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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03. 2017

가족, 보고 싶다면 만나게 된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가족모임..


미국간지 꽤 돼는 여동생이 5월달에 무리해서 한국에 애들을 데리고 온단다. 부모님 상태도 그렇고 내 상태또한 내일을 기약하기 힘들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수 있는 마지막 가족모임이 될 확율이 아주 크다.


갓난아이때 돌잔치를 치룬후 미국으로 떠난 조카가 어느새 훌쩍커서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됐다. 어릴적 동생모습을 쏙 빼닮아서 어릴때 내가 맨날 괴롭히던 꼬마가 다시 나타난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며칠전부터 조카들과 동생이 보고싶어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고 미국에 한번갈까 생각도 했었다. 든든한 대부가 돼주진 못할망정 이런 병든 모습의 삼촌이지만 그래도 가족인지라 카톡으로만 얼굴보고 대화하는것 보다는 한번은 조카들 얼굴을 직접보고 싶다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역시나 바램은 어떡하던지 이루어는 지는것 같다.


내가 못가니 자기들이 온단다..물론 나때문은 아니고 연로하셔서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들 때문이다. 두분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도 힘든 상태인지라 손자 손녀를 한번은 직접 보여드려야 겠기에 애들이 조금 자라서 한번은 다닐만하니 오려는것 같다.


형네 조카들은 어릴때부터 내가 놀이동산등을 데리고 다녔었는데 이미 전부 컷는지라 나보다도 덩치가 커지는 바람에 같이 놀 나이들이 지나버려 만나도 용돈이나 주는것밖엔 삼촌으로서 딱히 할게 없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방문앞에 온갖 새소리들이 들리는데 어제 그놈들인지는 내가 알길은 없고 어쨋든 오늘은 일광욕과 햇살을 즐기기 딱좋은 봄날씨 인지라 '고스트인더쉘' 을 보러 극장에 가겠다는 계획을 접었다.'고스트 인더쉘' 영화는 언제든지 볼수 있으므로 그것에 시간을 쓰기엔 오늘같은 날은 정말 햇살이 아깝다.


30킬로만 나가면 광주끝자락에 있는 롯데시네마를 갈수 있는지라 올해 볼 영화로 '고스트 인더쉘' 과 6월달 개봉한다는 '원더우먼' 을 보리라 찍어두고 있다. 둘다 내가 극장가서 보기 좋아하는 수퍼 히어로물에 스판텍스 여전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들이다.



시내에 나가 매일먹는 된장찌개 아침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던중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극장을 가려던 계획을 접고 숙소로 돌아와 마당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햇살을 쬔다. 오늘같이 화창한날은 어두컴컴한 극장에 틀어박히는것 보다는 일광욕을 즐기며 독서를 하는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


일광욕을 즐기기엔 외부 공원등보다 내가 거주하는 팬션 마당이 가장 편안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데 귀에 익숙한 새소리들도 그렇고 필요한 모든 일광욕 도구들과 보충제, 읽을책, 음료등이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몇년전 캠핑에 빠져서 왼만한 캠핑장비등은 전부 가지고 있다.


아무데나 펼수있는 스탠드 해먹부터 바람넣는 쿠션, 이번에 유행하는 무중력 의자도 장만해 원하는 자세로 일광욕을 즐길수 있고 파라솔도 새로 장만해 햇살이 따가울땐 그늘막도 아무데나 만들수 있다. 원하는 장소 어디든 싣고 다니며 일광욕을 할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이므로 바람만 안불고 햇살만 좋으면 된다.


'Season in the Sun'


오늘을 기점으로 그 주기가 시작되는것 같다. 5월달 6월달은 햇살들이 아깝지만 동생과 조카들과 지내기 위해 집에 올라가야 한다. 간김에 병원에서 재검진도 받고 가족들 조카들이랑 이리저리 복닥대며 지내야 할것 같다..그 전후로 시골에서만 누릴수 있는 새소리와 일광욕을 철저하게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정말 오늘은 날씨가 죽여준다. 사람 몇명 죽어나갈것 같다..살인 햇살은 이제부터 시작인것 같다...햇살속에서 마냥 행복해 질것 같다는 기대감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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