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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30. 2017

"후회없는 삶을 살았어.."

남들은 틀렸다 말해도 항상 나는 옳다


오늘은 간만에 날씨가 화창한게 사람 몇명 죽어나갈것 같다..햇살이 죽여주는 날씨라는 말..온천을 나와서 햇살을 쬐면서 지난 삶을 생각해 본다.


며칠전 깨달은 사실인데 내 나이가 한국나이로 50이 됐다고 한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다..40대 끝자락이라고 철저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사회에서는 나에게 50이라는 딱지를 매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평범하지 않은 극과극의 꽤 괜찮은 드라마틱한 갖가지 반전속의 굴곡어린 삶을 살았다. 갓난아기때부터 뇌막염으로 시작해서 정신적 방황의 사춘기를 거쳐 국내서 미대를 다니다 유럽으로 건너가 콘서바토리움에 들어가 음악을 공부하고 프로듀서와 사업등으로 반짝 성공도 해봤고 몰락한 후는 여러가지 잡다한 험한일들도 하면서 암환자라는 투병생활까지.. 위에서 아래까지 극과극의 세계를 오가는 자유분방한 삶... ( 여자들은 한량 스타일인 나에게 언제나 자유로운 영혼 이라고 욕대신 비꼬아 말한다.) 이정도면 50살면서 꽤 버라이어티한 삶이 아니었나 싶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여러 삶을 경험해 봤기에 당장 죽는다해도 크게 아쉽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듯 하다.


작년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래도 나름 남들이 나를보면 대부분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고 해서 나이를 신경 안쓰고 살았었는데 현재는 해골만 남다보니 얼굴이 쭈굴쭈글 불독처럼 살이 늘어져서 실제 나이보다도 더 들어보인다. ㅋ 정말 극적인 반전이다.


" 나는 항상 옳다" 라는 의미


살아가다 보니 여러 잡다한 부류의 인간들을 만나게 되는데 어떤 상황이 닥쳐도 나에겐 변하지 않는 완고한 철칙이 있다. 그것은 비록, 내가 손해를 보고 곤경에 처한다 하더라도 내 양심이 거부하는 일은 절대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거액을 제시해도 마찬가지 이다. 길이 아닌것 같은 선택은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달콤하고 큰 이익을 보장한다해도 그것이 옳다고 여겨지지 않으면 따르지 못하는 시스템이 나에겐 천성적으로 장착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인간의 '양심' 이라고 생각한다. 거짓말도 불편해서 못하는 체질이다.


사업할때도 가장 큰 거래처에서 그쪽 대표가 나에게 거액의 회사공금 횡령을 룸싸롱에서 비밀리에 제의한적이 있다. 나는 금액을 부풀려서 가짜 영수증만 발행해주면 공짜로 큰 금액이 매달 저절로 들어올수 있는 제안이었는데 상대측은 나에게 자신과 거래를 끊던지 받아들이던지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우리사회의 병폐중 하나인 전형적인 갑질의 실태이다. 매달 가장 큰 수익을 안겨주는 어찌보면 우리 회사를 먹여 살려주는 메인 업체였기에 내 입장에서는 망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일수도 있었다. 나는 거액의 공짜돈 보다도 옳은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망할 각오로 NO 를 택했고 거래는 끊겼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자면 나의 선택은 옳았다. 몇달 안가서 상대측 기업의 대표는 당연히 쫒겨나는 신세가 됐고 나는 공범의 누명에서 벗어나 새롭게 들어선 상대측 경영진에게 믿음을 주면서 더 큰 거래를 장기간 맺게 됐던 것이다. 전대표와 거래했던 업체중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독보적인 메인파트너로 급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옳지않다고 여기면 차라리 손해를 감수하는 내 성격은 결과적으로 내가 망한다해도 똑같은 상황이 닥치면 같은 선택을 반복할것임을 알기에 "나는 항상 옳다 " 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게된다. 내가 한 선택이 나를 궁지에 몰아넣고 실패가 예상된다 해도 나는 언제나 내 양심에 떳떳하다.


나는 정말 무일푼으로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안하고도 단기간에 쉽게 억도 벌어본 사람이다. (물론, 실물을 만져본적은 없고 수치상으로만...사업하다 보면 돈은 만져보지도 못하는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유럽에서 국내 돌아와 사회생활 처음 시작할때 6천대 1 의 경쟁을 뚫고 벼락성공을 했던 경험도 있다. 몸이 이지경인 상황인데 돈이란것에 대해서 현재의 나는 그다지 큰 욕심도 없고 미련도 없다. 그런 나에게 설령 일억 이억 ( 관심이 없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실제로는 내 생각으로 끽해야 수고비 형식의 일이천만원 정도 챙겨주는선? ) 으로 인생을 걸어야 하는 쓰래기같은 보험사기를 제안해봤자 씨알도 안먹힌다는 사실을 사기꾼들은 알아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오는 보험금을 통째로 나한테 다 준다해도 저는 안합니다." 단칼에 거절했다.


사업이 몰락했을때도 몇년간에 걸쳐 내 재산과 권리를 찾기위해 벌여야되는 대기업 법무팀과의 법률싸움에서 망가지기 싫어서 그냥 포기하고 마는게 내 스타일이다. 내가 법무팀이 없을시 개인은 대기업 법무팀과 싸워서 이겨도 남는건 몇년간에 걸쳐 재판에 시달려야 하는 피말리는 스트래스와 피폐해진 삶을 지내야 한다는것을 알기에 실익을 따져봤을때 포기하는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돼면 미련없이 던져버린다. 나에겐 돈보다도 내 의식의 자유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돈도 필요없고 사람들 복닥대는 전쟁터에 나갈일도 없이 우주의 비밀들을 궁리하며 사는 현재의 내 상태에 나는 만족한다. 정말 당장 죽어도 크게 미련같은거 남길일은 없을만큼 하고싶은 것들을 선택해서 다양한 삶을 열심히 살아온것 같고..안정된 교과서적인 진로보다는 비록 망했을지언정 후회할만한 선택은 한적 없고 본의 아니게 사귀었던 여자들에게 상처준 행동들은 지금 그 댓가를 암이라고 하는 죽음과 동행하면서 충분히 치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나와 엮이지 않은게 내가 그들을 위해 너무 잘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불행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남들은 환자 옆에서는 삶이 불행 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내가 환자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특별한 증세의 변화가 없는한 투병의 기록보다는 그냥 일상적인 삶의 느낌등을 적어 나가면서 조금씩 암환자 냄새를 희석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브런치에서 암환자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기에 며칠전과 같은 사기꾼들이 달라붙는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한 마음에서 다른 환자분들에게 정보 제공 차원에서 기록을 솔직하게 남기곤 했는데 그것이 사기꾼들에게 악용되는 사례를 이번에 겪어보니 알게됐다. 내 브런치에서 암환자들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정보를 얻기위해 구독자로 꼬여드는 불상사를 막고싶다. 내 기록으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겨선 안되기 때문이다.


암환자는 범죄를 저질러도 사면한다 라는 법은 없다. 암환자에게 가장 큰 적은 스트래스 이다. 사기꾼들이 다가와 달콤한 유혹을 한다해서 그깟 돈 몇푼에 형사처벌 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신종 보험사기 범죄에 가담하는 어리석은 암환자분들은 없길 바란다. 긴장 불안이 동반되는 사기범죄에서 설령 돈이 생긴다한들 치유가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살기도 벅찬 상황에서 감빵까지 가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 삶은 끝났다고 본다. 길이 아닌곳은 가지 않는다.. 항상 나는 옳았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천성을 거스르며 사는 삶에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엔 실패한 인생일지언정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에 대해 떳떳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잘했어..정말..당장 내일 죽는다 해도 충분히 살아온 삶에 대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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