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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5. 2017

인체라는 섬세하고 정교한 생명체

작은 부속 하나가 일으키는 어지러움 '이석증'


우리의 몸 '인체' 는 수조개의 세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각자 제 역활을 함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유지가 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부속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거대한 함체가 중심을 못잡고 기우뚱 거리기도 한다.


그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부속중 하나가 귓속에 있는 '이석' 이란 것인데 이것이 떨어져 나가 달팽이 관을 돌아다니면 인체는 평형감각을 잃고 뱅글뱅글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며칠전부터 오른쪽 귀에서 뭔가가 달그락 거려 귀지가 귓속 깊숙히 들어간줄 알았다. 면봉으로 귀청소를 하다보니 안으로 밀려들어갔구나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누워있는데 심한 어지러움을 느낀다. 빈혈로 어지러운 증세는 앉았다 일어설때 눈앞이 갑자기 노래지거나 하는데 지금처럼 누워있는 상태에서 놀이기구 탄듯한 어지러움을 느끼는건 빈혈이랑은 상관없다. 평형감각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았고 평형감각 이상은 귓속의 달팽이관 부위 소관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달그락 거리는 소리로 보아 '이석증' 이란 증세가 아주 유력하다. 이석이 왜 떨어져 나가는지 원인중의 하나는 면역력 저하이다. 나같은 경우는 외부의 심한충격을 받은적도 없고 암에 따른 면역력 저하외에는 딱히 의심할만한 부분이 없다. 암이 가져다주는 오만가지 잡다한 병세중 하나란 이야기 이다. 만약, 이석증이 아니라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진다.



이 이석증은 통증은 없지만 갑작스런 어지러움으로 몸의 균형감각을 잃게 만들어 생활하는데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수 밖에 없다. 일어서려다 주저앉는것은 물론이고 평형감각이 무너지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이 들어 다른 어떤일도 할수가 없다. 일분 정도면 정상으로 돌아오므로 매사에 조심조심 움직이는것 외엔 도리가 없다.


다행히, 이석증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이석이 돌아다니는것을 멈추고 가라앉으면 증세는 점점 저절로 없어진다고 한다. 먼지처럼 작은 부속하나가 떨어져 나가도 이 거대한 육체가 중심을 못잡고 기우뚱 거리는것을 보면서 새삼 육체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감탄하게 된다. 수십만개의 혈관중 하나만 막혀도 인체는 점점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섬세한 육체를 그토록 막 대하며 살았다니...


십년지난 중고차 처럼 부속 하나하나 신경써야 되는 나이가 됐음을 절감한다. 나의 경우 암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오만가지 잡다한 병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니 엎친데 덮친듯 '가지가지 하는군' 이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당분간 어지러움이 가라앉을때까진 행동을 조심조심..경과를 지켜봐야 겠다.


어제 산 빵중에서 패스츄리와 치즈빵이 통증을 유발하고 있는중이다. 빵집에 가서 통밀빵등 일부러 맛없는 빵만 골라야 하는 룰을 저버린 댓가다. 통증과 어지러움으로 방에서 영화나 보면서 지낸 하루.. 오늘본 '패신저스' 라는 인간의 고립에 관한 영화 이야기를 언젠가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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