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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07. 2022

<생.로.병.사> 모든 인간이 만나게 될..


인간이 생을 지고 태어나 로<老>, 병<病>, 사<死>는 누구 에게나 찾아온다. 자체가 축복만은 아닌 '<苦>' 인 이유이다. 


이중에 에고가 살아가면서 미리 예측이 가능하고 대비할수 있는것은 '로<老>' 늙는것 하나다. 정확하게 얼만큼 늙고 있는지 제조일부터 날짜 시간까지 계산이 가능하다. 잘 살고 있다는것은 잘 늙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뭐 하고 있어?"

"응. 늙고있어"


인류 모두가 공용으로 언제나 통할수있는 대답이다. .


똑같은 컵라면을 쭈구리고 먹는데 아이들과 젊음은 간식 먹는 CF 처럼 먹음직 스럽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노인이 그러고 있으면 그냥 처량하고 서글퍼 보인다. 늙으면 서럽다는 말은 그래서이다. 라면이 좋아서 맛있게 먹어도 남들 눈엔 불쌍해 보이고 거동이 굼해지면 뭘해도 초라해지기 쉽상이다. 다이아줄로 온몸을 동여매고 다녀도 빛나지가 않는다.



.사는 대부분 미리 예측이 가능하지 않으며 살다보면 어느날 예고없이 훅 치고 들어온다. 인간 누구도 병.사가 갑자기 치고 들어오면 극복해 내기가 쉽지않다. 그에따른 고통은 육체를 가지고 쓰면서 지불해야 하는 세금 같은 것이다. 어떤 부귀영화를 지니고 있어도 병사 앞에서 인간은 한낱 힘없는 생물체에 불과하다.



병마로 인한 젊은 시한부 삶을 그린 한국 드라마 두편이  비슷한 시기에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두편 주인공의 상황을 전부 겪어본 나로선 <한사람만>은 1편보고 현실적 괴리감 때문에 나머진 안봤지만 <서른 아홉>은 보고 있는 중인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한창 나이에 갑자기 죽음이 예약하고 고통이 찾아오면 그동안 소중해 하던 모든것들이 의미가 없어진다. 돈도 필요 없고 명예도 필요없고 오직 삶에서 평안함과 생존만이 유일한 바램이 된다.


드라마에선 췌장암 4기 생존률이 0.8% 라고 나오는데 천명중에 여덟명이 5년이상 생존 했다는 데이터를 말한다. 나 역시 대장암 4기 판정 받고 장파열로 내장 다 잘라낼때 위장,비장, 싹 제거하고 소장,대장까지 잘라내서 어느암에 초점을 맞춰야 될지 모르지만 췌장도 암덩어리에 잠식돼 뿌리 부분에서 잘라냈으니 췌장암 0.8% 는 나한테도 해당되는 얘기다. (수술하고난 직후에 담당의사만 파트별로 네명 이었다.) 어차피 기능도 못하고 암세포 고통받고 속썩이느니 아예 없는것이 속 편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사는거다. 뱃속이 텅 비었으니 지구상 가장 심플한 내장 구조를 가진 인간으로 잘 살면 된다.


살아 남았다는 0.8% 확률 역시 5년을 넘겼다는 말일뿐 완치가 아닌 언제 죽었을지는 모른다. 천명중 9백 9십2명이 5년을 못 버티고 죽었다고 생각하면 쉽게 어리버리 생각할 문제는 아닌것 같다.. 자연을 연구해서 공식으로 추려낸 '주역'처럼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고 연구해서 생존 공식을 알아내고 레시피화 할수 있다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살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누가?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가..



나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살았는데.. 당시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가 발생해서 죽지 못했다. 방도 (만화책 사보느라) 난장판으로 어질러졌고 부모님들 두분이 노환으로 돌아 가신다고 동시에 쓰러지신 바람에 뒷 바라지 하느라.. 정작 내 죽음을 돌아볼 여유가 거의 없었다.


보호자가 없어서 임시로 (6개월간) 창자 끄집어낸 상태로 항암 주사바늘 꽃고 일처리 하러 운전하며 사람들 만나고 돌아 다녀야만 했었다. 마약 진통제로 버티며 죽어가는데 보호자는 없고 의사말만 듣고 치료비 할돈으로 대신 납골당 사주신 어머니.. 죽어가는 자식앞에서 같이 죽자고 (자기 보살펴 달라고) 동시에 쓰러진 부모님 두분 때문에 편히 죽지도 못하고 많이 서러웠다. 불행한 사람 선발대회나 불행선수권 올림픽 같은거 있으면 메달에 도전해 볼수도 있다.


그렇게 내장 다 잘라내고도 환자처럼 있어 보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집안일 수습하려고 다니보니 그냥 5년 지나서 이제 그냥 산다. 부모님 두분도 위기 넘기고 겨우 안정됐다. 매순간 충실히 남겼던 7년간의 기록만이 내가 사람들에게 도움줄수 있는 내가 할수있는 한도내 일이다.


태양빛이 누구에게나 일정하듯 병이 낫는 기적은 주는 사람의 능력이 아닌 받는 사람의 능력이다. 지푸라기 라도 잡으려는 환자들 심리를 이용해 사하려는 수많은 비법과 기적(?)의 치유법이 나돌고 있지만 나는 어떠한 참견도 장담도 하지 않을것이다.  스스로 내가 했던 (다시 일어설것 이라는) 말들을 지킬뿐이다.



여전히 과거 특정 포스팅에만 몰려서 뭐 먹고 살았는지만 훝고가는 암환자분들이 대다수다. 허나, 생사의 지식은 속전속결이 통하지 않는다. 특별히 살려고 노력하거나 신경쓰고 한것이 없어서 환자분들이 뭐먹고 살았나 아무리 캐물어도 그분들에게 딱히 해줄말은 없다. (담배도 하루 두갑 꼴초고 커피 하루 5잔 이상 마시고 요즘은 와인도 매일 마신다. 특별히 신경 쓰는것 아무것도 없다. 요즘은 살찌기 위해 라면 매일 먹는다.)


무엇을 얻어가는지.. 7년간의 내 기록들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역효과만 내는지 갈등도 했지만 역시 내 소관이 아니라 판단되어 이젠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하늘이 요구하는 할일을 하면서 하늘 아래서 떳떳하게 살아나갈 뿐이다. 맥없이 운명에 쳐맞고 죽는것보단 낫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뭐가 있는지 제대로 된 끝은 봐야 되겠다.


Oh my Love:

https://youtu.be/EC8EuSvuN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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