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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24. 2024

퐁네프의 연인들 집냥+길양 커플


얼마전 고양이 사료 문제가 터진후 캣맘들이 대대적으로 들고 일어날줄 알았는데 워낙 시국이 대단한지라 고양이들 죽음들까진 관심들이 없는듯 잠잠하다.


https://youtu.be/v_U7KBAOk90?si=fAN3prFfIQKDDmzg

https://youtu.be/rJ4iANXFQ-g?si=5YGLdLbvagodci7D


브랜드 상관없이 같은 공장에서 나온 사료를 먹고 전국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양이들이 집단 급사했는데 사료는 문제없고 원인이 미스터리 라는 조사발표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양이들이 동시에 같은 사료를 먹고 때죽음 당했는데도 이것마저 특검이 아니면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미스테리 나라.. (원인을 알수없는 고양이 괴질 이란다.)


확실한 원인규명이 안되면 국내 사료시장 전체가 불신으로 문 닫아야 할판이다. 예전엔 수입사료만 먹이는 캣맘들 유난떤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름 합리적 이유가 있었던거다.


전주인 으로 부터 혹시라도 내가 초보에 여유가 없는걸 아는지라 아무거나 먹일까 걱정된듯 먹이던 수입산 사료 선물이 도착했다. 떨어질때쯤 또 보내 주신다고 하니 사태해결 지켜보고 내가 일정 지식이 생길때까지 일단 사료 결정은 미뤄둔다. (다행히도 내가 그동안 길양이들 먹이던 사료는 해당 공장 제품은 아니다. 그동안 내가 몰랐다해도 만약 길양이들에게 독을 먹이고 있었다면 생각 만으로도 끔찍하다.)


* 국내 사료 브랜드는 우후죽순 난립해 수십개지만 생산공장은 두세개로 전부 OEM 방식으로 회사와 포장만 다르다고 보면 된다.


주인 질못 만닌 블쌍한 집냥출신 신입 암컷  전 주인이 자기 편하라고 꼬리는 잘랐는데 중성화는 안해주고 싫증나니 그냥 방출한것 같다.


갑자기 다큰 집양이 출신 유기묘들이 요 근래 매일같이 새롭게 등장한다. 사료 문제 터진 이후 눈에띄게 확늘었다. 병걸리거나 커져서 골치 아프니 그냥 내다버리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진것 이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얼마전 집주변 호숫가에 대형 브런치 카페가 생겨서 봄되니 외진 산골촌에도 외제차 행렬이 평일에도 줄을 잇는데 도심지 차들이 늘어날수록 유기묘 유기견도 늘어난다. 예전 시골 한옥마을 팬션에서 요양할때도 매주 봐왔던 행태다. (본인들은 잃어 버렸다 가출했다고 말한다.)


막 길냥이가 된 집냥이 출신 길양이 들은 한눈에 티가난다. 꼬리가 잘린애도 있고 순종들도 가끔 있다. 길양이들에 비해 처음엔 다들 나름 털들이 빗질이 잘돼있지만 점점 거지꼴이 되가면서 길양이로서 생존해 나가야만 한다. 새끼가 아닌 다 큰 녀석들은 대부분 시설에 잡히면 입양이 안되고 안락사 당한다.



퐁네프의 연인들


나 막 청춘이 시작될 무렵 젊고 순수한 영혼을 뒤흔들어 롤러코스트를 타게 만든 영화다. 퐁네프 다리에서 살던 거지가 상류층에서 살던 귀족 출신의 병걸린 신입 거지(줄리엣 비노쉬)와 퐁네프 다리위에서 연인이 되는 이야기. 그야말로 충격과 처절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영화사에 새겨질 걸작이다. 일반적으론 절대 어울릴수 없는 극과극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여의 만남. 길거리에서 자란 남자에겐 이 여자가 우주의 전부다.



광기의 천재감독 레오 카락스가 내지른 메가톤급 이 영화 하일라이트 불꽃놀이 장면 찍다가 영화사가 제작비를 감당못하고 줄줄이 파산했다. 주인공 연인들을 위해 한발에 수십 수백만원 하는 폭죽이 무제한으로 밤하늘에 터지는 장관을 볼수있다. 요즘 같으면 CG 로 간단히 처리했을텐데..  그 시절엔 그랬다. (퐁네프 다리 전체도 세트였다고 한다.)


결과물도 과정도 전례없는 행보에 전세계 영화계가 충격에 빠졌고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 찍을때 영화사를 파산시키면서도 CG가 아닌 실사로 제작비를 퍼부은 고집이 바로 이 영화가 준 영향 때문이다.


영화사에서 감독의 고집으로 무제한 제작비를 쏟아붓다 결국 제작사들을 촬영 중간에 파산시킨 영화 두편이 [퐁네프의 연인들]그리고 [타이타닉] 이다. ” 돈 신경쓰지 말고 원하는대로 찍으세욧!“  천재라 해서 배포있게 백지 제작 권한 주면 그렇게 될수도 있는거다.


어쨋든 나에게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는? 질문에 매트릭스 이전까지는 20대 시절 무조건 퐁네프의 연인들! 이다.


그 퐁네프의 연인들 실사판을 고양이들 에게서 본다. 사료 문제 터지고 바로 집냥출신들이 매일 새롭게 신입 신고식을 하는데 그중 꼬리잘린 검정애가 곱게 큰 암컷 같은지라 나와 동거중인 외로운 녀석과 짝이라도 맺어줄까 생각해본다.그런데..  


며칠전까지 험힌 거지꼴로 동냥하러 오던 녀석이 너무 안쓰러워 특별식을 챙거주곤 했다. 이녀석만 보면 목욕시킬수만 있음.. 부드러운 흰털을 가진 녀석일탠데..


얼마전까지 소나기 오는 와중에도 처량한 몰골로 다니던 거지행색의 이 녀석이 곧 바로 채간거다. 그루밍도 포기한것이 얼마 못 살것처럼 보여 특별히 생선까지 일부러 갖다 먹였던 놈인데.. 그나마 잘 됐다라고 해야하는건지.. 어쨋든 녀석이 막 길거리에 내던져진 깜순이 보호자로 나서 항상 붙어 다니며 자신만의 길양이 생존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넌 사람들을 믿지마 무조건 피해 다녀야해 내 말만 들어“ 깜순이 행동도 첫날 보던것 과는 달리 녀석을 따라서 사람을 무조건 피한다.



연인이 사료 먹을동안 자신은 주위를 감시하고 지켜보기만 하는것이 부모 냥이들에서 보았던 행동이다. 24시간 옆에 딱 붙어서 신입 길양이의 보호자로 자신이 아는 길거리의 생존 노하우를 하나하나 레슨중이다. 먹이를 먹인후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사료를 먹은후 호위하는걸 보면 애지중지 순애보도 이런 순애보가 없다. 내쳐진 아씨 마님 사랑해서  모시고 보호하는 돌쇠의 모습 퐁네프 다리위의 연인들 장면들 그대로다.


한몸처럼 세트로 있는 커플 사이에 녀석이 낄 틈이 없다. 부러운듯 바라보는 왕따녀석 계단이 있어서 새끼들은 못 올라오고 어느정도 계단을 오를 크기가 되는 녀석들만 찾아온다.
비가오는 날에도 비맞아가며 먹이를 먹으로 오는 이 가련한 커플을 어찌 외면할까나..너거들 먹으라고 내주는건데 도둑 고양이들 처럼 눈치 보지 말란 말이다. 이것들아


녀석은 역시나 맘에드는 암컷을 봐도 기동성에서 길양이를 당할수 없다. 이미 커플이 된 둘 사이에 너가 낄 자리는 없단다.


이 녀석 길양이 출신들 덩치에는 낑낑 대며 기를 못 피더니 집냥이 출신 큰애 수컷한테는 내 백믿고 바로 덤벼들어 쫒아낸다. 덩치 상관없이 만만해 보인거다. 야생 본능이 살아난듯 얼마전까진 한살배기도 겁나서 눈도 못 마주치던 겁보 녀석이 기세등등 싸우는 모습은 처음본다. 녀석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워본 것일거다. 사이좋게 친구로 받아 들이는것이 최상인데 영역권 동물인 고양이 본능에서 그것까진 무리다. 적어도 자기것 채가는 약탈 행위에도 겁먹고 숨는것 보단 그나마 싸워서 권리 주장 하는게 낫다.


싸워보니 이것도 재밌는데? 범생 겁보녀석의 본능이 뒤늦게 살아난다.


당근에 처한 환경과 가출 문제 문의한 결과 가장 합리적 조언으로 울타리를 쳐주라는 말이 정답같다. 8년간 방안에서 혼자 커온지라 현재는 온통 관심이 친구 사귀기에 꽃혀있다. 언제 녀석이 암컷을 쫒아 가출할지 모른다. 흙밭에 뒹구는 머드팩 놀이하고도 목욕을 피할순 없다.


올 여름 녀석과 내가 해적놀이 할 놀이동산을 꾸미는중이다. 내가 루피면 넌 조로? 해야만 한다.


아무리 인간세상에 적응해 얌전해 졌다해도 고양이는 원래 표범과 야생 동물이다. 사냥 본능도 잠들어 있을뿐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


마당을 개방하면 방안에서만 커온 녀석이 햇살에 만족하고 행복해 할거라는 나의 판단은 틀렸다. 영역이 넓어질수록 호기심은 계속 확장한다. 한번 가출해 흙밭에 뒹구는 맛을 알아버린 녀석은 수시로 가출을 꿈꾸며 욕구불만에 빠진다.  ‘줬다 뺏으면 안되는 거 잖아요’ 영화 하녀 대사 그대로다. 자율은 언제든 본능앞에서 무너진다. 휴양지도 리조트를 벗어나면 정글이다. 안전 영역을 설정해 주어야만 한다. 고양이는 영역을 설정해 주면 순응하고 안정감을 가진다.


여름날, 안전한 놀이동산 꾸며 주려면 새로 텐트와 울타리를 쳐주어야 겠다. 다른 냥이들 냄새가 나는건 녀석이 자기것이 아니라고 사용하지 않는다. 나와 함께 쓸수있는 큰 텐트집 새로 마련해보자 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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