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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4. 2017

단조로운 일상속에 우주를 꿈꾸다..

고립은 다른 차원을 꿈꿀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다.


단조로운 시골생활은 마치 시간이 멈춘것만 같다. 도시속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는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참을수없는 정신적 고문을 가하는것이 단조로우면서 멈춰버린 시간속 생활이다. 예전에 정치적으로 역적에게 부여하는 가장 큰 형벌중에 '귀양' 이나' 유배' 같은 형벌이 있는것만 봐도 시골에서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것이 사회적 인간에겐 큰 고통이자 형벌임을 알수있다. 감옥 안에서도 말썽부리는 죄수에게 주는 가장 큰 체벌이 '독방' 처분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고립은 사회에서 낙오돼 홀로 뒤쳐지는것 같은 불안감, 자신 존재의 무의미함등이 스스로를 괴롭히기가 쉽다. 물론, 나의 경우는 환자인데다 여유로운 시간과 사람들 복닥대는 것에서 벗어난 자연인으로서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편인지라 그런 속세의 정상인들과는 다르다. 고립이 주는 의식의 깊이를 만끽하기 딱 좋은 환경에 아주 만족한다. 다른 외부적 간섭없이 나에게 온전히 몰입할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가던 기사식당이 아닌 옆집을 가보았다. 기사식당 세군데가 나란히 모여있기 때문에 백반이라도 각기다른 메뉴와 손맛으로 경쟁한다. 오늘 간 집은 간장 게장과 고등어 조림, 오징어채등 나름 단백질에 조금 더 신경쓴듯 한데 가던집만큼은 입맛에 맞지가 않아 두번 안갈란다. 배를 채운후는 원하는 도서가 있는지 도서관을 들렀다.



시골 도서관은 그야말로 동네서점 보다 못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도서관 이라기 보다는 예전에 유행했던 동네 도서 대여점 규모라 보면 된다. '그리고 모든것이 변했다.. '를 찾아보려고 왔건만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단한권도 비치돼있지않다는것만 재확인 했을뿐이다. 심리치료에 대한 서적은 단한권도 발견할수 없었다. 절반이상이 한국소설들이다.  그냥 오기 뭐해서 예전에 봤던 우주 물리학 서적들을 다시 빌려왔다. 시골생활은 사람들과 고립돼 우주와 씨름하는 물리학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기 딱 좋다.


빠리바케트 빵집에 들러 저녁과 내일 아침 먹을 빵을 사고 오늘 먹이사냥은 이걸로 끝이다. 날씨가 좋아 소풍을 갈까 하다가 바람이 부는것 같아 다시 숙소로 돌아와 버린다. 아직 소풍다니기엔 조금은 이른 날씨이다.



어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를 뒤늦게 봤다. 치유를 위해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차원과 마법의 세계속으로 뛰어든 외과의사가 닥터 스트레인지로 자기를 치유하려는 목적으로 마법사가 됐는데 엉겹결에 인류를 구해버리고 마는 수퍼히어로가 된다. 다차원 공간의 마법을 배운 순간부터 닥터 스트레인지의 현실은 일반인들과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마찬가지로 우주 물리학자 들이 일반 사람들과 의식교류를 안하는 이유는 우주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에겐 거부할수 없는 현실의 세계이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다른 차원과 마법같은 이야기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대부분 괴팍한 외곬수로 세상과 동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땐 평행우주 라던지 양자물리학, 초끈이론등에 근거한 사물의 진실에 대해선 입밖에 꺼내지를 못한다. 일반인들에게 그런 이야기들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헛소리로 들릴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 인간의 의식세계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를 납득하고 이해하기엔 너무나 원시적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알아도 모른척 하는게 훨씬 관계적으로 편하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한 독립적 시간으로 나는 어차피 고립됐고 평행우주와 시공간의 세계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의 고립된 세계로 마음껏 빨려들어가도 될 절호의 기회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자신의 손을 치료하기 위해 다차원의 마법에 눈을 뜬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세계로 눈을 돌리면 몸안의 암같은 질병은 그다지 큰 이슈거리가 되지 못한다. 비록 몸안에 암세포가 가득한 말기암 환자인게 내 현실이지만 스스로는 그냥 종기난 정도로 여기게 된다. 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생명의 한종 자체가 멸종되는것도 별게 아니게 된다.


날씨가 좀만 더 따뜻해짐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일광욕 준비를 하려고 한다.작년 겨울에 바람이 너무쎄서 파라솔 기둥이 부서진 바람에 올해 새로 또 장만해야 한다. 해먹을 가져올지 그냥 릴렉스 체어로 할지, 햇살속 일광욕과 함께 다중 우주의 의식속에 잠기는 상상을 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우주와 함께 하는 봄날을 맞이 하는것..내가 다른사람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존재할수 있다는것, 일반 사회적 인간들은 나와같은 상황에서 고립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낄것이나 나는 행복해질것 같다. 우주와 하나되는 의식속에서는 치유는 그냥 될거같아서 그다지 신경이 안쓰일듯 하다.어제, 오늘도 그랬듯..모든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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