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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Oct 23. 2021

에고 삶의 위안 '친구'

유유상종(類類相從)


중년 에고들의 삶에서 힘들고 지칠때 가장 위안을 줄수 있는것은 진솔하게 푸념을 털어 놓을수 있는 ' 친구' 이다. 교회보다 낫고 신경 정신과 치료보다 낫다.

 

이성간 만남에도 사귀는것과 술친구 와는 개념이 좀 다르다. 사귐에는 많은 연애 테크닉적 가식과 공략등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술친구가 되려면 무엇보다 서로간 눈에 뻔히 보이는 꾸밈, 소위 '뻥카' 가 없어야 한다. 


비지니스를 전제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에서는 아무리 술을 같이 많이 마셨다해도 절대 벗겨져서는 안될 '포커페이스'  라는것이 있다. 수십년 수많은 술자리를 같이 했어도 진정한 술친구는 되기 어렵다. 반면, 이성 만남에는 만난지 얼마 안돼도 음양의 원리에 입각해 쉽게 연인, 부부술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다. 같은 먹이를 두고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쩌다 사진만 보고 상당기간을 채팅만 나누며 혼자 연애 감정에 빠져 오만 상상을 하던 친구가 실제 인물을 대면하곤 두번다시 안 만나기로 했다는 말에 (사진과 실물은 다르다는) 나의 예언(?) 이 맞았음을 확인하곤 주말,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에 술한잔 하자며 지방에서 올라왔다. 자신이 직접만든 동파육을 압력 찜통에 담아와 새벽까지 조촐한 솔로 중년 사내둘의 파티를 벌인다. ( 친구는 소주2병에 맥주 나는 와인 한병을 마시고 5시에 잠들고 나는 9시에 깨어 모닝커피와 새소리 들으며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요리와 향신료에 관심을 가진 친구라 구하기 쉽지않은 각종 이국 향신료를 선물로 한 보따리 갖고와서 당분간은 맛의 다양성을 즐길수 있겠다.



"이성적으로 끌리진 않아도 술친구 라도 하는건 어때? 단, 술 친구가 되려면 뻥카가 없어야 해"


말을 들어보니 전혀 해당사항이 아니다. 나이먹어 짝을 찾으려 두리번 하는 중년입장에서 서로 자신의 실체와는 다른 '포장'이란 방어막을 치는건 당연하다. 그래서 나이 먹을수록 '연' 닿기가 힘든것이고 뭔가 목적을 가진 만남에서 진솔한 친구불가한 것이다. 


에고가 마음껏 자신의 나약함과 푸념, 투정, 약점을 끊없이 내보여도 흉이 되지 않는 관계, 서로 치명적 약점을 알아도 타인 에게는 감춰줄수 있다는 상호간 믿음, 눈앞에선 단점을 질타해도 남에겐 점만 칭찬 해줄수 있는 신뢰가 일방적이 아닌 상호 바탕이 되야 친구가 될수 있다. 어릴적 친구가 아니면 사회적 관계에서 만난 인연에서는 결코 친구로 사귀는것이 쉽지가 않다. 


어린시절 깐부 맺기를 상기시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


범죄자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우는 서로 이익과 약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부패한 범죄자들이 판치는 정당에서 깨끗한 정치인이 버티긴 쉽지않다. 힘을 갖기 전까진 주변에서 (위협을 가하는 적으로 몰려) 온갖 음해 공작을 당해 왕따로 밀려나는 경우가 정석이다.


그런판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같이 범죄에 물들어 서로 약점은 감춰주는 공범이 되거, 불평 일삼는 방관자로 분위기 따라 갈대처럼 되거나, 독하게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키며 불의와 싸워나가는 전투형 '악바리' 거나 다. 시대적 결집만이 그런 악바리 '의인''열사' 를 탄생 시킨다.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가


후자의 경우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이다. 집권 초기부터 언론과 기득권의 온갖 음해 작으로 동네북처럼 국민에게 질타를 당하며 탄핵정국 까지 당했다. 당시 국민 유행어가 뭔일이 터져도 '노무현 때문이다.' 라며 국민 대다수가 언론 농간에 휩쓸려 몰아부친 결과가 지금의 역사다. 본인보다 주변에 대한 권력의 모진박해가 집요하게 몰아부쳐 벌어진 비극으로 노통의 진솔함과 '의로움' 을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다.


내 생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유일했던 친구는 현 문통 이라고 생각한다. 노통 스스로도 대통령 친구 문이 아니라 문의 친구 노무현 이라고 문의 친구인것이 자랑 스럽다고 생전 항상 추켜 세웠다. 가식이 아닌 상대의 진솔한 모습을 알기 때문이고 자신 역시 심적으로 유일한 의지처 였을것이다.


에고의 삶에서 친구가 있다는것은 가장 큰 보물일수 있다. 특히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 그러하다. 노쇠한 부모님 걱정과 집안 푸념을 맘껏 나눌수 있고 저급한 말초적 농담을 장난으로 즐길수 있고 주변 온갖것들을 다 꼬집어 흉봐도 뒤끝이나 탈이 나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나눈 말로 뭔가 사건을 꾸미고 남에게 말 옮겨서 싸움 붙이는 사람과는 절대 친구를 하지 않는다. '유유상종' 이다.


좋은 친구는 억만금을 들여도 억지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사랑도 우정도 금전과 익 따지며 억지로 만들어낸 마음은 기본이 흔들리면 한순간 무너지게 되어있다. 닥에 쓰러지면 아무리 친구가 많아 보여도 순식간에 싹 정리된다. 대부분 끝까지 남아주는 경우는 옆의 최측근 가족밖에 없다. 애정도 우정도 각자 인품 과 신의가 기본이다. '인의예지' 가 왜 중요한지 거친 세상 삶의 맨 밑닥까지 뒹굴면서 살아보면 안다. 중년나이 먹어도 기본을 깨닫지 못한다면 헛 살고 있는거다. 뺑뺑이를 더 돈다.


Starai con me:

https://youtu.be/1ZSJPzQoo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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