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벛꽃이 만발하였다. 어제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더니 뭔가 햇살이 일저질를것만 같은 날씨이다. 몇채널인지도 모르는 새소리가 주위를 서라운드로 아침부터 울려퍼지면서 나에게 행복하라고 강요를 해대고 있다.
며칠동안은 부페식 기사식당을 다니면서 영양보충에 전념하고 있는중이다. 된장찌개와 여러반찬을 동시에 먹고 싶을때는 부페식 기사식당이 해결해 준다. 많이 먹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반대로 밥은 적당히 먹으면서 여러 반찬을 섭취하려는 의도인데 후식으로 선택권이 없었던 설탕 커피도 식후 땡기는데 안먹을수는 없고 집에서 가져온 인스턴트 아메리카노를 들고가 해결하기로 했다.
평화로운 날씨속에서 돌아다니는것 보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반 가사 상태로 며칠간 지내고 있는데 밤에 잠을 잘못자는 관계로 하루종일 햇살속에서 비몽사몽 달콤한 졸음을 즐기는 맛이 그렇게 달콤할수가 없다. 식사까지 든든하게 마친 상태에서는 식곤증까지 밀려와 눈이 저절로 감겨 책보는것도 포기했다.
햇살과 함께 육체에서 벗어난 의식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날들이다..무중력 의자라는 것에 몸을 걸치곤 낮잠을 자는것도 아니면서 깨어있는 상태로 비몽사몽 꿈도 꾸게 되는데 그렇게 몸을 반가사 상태로 만들어 며칠간 행복한 휴식을 취하다보니 몸이 가벼워져서 마치 환자가 아닌듯 착각하게 된다.
그럴땐 더 강하게 '내몸안에 암은 없다.' 암시를 준다. 암덩어리가 느낌으로는 사라져 버린듯 하지만 애초 워낙 거대한 덩어리 였는지라 만져보면 아직도 굵직한 덩어리는 그대로 있네..ㅜ
그래도 작년보다는 조금 줄어든듯 생각되는데 정확한 크기를 알려면 병원가서 사진을 찍어보는수 밖에는 없다. 만져지지는 않아도 더 퍼졌을수도 있기에.. 어쨋든 통증없이 활동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얌전해 진것만은 사실이다.
요즘의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인간을 가둬두는 육체의 감옥에 대한 법칙과 질문들인데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 의 시절이 이미 나에게서 지나가고 있음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 모두의 바램이기도 하면서 역사상 그 어떤 권력자도 갖지 못했던 ' 영원한 젊음과 건강' 그것을 이루려는 인류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젊고 건강하면 그 자체로 인간은 아름답다.얼굴이 어떻게 생겼건 몸매가 어떻건간에 그것은 젊고 건강하다는것 앞에선 별 상관없이 느껴지기 시작하는것이 내 나이때 이다. 건강한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많은 청년들이 인생에 있어 단한번 짧게 지나가는 빛나는 그 아름다움을 기쁨과 행복속에서 누리기보다 숟가락 태생을 따지고 경쟁이라는 야만적인 사회체제 속에서 절망과 고통속에 보내야 하는 헬조선 이라는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젊음은 누구나 마음껏 사랑하고 연애하고 여행다니고 하고싶은 일에 몰두할수있는 특권을 지녀야 하며 지금처럼 입시나 시험, 피말리는 경쟁으로 대다수 청춘들이 내몰리는 것은 진정한 사회적 불행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생물체중에 오직 인간들만이 가장 빛나는 시절을 사회적으로 억압하는 야만적인 불행 강요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젊은층들이 이 괴물같은 시스템에 항거할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결혼을 안하고 아이를 안낳는것으로 시스템 보존과 존재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 누구의 책임인가..
모든것이 인간들의 이기심이 빚어낸 결과로 젊음을 희생하게 만드는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낸 불합리한 사회체제가 원인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젊음과 건강을 잃은 중년 세대들은 인간이라는 본연의 모습보다는 에고가 가진 재산과 지위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데 노인이 아무리 모피코트와 다이아몬드로 치장해도 싸구려 티셔츠 하나 걸친 젊음보다 아름답지 않다.
젊음과 건강을 가진 분들은 자신이 가진 시한제 보물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이 아름다운 봄날을 즐길수 있었음 좋겠다..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을 경쟁하느라 거부하는 사이 젊음은 지나가고 지나고나서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은 다시오지 않는다.
나는 현재 내앞에 닥친 숙제를 풀어야만 한다. 인간으로서 '젊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고싶은 바램을 중년의 내 나이에 어떻게 이루느냐 인데 젊고 건강하게의 반대인 늙고 병들은 상태에서 인간이 행복을 느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육체가 하나의 감옥같은 틀로서 인간을 구속할때, 그 답답함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가는지..
따뜻한 봄날, 나는 그런 인간이 가진 육체에 대한 숙제를 고민하며 햇살의 나른함에 빠져 며칠간 릴레이 사색을 즐긴다. 정신없이 들리는 각종 새소리가 나를 더욱 나른하고 행복한 사색속으로 이끌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