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실전은 다른거라..
실내에서 방출된 녀석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노라 저자세로 일관하는데 그렇다 해서 무한정 쳇바퀴 난장판을 이어갈수는 없다. 음주를 할땐 운전을 하면 안되는거고 운전을 할때는 음주를 해선 안된다. 흙장난과 실내 생활, 둘중 하나는 포기해야만 한다는거다. 목욕 사면이 일상처럼 습관이 되게 할수는 없다. 일반 고양이에게 있어서 목욕이란 평생 겪지 않아도 되는 대사건이다. 두달 사이에 목욕만 벌써 몇번째인지..
너 좋아하는 마당에 적응하거라. 녀석이 내가 한편인것 같을때는 오는 녀석들마다 양양대며 깡다구 있는듯 맞서더니 내가 방관자로 지켜보니 형편없이 쫄았다. 자기 집앞에 놓인 밥그릇에 통닭 살 발려서 별식을 주었더니 엉뚱한 놈이 와서 먹는데도 기척이 없어서 자나? 했더니만 아니다. 겁나서 집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거다.
주인은 집안에서 잉잉대며 나오지도 못하고 약탈자 해적 녀석은 밥그릇 주인따윈 안중에도 없이 약탈을 만끽하고 둘다 오로지 내 눈치만 살핀다. 나야 녀석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기만 할뿐..
녀석은 집앞에 놓인 자기 밥그릇 약탈 하는데도 쥐죽은듯 숨어있는 비겁함 쫄보다. 보아하니 나 없음 일진에게 괴롭힘 당하는 빵셔틀 되는거 아냐? 그렇게 보는 녀석들마다 쫓아다니며 그르렁 대던 녀석이 아예 쫄아서 기를 못 펴내?
그렇게 다른 녀석들 방문을 기다리길래 마당에 내놓으면 그럭저럭 아웅다웅 하면서 놀줄 알았는데 예상밖이다. 막상 자리 깔아주니 문앞에서 얼쩡거리고 밥그릇을 뺏는데도 겁나서 집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다른 녀석들 올때마다 숨어서 다시 얌전한 집냥이로 돌아가고파 변덕을 부린다.
거봐라. 놀이와 생존은 다른거란다. 실전에 나서보니 기세들 장난 아니지? 집안에서만 곱게 자란 녀석은 길거리 출신 진짜 해적들에겐 실전에선 한주먹깜도 안된다. 다른 애들이 너가 무서워서 도망간게 아니란걸 확실히 알았을거다. 너는 내 백믿고 해적들 상대로 해적 놀이를 했던거란다.
너의 그런 나약함으로는 아무것도 스스로 얻을수 있는것이 없단다. 동료도 이쁜이도 얻지 못해. 너가 원하는 대로 마당에 내놓고 자유를 주었더니 인간에게 빌붙어 졸라대는거 밖에 너가 할수 있는게 없네? 대부분 있는집 자식들이 그래. 부모 백과 돈 없인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거야. 그걸 본인들 실력이라 뽐내는거지.
내가 예전에 그랬던거 같아. 난 멋대로 놀아도 신들이 막 도와주고 그럴줄 알았다가 암 걸리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어. 의사들도 다 가망 없다고 죽을준비 하라고 해서 내 힘만으로 살아 남아야 한다는걸 깨달은거야. 그래서 난 온실속에서 놀이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아무리 멋져도 한귀흘 이야. 지식으로 알아도 실전 얘기 하는건 아니란거지. (안먹고 살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이 봤는데 자기가 안 먹는 사람은 - 양애란 할머니 한분빼고- 못봣어 )
얌전한 화장실을 보면서 차라리 신경질 내고 땡깡 부리던것이 나은것도 같지만 너도 심경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음이라.
너도 나름 노력 많이 한거 나도 안다. 내가 신경 쓰는거 알고 눈꼽 때려고 문지르다 상처도 내고 한거 알어. 그러나 나는 너가 나이값에 맞는 당당한 성묘가 되길 바란단다. 새끼들처럼 애교가 통할 나이도 지났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점점 늙어갈 테니까 너나 나나 당당하기라도 해야지 않겠니?
누가 누구에게 하는말인지 모르겠을 만큼 나는 너에게서 마냥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쫄보인 나를 본단다. 누가 그랬다지? 아무말도 안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라고 비겁함을 평화라고 주장하는 입틀막의 시대적 명언이지. 나이먹고 칼을 뽑았음 허공이라도 베어라. 삶이 안락함 속에서 장난만하다 끝내기엔 아쉽고 작은것 하나라도 교훈을 얻어야 하지 않겠니? 지켜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