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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3. 2017

요양원 VS 자유로운 생활..어떤것이 나을까.

다시 시골 생활에 적응하며..


환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주고 몸을 관리해주며 치료까지 해주는 요양원이 병을 낫게 하기엔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반면, 자율의지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 방임형 자연치유가 주는 잇점도 분명히 있다. '구속받지 않는 자유' 가 바로 그것인데 나에겐 위험하긴 해도 목숨을 걸만큼 포기할수 없는 중요한 요소 이기도 하다.


요양원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들에 대한 식사제공이다. 이것은 가정에서도 하기 힘든것으로 병간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홀로 자연치유를 택한 분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며 나역시 문제는 항상 먹는것에 있다.


아마 아래 사진을 보면 왜 내가 궂이 20킬로 가까이를 운전하고 나가 밥을 사먹는지 이해가 갈것이다.



하루 한끼 내가 밥먹으러 가는 기사식당의 백반, 7천원인데 반찬 가짓수가 장난이 아니다. 야채와 채소가 워낙 도처에 널려있는 시골이기에 가능한 식단이다. 혼자가나 다섯명이 가나 기본 반찬 나오는것은 똑같다.메인인 제육복음과 김치제육복음 그리고 장터국수, 야채는 셀프로 먹고싶은만큼 갖다 먹으면 된다. 후식으로 자판기에서 블랙커피 까지 제공한다.


다른 옆의 기사식당들 반찬은 거의 전부가 MSG 맛이 강해 두번다시 가게되지 않지만 이 식당만큼은 반찬맛들이 담백해 암환자인 나에게 최고의 식단이라 할수 있다.주변 도시를 샅샅이 뒤져 몇달만에 찾아낸 식당으로 이 식당이 없었음 나는 영양실조로 아마 큰 곤경에 빠졌을것이고 시골에서 철수했을지도 모른다. '행복한 밥상' 간판 그대로 나를 살려준 정말 고마운 식당이다.


혼자 집에서 밥을 해결하려고 인터넷으로 반찬등을 주문해 봤는데 한가지만 주문해도 아주 소량도 3천원이 기본인데 몇번 시도하다 맛이 너무 없어 다 버린후론 반찬종류는 절대 인터넷에서 시키지 않는다. 차라리 한끼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나가서 사먹는게 낫다. 단점은 정상인 분량을 먹게돼 환자에겐 소화에 부담이 좀 된다는점



길양이들이 드디어 내가 앞에 나와있어도 먹이를 먹으러 온다. 그런데 하루종일 먹이만 주고 있어도 티도 안나면서 계속 스무마리 가까이 되는 길냥이들이 하루종일 문앞에 죽치고 있는것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워낙 많이들 먹어대 사료값도 계속 부담이 가서 겨울 지나면 알아서들 살아가라고 해야할것 같다. 미안하다.. 냥이들아 내가 건강한 사람이 아니란다..


문앞에 몰려든 길냥이들 왼만큼 먹이려면 사료값만 한달에 이십만원 가까이 들어간다.며칠간은 문앞에 진치고 앉아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냥이들을 실망시키는게 가슴 아프긴 하지만 끝까지 책임못질 바에는 각자 길냥이 본성대로 살아가게 해야할듯 싶다. 자금을 한푼이라도 아껴야 내가 살기 때문에..남은 사료까지만 먹이고 사료 추가 구입은 안하기로 했다.



도시에선 5km 반경에서 모든 생활이 해결 가능하지만 시골은 범위가 좀 많이 넓어진다. 그러나, 시골에선 수십킬로씩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다. 교통체증이란 것이 없어서인데 도로를 전세내 다니는 기분이다. 지구가 멸망해 혼자 살아가는 '나는 전설이다' 기분을 느낄수 있다. 온천, 도시, 어디 한군데 다녀오기만 해도 하루 백킬로 가까이는 운전을 하게된다. 가장 가까운 식당에 밥먹으러만 나가도 왕복 40km 이고 별식을 먹기위해 도시로 나갈 경우는 100km 정도를 운전해야 한다.차가 없으면 그야말로 발이 없는셈으로 장보기는 커녕 담배하나 살수가 없다.


요양원에서는 자유로운 외출은 물론, 개인 치료도구나 담배등은 단체생활상 금할수밖에 없다.



내가 있는곳의 주변 20~40킬로 범위내에 산과 숲, 저수지, 바다까지..없는것은 없다. 도시문명을 즐기고 싶을때도 그정도 거리만 감수하면 된다. 주변을 맘대로 돌아다닐수 있는 여행의 자유, 이거 하나만은 분명히 요양원 생활보다 확실히 낫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혼자 놀기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시골에서의 홀로 요양은 외로움 때문에 더 힘들수도 있다.



펜션에 원래있던 TV 가 작아서 내가 쓰던 대형TV 를 가져와 컴퓨터에 연결해 나가기 싫을땐 영화들을 본다. 잠이 안올때는 밤새 봐도 되고 특히나 나같은 경우는 밤에 잠을 못자고 새벽에 일어나 활동 하기도 하는데 요양원에 나같은 환자 한명있으면 다른 환자들 한테까지 피해를 준다.


자고 싶을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고, 먹고싶을때 먹고, 영화보고 싶을때 하루종일 영화보고, 목욕하고 싶을때 아무때나 목욕할수 있는 자유는 요양원에선 절대 가능하지가 않다.


결론은, 나의 경우는 먹는것 하나만 아쉽고 다른부분은 절대 포기하기 힘든것들이다. 단체생활 보다는 혼자 생활하는게 더 편한 체질인지라 먹는것 하나때문에 요양원을 택하기엔 맘이 내키질 않는다. 다른 모든것을 포기하느니 나같은 경우는 먹는것을 해결하는게 훨씬 낫다는 결론을 다시한번 내리게 된다. 그러나, 아무런 외부적 치료없이 방임되는 위험성 또한 크기에 다른 환자분들 에게는 나와같은 홀로 시골생활을 절대 권하지 않는다. 홀로 도닦는거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혼자라는 외로움에 심적으로도 더 힘들것 이므로 치유에 성공 보다는 우울증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욱 증가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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