영어공부를 고질라 가메라로 했다고 봐도 된다.)



영화사에서 고질라 만큼 시대마다 장르를 넘나들며 파란만장 하게 변신하는 시리즈는 찾기 힘들다. 정통 괴수물로 다시 복귀했지만 70년대는 탈바가지 쓴 어린이용 코믹 명랑 시리즈로 (고질라가 개그도하며)가메라와 경쟁 하기도 했다. 극장용 작품수에서 근접할만한 시리즈는 그나마 '007' 이 유일하다


 60-70 년대는 국가간 저작권 개념도 없던 시절이어서 동서양을 대표하는 괴수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자유롭게 만들어졌다. 당시 홍콩과 일본에서 만든 짝퉁 킹콩도 여러편 되고 고질라와 킹콩이 싸우는 킹콩VS 고질라 (1964) 오리지널은 30여편 되는 고질라 시리즈중 No. 4 이고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당 시대의 SF 물은 나같은 특촬물 매니아들의 추억속 장르이고 고질라는 그것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특촬물이 CG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하자 미국으로 판권이 넘어가면서 다시 부활을 노리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하는것 같다.



괴수물은 스토리 따질게 없다. 그냥 이래저래 멋지게 싸우기만 하면 된다. 스토리는 상관없이 박진감만 생기고 관객이 좋아한다면 킹콩이 산속에서 문어와도 싸워야 하는것이 괴수물이다. 스토리는 내내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엉터리지만 메카 고질라 까지 나와서 퍼시픽림 까지 짬뽕으로 정신없이 잼나게 봤다. (DVD 발매전까진 또 가서 볼지도 모른다.)


과거 사람이 탈 쓰고 장난감 모형 미니어처 위에서 싸우던 영상을 CG 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몇십년전 특촬 영화인들이 보면 놀라서 심장이 멎을지도 모른다. 특촬 고질라와 가메라등 70년대 싸구려 일본 괴수물들은 필림 재활용을 해서 짜깁기로만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기도 했다. (도심 부수는 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재활용되서 나온다.)


탈바가지 1964 (위) CG 2021 (아래)

*고질라는 일본인들의 원폭피해와 방사능 원자로 사고에 대한 공포심을 대변하는 괴수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외부의 침입으로 부터는 일본의 구세주로 때로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양면성을 지녔다. 킹콩과 고질라간의 관계설정은 미일간의 국민감정과 시대상을 따라간다. 리메이크 에서는 킹콩이 우군이고 메카 고질라 라는 공동의 적을 맞아 고질라와 동맹을 맺는것으로 표현된다. (현 방사능 오염수를 둘러싼 시대상황과 똑같다.)


괴수물의 맏형격인 고지라가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을때 특촬 모형물은 일본이 가장 선두여서 미국에서는 자신들 영화처럼 편집해서 개봉하기도 했다. 배우 한명 섭외해서 외신기자가 일본에 와서 고지라의 난동을 처음부터 호텔방에서 지켜보며 회상한다는 식의 엉터리 짜깁기로 미국 영화로 속였는데 2차대전시 원폭투하한 당사자로서 미일의 당시 시대상황이 그러했다.


미국이 자신들 영화처럼 꾸미면서 서구권에선 고지라(Gojira)가 영문식 갓질라(Godzilla)로 통용되기 시작했고 같은 영화지만 미국 편집판과 일본 오리지널 판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일본의 고지라(Gojira)는 뒤로 갈수록 미국측 자본이 점차 침투해 미일 합작으로 만들어 지다가 현재는 미국의 갓질라(Godzilla) 로 완전히 넘어왔다. ( 고질라는 미국에 팔려가 CG로 재탄생 했지만 가메라는 CG를 배제하고 일본 특촬물로서의 자존심을 아직까진 지키고 있다.)



엉터리 스토리에 저작권 개념없이 오로지 매니아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것에 충실한, 영화사에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의 리메이크지만 시대에 밀려 초라한 행보다. 이제 극장갈일이 정말 없어지는 시대로 접어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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