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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Oct 28. 2015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거짓말'

진실을 감추는것이 미덕이 된 인간 사회


헐리우드 영화중 '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 이라는 코메디 영화가 있다. '거짓말' 이란것을 모르는 가상의 인간 사회가 있다고 상상하고 그로인해 벌어질수 있는 일들을 그린 황당한 영화다.


주인공은 인류 최초로 거짓말 이란것을 '발명' 하게 되는데 거짓말이란것을 접해본적 없는 인류를 상대로 거짓말로서 상을 마음껏 주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길가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당장 자신과 섹스하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한다 라고 거짓말을 한다. 여자는 인류를 구하기위해 하던 모든걸 내팽개치고 미친듯 남자를 끌고 모텔로 데려간다. 인류를 멸망시킬순 없다고 믿는 간절함 때문이다. 돈이 필요하면 은행에 가서 거짓말로 '예금이 있다' 라고 하면 은행은 기록이 없어도 전산착오라 생각하고 도리어 사과하고 말하는 대로 돈을 내어준다.


거짓말 이란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가식적인 칭찬 예의 같은것도 없다. 여주인공은 첫만남에서 문을 늦게 연것에 대해 "죄송해요 자위 하느라 늦었어요"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한다. 당연히 예의치례 인삿말 등은 없고 서로가 상대에게 생각한대로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너 오늘 정말 X 같아.."


이 영화가 코믹스러운 것은 인간들 사회가 거짓말이 없어 졌을때 발생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인간 사회에 적응하려면 거짓말로 무장한채 서로를 대해야만 한다는것을 말하고 있다. 인간들은 그것을 '에티켓'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은 모든 생물체 중에서 오직 인간들에게만 찾아볼수 있는 가장 기이한 특징중 하나이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한 배려로, 또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 사회는 거짓과 가식에 둘러쌓여 있어야만 정상 유지가 가능하다.



거짓말인줄 서로가 다 알면서도 묵인하는 이유는 인간들이 서로의 속마음을 느낌으로 알수있는 텔레파시적 기능이 퇴화했기 때문인데 인간들 스스로가 원해서 퇴화된 기능이다. 거짓말로 무장을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각자 자기보호에 따른 비밀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이 드러날경우 사회 전체가 붕괴되게 된다. 지도자의 거짓말을 비롯해 부부간에도 숨겨야 하는 외도사실등 인간들의 사회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기둥중 하나가 바로 인간들의 거짓말 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경우 인간세상은 서로가 물고뜯는 아귀들의 지옥도가 바로 펼쳐지게 되리란걸 어렵지 않게 예상할수 있다.


말로 내뱉는 소리와 가슴에서 느껴지는 소리가 정반대일 경우도 태반인데 연애할때도 남자들은 특히 여성의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큰 낭패를 보게 되어있다. 연애할때 말하는 거짓말은 '밀당'이란 용어로도 표현되는데 하나의 애교 기술로 인정된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별다른 교육이 없어도 이런 기술을 터득하는것 으로 봐서 사회적 교육에 따라가는 본성이라고 말할수도 있다.


유창한 말발로 대중을 현혹하는 지도자나 고상한척 자신을 포장하는 종교인같은 행위도 인간이 생각의 파장을 조금만 읽을수 있으면 전혀 먹혀들수가 없는데 다행히도 인간은 입에서 나오는 언어로 든것을 이해하는 수준이라 그렇게 무난하게 관계들이 이어지며 많은 사기도 가능하게 된다.



통신회사에서 걸려오는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란 말을 듣고 진짜 모르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인간은 없음에도 그들은 "사랑합니다 고객님" 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이런 모두가 합의한 인간종들이 벌이는 사회적 가식 에티켓같은 거짓말들에 익숙하지 않으면 인간사회 적응은 힘들어 진다. 왜 인간들은 의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또한 갖지 않는것이 좋다. 


험난한 경쟁 사회 시스템에선 진실은 무기가 될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될수도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약점을 보여선 유리할게 없다.그렇게 자신들의 실체를 감추고 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서로가 거짓인줄 알면서도 묵인한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 종만이 가진 특이한 관습인것 같다. 귀로듣는 언어의 거짓말 보다는 차라리 눈빛이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보는것이 더 효과적 일수 있겠다. 불쾌함이나 상냥함에 대한 느낌은 훈련받은 전문 배우가 아닌이상 꾸미기도 감추기도 힘든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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