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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0. 2022

순수 <새싹>을 먹다..


50 이 넘어가면 점점 더 순수함이 그리워 지는 나이다.. 대로 점점 더 욕심을 강화 시킬수도 있는 나이다. 중년이 넘어가면 욕심이냐 순수냐 인생을 어느쪽으로 방향을 정할지 결정 지을수 있다. 욕심을 추구하는 충분한 기간을 수십년 살아봤기 때문이다. 정치판에선 가장 두려운 적이 욕심이 없는 적이라고 한다. 매수가 안 통하기 때문이다.


콩나물과 보리쌀..


새싹을 처음으로 한번 키워봤다. (방안에 잔뜩 들여논 화초는 거의 집단 자살했는데 얘들은 물만 한번 뿌려놓고 방치해도 자기들이 알아서 자란다.) 실내에서 뚜껑 덮어 키운 것이라 씻을 필요도 없다. 그냥 날것을 뽑아 먹어본다. 파릿하고 씁쓰름한 풀맛이다. (대부분 야채는 몸에 좋다고 녹즙으로 갈면 역겨워 못먹는다.) 와신상담 시발[始發]용으로 딱 어울리는 맛이다.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317012&supid=kku000197716


나님표 보리싹


날 배추, 날무. 오이. 홍당무..


얘들은 쓴맛이 없어서 아무런 드레싱 없이 치장과 꾸밈이 없는 원초적  <본질> 의 맛을 즐긴다. 온갖 양념의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만을 쫒다 지치면 그렇게 된다. 원초적인 맛에서 다시 시작해 간장 한 방울을 더하면 또 얼마나 새로운점점 양념의 맛을 알게된다. 반찬도 여러가지 먹는것이 더 싫다. 위장이 없으니 조금 먹는것이 편해서 그렇다.  한두가지 반찬으로 맛의 본질을 즐기는것이 먹지도 못할 진수성찬 보다 나로선 더 좋다. 5세 아이 먹는양의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이 나에겐 딱 이다.


나님표 무공해 콩나물.. 기르는건 쉬운데 먹으려면 까고 따고  손이 많이 간다는것을 알게되다.. 인건비 따지면 가장 비싼 채소다. 손질된거 마트서 사먹는것이 경제적이다.


와인도 안주없이 와인만 즐기는것이 훨씬 깔끔하다. 내 입맛에 가장 좋은 와인 안주는 '포도'다. 비싸서 그렇지 샤인머스캣 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포도를 곁들일때 포도주의 순수한 맛을 더 강화시켜 준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원리라고나 할까..


삶이 그렇듯 달콤한 맛보다 씁쓰름한 맛을 더 찾게 되는것이 어른인가 싶다. 오늘은 커피와 와인의 쓴맛이 유독 맛있다.. 


대선 결과 보다가 내장도 없는 놈이 새벽까지 줄담배에  와인 한병을 다 마시며 뜬눈으로 아침을 맞는구나.. 1% (0.73%) 부족이 나라 운명을 극적으로 가르다... . 중에도 2번 찍는다는 사람이 많아 일찌기 예감했어도 직접 체험해 보고 씹어 보아야 새싹의 원초적인 파릿하고 쓴 처음의 맛을 안다. 기뻐 날뛰는 무리들을 보면서 패한쪽 (47.83%)에 표를 던진 나로선 진정 허망해서 애잔한 새벽 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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