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톨레가 말하는 '틈새' 에 잠기다..
오늘로서 온천주간이 끝났다. 마지막 날인 오늘도 손님은 나를 포함 할아버지 몇명이 전부로 군청에서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다시 열것 같지는 않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같이 왕복80km 를 다니면서 최대한 단순하게 지내려 했는데 중간에 쓸데없는 방해꾼이 한명 끼어들어 리듬을 깬것이 좀 아쉽긴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긴듯 하다.
덕분에 내가 매일같이 지나다니면서도 혼자는 불가하기에 ( 여행지 식당 대부분의 음식점 음식들은 대부분 최소 2인분 이상부터 이다.) 못먹었던 '바닷가에 평상 막썰어회' 를 먹게된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어쩌면 온천 다닐때마다 매번 막썰어회가 먹고싶다란 나의 바램을 이루어주게 하기위해 그런 불청객이 왔다간것이 아닐까.. 꿈보다 해몽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결과론적으로 온천이 문 닫기전에 해안도로의 막썰어회를 먹고싶다란 바램은 역시나 원하지 않던 방향이지만 이루어는 졌다.
온천 다니는 바람에 해안도로를 지겹게 왕복해 댔다. 온천이 없으면 아마도 더이상 백수 해안도로를 일부러 혼자 찾는일은 거의 없을듯 하다. 꽃들이 만발할땐 정말 아름다운 도로인지라 누군가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길 기회가 온다면 다시 찾을까나..
요즘들어 갑자기 아무생각없이 해안도로를 운전할때나 시장에서 사람들을 볼때 이유없이 눈물이 날것처럼 따뜻한 감정에 휘말리곤 한다. 생명자체에서 오는 충족감으로 이유없이 행복하다란 감정인데 세상이 온통 빛나는듯 느껴지는것이 내면의 어린아이가 조금씩 살아나는것을 느낄수 있다. 나는 존재의 행복감이라고 표현했지만 사람들은 그런 상태를 다르게 표현하는듯 하다.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이런 상태를 깨달음의 '틈새' 라고 설명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이런 상태를 번뇌의 끝인 '깨달음' 이라고 표현한다.'에크하르트 톨레' 의 '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라는 책을 보면 저자가 수년간에 걸쳐 수행하며 내논 경험으로 십여년간 계속 전세계 베스트셀러인만큼 나보다 책한권 전체에 걸쳐 훨씬 설명을 잘해놨다. 표현만 다를뿐 내가 말하려는 것과 같으므로 관심있는분들은 찾아서 읽어보면 이해가 좀더 쉬울수 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에고가 사라진 상태를 멍한 상태라고 오해하는데 오히려 반대이다. 생각놀이를 하는 에고를 잠재우는데 성공하면 명료한 깨어있음 상태에 있게되며 어느곳에도 의식이 치우치지 않고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
생각하기를 멈추고 그저 명료하게 바라보기로 고정된 상태에 머물면 점차 의식의 제로 포인트가 된다. 의식의 투명함 '맑음' 상태를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럴때 이런 충족감과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함과 행복감이 저절로 느껴지게 되며 이유도 모른채 눈물이 날듯 말랑말랑한 행복한 감정에 머무르게 된다.
에고가 뭔가에 기뻐서 느끼는 행복감과는 다른 종류의 감정으로 묽직한 깊이에서 차이가 크게난다. 에고가 느끼는 행복은 항상 이유가 있어야 하기에 깨달음과는 거리가 아주멀다. 에고의 행복은 대부분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는것으로 도리어 의식성장에는 방해물이 될때가 더 많다.
에고가 사라진후에 느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충족감과 행복감은 그런것들과는 다른 차원이므로 아마도 에크하르트 톨레나 그런 사람들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위해 깨달음, '틈새' 같은 비낭만적인 단어를 사용하는것 같다.
내일 부터는 온천에 가는대신 아침을 사먹은후 공원산책을 주로 하게될 확율이 크다.며칠간 정해진 시계추 생활에 서 변화가 생길듯 하다. 해안도로를 운전할때 불시에 찾아드는 틈새의 행복한 감정이 계속 생길지는 아직 모르겠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그 상태에서 머물라고 하는데 생활을 하다보면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나는 영화도 봐야겠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야 하기에..수도승처럼 하루를 보낼 자신은 없다. 가끔씩 잠못드는 밤에는 밤새 통증과도 싸워야 하기에 그저 최대한 조용히 뇌파를 유지하면서 지내는것이 나에겐 최선이다.
한번 틈새에 빠져들었다 나오면 그 잔재여파는 꽤나 오래가므로 감사하다란 생각이 하루종일 들기도 한다. 나는 그것도 작게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이라고 말하려고 한다..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러나 이유는 없다..사회생활 할때는 절대 느낄수 없는 혼자있을때 만이 느낄수 있는 특권이다.
"이유 같은건 골치아파서 생각하기 싫어 그냥 행복할래."
나는 혼자있게 됨으로서 그런 삶의 틈새로 들어가는중이다. 존재 자체로 충만감과 행복감을 느끼는데 감사하지 않을수가 없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 - 정수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