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에겐 활동할 최소 공간이 필요하다. 마당이 없는 도시속 집냥이 대부분은 성묘가 되면서 점점 수도승 같은 내성적 성향이 될수밖에 없게된다. 중성화 까지 당하면 본능이 삭제된 상태라 우울증세가 기본이다. (안하면 발정기때 히스테리 광묘가 된다.)
집안이 커서 놀장소가 많다면 몰라도 거기서 거기 몇년 좁은 집안에서만 왔다갔다 해봤자 더이상 흥미 끌만한게 없으면 주로 숨어서 잠을 잔다. 성격도 먹고자고 먹고자고 하면서 작은 변화에 대해서도 겁만 낸다.
사람도 갓난아이와 성인의 활동 공간을 따져보라. 청소년기와 성인이 되면 활동도 많아지고 최소 필요한 공간도 늘어난다. 고양이는 새끼였지만 금새 성인몸으로 커진다.
도시의 많은 젊은이들이 키울 공간도 없이 아무 생각없이 새끼때 입양해 인형놀이 처럼 키우다 커지면 방출하려 하는데 받아줄데가 없고 그래서 지방으로 드라이브 하다 내다 버린다.
*고의로 인식표 없이 외출해 차의 창문을 열어두고 그러고 본인들 말로는 가출 내지는 잃어 버렸다 한다. 외출 허용하고 인식표 안채우는건 100% 실수가 아닌 고의성 유기다.
다 큰 순종 길양이들이 그래서 있는거다. (SNS 사진들 보면 전부 새끼들 자랑만 있고 젊은이들이 성묘 키우는 사진은 거의 없다. 반면 나이든 사람들 대다수는 수명을 다할때까지 보살피다 장례식까지 치뤄주는 경우도 많다. ) 특히나 아기가 있는 집은 미국같은 대저택 아니면 좁은집에선 반려동물 안 키우는것이 맞는것 같다. 공간을 두고 서로에게 지옥이 된다.
날씨가 풀려 야외 마당을 개방하자 녀석은 매일같이 갈등과 선택을 한다. 8년간 방안에서 수도승 이었던 내성적 성향에서 외형적 성향으로 바뀌는 중이다. 양양 말도 많아지고 마당 뛰놀고 나면 물도 많이 먹고 선택권이 많아질수록 요구도 다양해져 간다.
녀석이 요새는 박스집에 웅크리기 보다 거실 소파에 깔아논 가짜털에 올라가 잠을 잔다. 감촉이 좋아선지 너무 좋아 행복해 꼬리가 잠드는 순간까지 자유비행을 해대고 잠들면 옹알이 잠꼬대까지 한다.
집안의 포근함을 절대 포기할수 없기에 마당에 내놓아도 금단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스스로 애를 쓴다지만.. 눈치가 점점 더 늘고 점점 말썽꾸러기 아이처럼 씻기려하면 도망 다니고 앙탈 부린다. 길양이의 자유냐 집냥이의 안락함이냐 야생과 인간 집안의 안락함은 공존할수가 없다. 넌 선택을 해야 하노라 계속 인지 시키는 중이다.
인간은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자체로 이미 그에따르는 고난을 감수 하겠다는 선택을 한거다. 우선 사회적 복장, 시크하고 세련된 도시 스타일은 털달린 동물과 함께 사는순간 안녕 이다. 성묘에서 매일 휘날리는 털들 모으면 코트도 한벌 금새 나올거 같다. 매일 빗질과청소가 기본이다. 그게 싫다고 털들 박박 깍는 고문하려면 차라리 안 키우는게 서로에게 낫다고 본다. 얼굴만 남기고 온몸 털깍아 괴물 만들고는 웃기다고 SNS에 조롱하고 나도는 사진들이 넘친다. 산책 시킨답시고 목줄 매달아 강아지 빙빙 요요 돌리는것과 마찬가지 동물 학대하면서 즐기는 인성문제다.
*고양이는 키우고 싶은데 털 싫으면 스핑크스 종을 키우면 된다.
고양이를 보살피는 집사의 집안 필수복장이 넝마다. 요즘은 넝마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옷이 귀하지도 않고 품질이 좋아져 잘 헤지지도 않는다. 보통 넝마는 거지들이 유니폼처럼 입어야 그럴듯한데 넝마가 워낙 귀해서 요즘은 거지도 어쩔수없이 일반인 복장에 중국제 나이키 같은거 신는다.
고양이 집사는 넝마 마련하느라 고민하고 발품팔지 않아도 된다. 아무거나 입고있음 며칠지남 그게 넝마가 된다. 하루 한번은 안아주거나 쓰다듬어 줘야 안정감을 갖는데 한번 안으면 온몸 위 아래 털을 빨아들이는 살아있는 인간 걸레가 된다. (청소할때 막 뒹굴어라)
그럼에도 왜 키우나? 한다면 그만큼 얻는 심리적 위안감 때문이다. 아이들 말썽에 못살아 하면서도 뒷치닥꺼리 하는 부모들 심정이나 마찬가지다. 애정 호르몬의 마름을 방지하고 녀석의 행복함을 보면서 나 또한 그것을 공유할수 있다.
완연한 봄날이 된지라 보일러를 끄고 겨울내 쌓아놨던 이불들 거두고 대청소를 해야할 시기다. 녀석이 베란다 미닫이 문을 밤새 열어놔서 보일러를 틀어도 아침에 집안에 냉기가 도니 트나마나다.
녀석과 함께 겨울을 나다보니 거실 공간이 온통 녀석 차지가 돼 버렸다. 이제 사람도 사람답게 살 공간이 필요하다. 마당을 허용한만큼 녀석도 자신의 공간을 사람에게 양보 해야한다. 야외 흙 묻히고 온 집안 휘젖는건 금지다. 마당을 나갔다 오면 열심히 스크래치로 발 닦는건 좋은데 그걸로 다 되는게 아니다. 흰털위에서 뒹굴려면 최소 물걸래로 발 닦아야 한다. 다른 종끼리 원활하게 동거를 하기 위해.. 다 큰 성인들끼리 새로운 규율을 정하고 서로에게 가장 좋은 공간 공유 방법을 찾아 보자꾸나.
*한번 나갔다 올때마다 제일먼저 열심히 스크래치 하고 물수건 적셔 발 닦아주니 자기가 혀로 한참 정성들여 닦는다. 나이만큼 눈치가 백단이라 경계선을 넘을땐 발을 씻어야 함을 단방에 아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