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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Nov 11. 2021

와인 블랜딩, '맛'의 연금술..


와인은 인간의 기술과 노력만으로 좋은 와인이 만들어 지지 않으므로 '신의 물방울' 이라 칭한다. 인간의 노력 + 선택받은 땅과 기후가 필수로 따라 주어야 하기에 좋은 와인이 만들어지는 땅은 인간이 살기에도 최적의 기후를 가진 선택받은 지역 이라는 말도된다.


커피도 그렇지만 와인에서 블랜딩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대량 소비되는 커피는 주로 가격을 맞추기 위한 필요에 의해 블랜딩을 하고 와인은 특정 품종만이 지닌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등급이 좀 부족한 와인을 부드럽게 마시기 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와인 포도의 가장 대표적인 품종인 '까베르네 소니뇽 (Cabernet Sauvignon)' 과 '멜롯 (Merlot)' 은 취향에 따라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의 경우는 멜롯을 좀더 선호 하는데 소비뇽은 일정 등급 이하는 당도가 거칠어서 독단으로 마시기가 좀 거북스럽다. 육류 요리에나 써먹을 맛이다. 멜롯 역시 낮은 등급은 뭐랄까.. 풍미가 고급스럽지가 않아서 아쉬움을 계속 남긴다. 칠레 와인에선 '까르메네르(Carmenere)'도 무난하다. - (고량주와 와인은 등급별 가격편차가 -몇천원대 에서 억대까지- 큰만큼 맛도 가격대 따라 극과극이다. )


*차세대 인류는 어쩌면 포도의 장점만 뽑아낸 새로운 품종인  '샤인머스캣' 으로 만든 와인도 즐길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 와인은 현재 샤인 머스켓을 재배하는 한국이 주종 국가가 될수도 있다. (현재는 샤인머스캣 가격이 워낙 고가라 와인을 만드는건 꿈도 못꿀 일이다.)



모든 세상 만물은 제각각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대립에서 한쪽으로 휘말리기 보다는 중간에서 장점과 단점 핵심을 추려내 장점은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고 단점은 집착없이 내버릴수 있는 스킬이 곧 생활속 지혜이자 게임판의 'Joker'  역활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성숙과 진화의 방식이다.


주어진 환경에 맞춰 장점만 취해 스스로 블랜딩 할수 있는 스킬은 여유로운 상황 보다는 생존본능과 필요 차원에서 발견해 낼수있는 '방편의 지혜' 이다. 반야에서 방편이 나온다. 단점도 장점으로 바꿀수 있어야 한다.


슬기돌이 비키, 맥가이버, 닥터 스톤


요즘 별다른 낙이없어 흡연과 음주량이 점차 늘어간다. 한잔 두잔 하더니 요즘은 이틀 한병에서 3일에 두병도 비운다. 경제 사정이 좋지않은 관계로 배는 직접 최고급 버지니아 (미얀마, 미국, 이태리산) 잎을 구매해 수제로 만들어 피고  와인은 대형마트의 저렴한 와인들중 '뽑기' 로 운을 시험하고 있는데 소비뇽과 멜롯 두 가지 품종을 잘 블랜딩 하면 두 품종의 장점과 단점이 상쇄 되면서 순식간에 가격대비 업등급 와인으로 둔갑한다.


블랜딩 해서 디켄팅을 하루정도 시킨후 마시면 거칠고 저렴한 맛이 훨씬 부드러워 진다. 저렴한 비용으로 조금이나마 와인의 향취를 억지로 즐기려 노력하는 눈물겨운(?) 노하우다. 와인 애호가들이 보기엔 애잔한 궁상 (?) 모습일것이다.


와인에 버섯을 여러종류 구워서 향신료와 참기름 찍어 먹는것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버섯은 무미건조한 맛 같지만 살짝 익히고 향신료 (바질 + 배트남 레몬소금등..) 가 살짝 뿌려지면 향취와 식감이 육류 못지않다. (즙도 나온다.)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과 어울리는 훌륭한 안주 요리겸 식사를 즐길수 있다. 


커피 역시 온갖 종류별로 오리진을 구매해 맛을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 좋은향이지만 섞이면 둘다 맛을 잃는 경우가 많다. 블랜딩을 해서 더 향과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커피향을 찾으려면 꾸준히 오랜 시간을 들이며 이제품 저제품 마셔보고 맛을 비교 학습해보는 방법외엔 없다. 아무리 미각이 둔감해도 하루에 머그컵 열잔 정도 골고루 마시다 보면 알게된다.


침실이 건조해서 방안에서 미니 화초들을 키우시 시작했다. 잘 살지 지켜본다.


냉장고 비우기로 있는 재료들을 이리저리 자르고 볶고 찌고 해서 만들어내는 요리 장인들처럼 쳐내고 하는 능력, 블랜딩은  '연금술'의 기본이다. 아무거나 섞는다고 비빔밥이나 스튜가 맛있는 요리가 되는것은 아니다. 넣을것과 아닌것을 구분할줄 아는 사람이 요리를 만들어 낸다. 요리를 못하는 (나같은) 사람이 아깝다고 남는거 막 다가는 개도 화내는 개밥이 되서 멀쩡한 재료들도 다 버려야 한다. (먹어도 죽지는 않는다.)


한 민족은 타민족에 비해 감정폭이 극대치로 발달되어 있다. 각자 목소리가 크고 선동과 분위기 따라 극과 극으로 치닫는것을 좋아한다. 각자 나눠보면 장단점이 뚜렷해 제자리만 찾아가면 대부분 훌륭한 재료들 이지만 융화가 거칠다. 가진 재료들이 없고 불필요한 것들만 있다고 환경탓과 투정만 하는것은 일반 조연들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듯 어떤 악 조건에서도 방편을 찾아내 새로운것을 만들어내는 자들이 '연금술사' 다. 언제나 그들이 인류 역사와 문화를 창조해 간다.


이 나라엔 제대로 된 '연금술사' 가 필요하다. 조율 능력이 안되면 난장판 속에 온 국민이 휘말리다 다 망쳐먹기 딱이다. 아무거나 섞고 끓이다 냉장고 속의 재료들을 다 갖다 버리느냐 점만 추려내 훌륭한 요리가 되느냐.. 나라가 양단길을 아슬아슬 지나간다. 주변이 온통 난장만이 즐비하니 매일 즐기와인 양이 조금씩 점점 늘어나는 이유 핑계가 된다.


ROSE - FERENC SNÉTBERGER & MARKUS STOCKHAUSEN:

https://youtu.be/ewhja4tiN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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