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uman Repor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May 01. 2017

진화할것인가, 퇴화할것인가..

다시 하늘을 나는 닭이 되고픈..


인간에게 있어서 닭이란 동물은 단지 살아있는 식량에 다름 아니다. 특히나, 한국사람들의 음식으로 치킨 사랑은 세계1위라고 봐도 무방할정도로 후라이드 치킨에 광적이다. 셀수없이 많은 치킨 체인점 브랜드들과 한동네에 한집걸러 치킨집이 우후죽순 들어선것을 보면 알수있다.


그렇게 많은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불쌍하게도 닭이란 동물은 다른 조류들과는 달리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 오로지 공장사육으로 고기로서의 짧은 생만을 경험해야만 한다. 인간의 먹이로 태어나 정해진 운명에 따라 생을 마감하는 닭의 삶에서 생명의 존엄함 이라던지 생명의 위대함. 축복등을 떠올리긴 불가능하다.


닭은 과연 처음부터 그렇게 날지 못하고 인간의 먹이로만 존재하기 위한 조류였을까.. 내 생각은 아닐것으로 추측한다. 날개가 있는 엄연한 조류인데 날지못하는 것은 오랜시간에 걸친 진화에 따른 결과일 것으로 추측한다. 왜 날지 않는길을 택했는지는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인간이 그렇게 만든것이라면 인간은 진짜 못됬다.


내가 그런 닭장속에 갇힌 날지못하는 닭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왜 날개가 있는데 날지를 못하는가.. 스스로 고뇌하고 자각하는 닭이랄까.. 주위의 다른 닭들이 전부 날지를 않으므로 날 생각을 못한채 단순히 그런게 닭이란 집단의식에 잠겨 살았기 때문일것이다. 단순히 햇빛나고 모이만 주면 행복해하는 단순한 의식으로 사는게 닭의 본분이니까.. 그러나 만약, 다스칼로스 같은 성인닭이 주위에 있어서 그런것을 보고 자랐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날아 보려고 퍼덕여 보지만 DNA 에 새겨진 매트릭스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이리저리 부딫치고 고꾸라진다. 결국 아무리 시도해도 나는것에 실패해서 포기하려는 순간 운명이란 놈이 절벽에서 나를 밀어버린다. 지금의 내 상황이 딱 절벽에서 떨어진 그런 상태다. 땅과 부딫치면 죽고 본능적으로 살아나기 위해선 그안에 날아야만 한다.. 떨어지면서 본능이 살아나 지상에 부딫칠즈음에 조금씩 날아오르기 시작하면 나는 산다..


한마리 닭이 날아오르면 다른 닭들도 자신들의 날개를 쳐다볼테고 자신도 날수 있다는 의식의 깨어남을 깨우칠테지.. 한두마리 따라 날아오르고 그러다보면 다시 닭이란 종의 DNA 는 하늘을 날수있는 상태로 진화해 나갈것이다..


절벽에서 떨어진 날지 못하는 나... 나는 날아올라 살아날수 있을까..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닭으로서의 삶의 미션이고 날아 오르게 된다면 이후의 삶은 기존의 모이나 쪼고 좁은 마당에서 뒤뚱거리다 생을 마감하는 닭의 삶에선 벗어나게 될것이다.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하늘을 날아 다닐테니까..


인간의 육체도 신성의 입장에선 닭과 마찬가지로 의식을 가둬두는 제한된 틀이다. 인간 스스로가 그 제한을 인식하지 못하면 원숭이들과 크게 다를바 없는 의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다스칼로스 이야기를 읽으며 나 스스로가 아무 개념없이 원숭이로 살아온것에 대해 많이 부끄러움을 느낀다..


다스칼로스는 내가 가야할길을 확실히 정해지도록 만드는 인물이다. 지인이 선물해준 책인지라 다시한번 더 꼼꼼히 정성스럽게 읽게되는데 읽을수록 고작 몸안에 암 덩어리 종양좀 있다고 죽네사네 하고있는 나 자신을 쪽팔리게 만드는 내용이다.



툭하면 아프고 목숨을 위협하는 병마에 시달리는 이런 후진 원숭이 육체론 못살겠으니 좀더 쌈박한 육체를 내주던지 나를 다른 존재로 만들던지 근원의 우주와 나의 신성과 협상을 해볼까 생각해본다. 김정은이 핵 하나 가지고 땡깡부리듯 내가 가진 협상 카드래봤자 내 목숨 하나밖에 없다. 안 들어줌 나 확 죽어버릴꺼야 라고 협박하면 먹힐까? 김정은이 진짜로 핵을 쏠 맘은 없듯이 나역시 진짜로 죽어버릴 맘은 없으니 공갈은 안 먹힐듯 하고..


몸에 통증을 느끼고 생사를 오락가락 하기도 하고 말기암 환자로 낙인찍혀 지낸지도 어느새 10개월이다. 이제 진짜 짜증나고 질릴만큼 아파본거 같아서 암환자는 안하고 싶어진다. 날씨가 좋아질수록 이 좋은날 환자로 있기엔 낭비라는 생각에 더 그런맘이 강해지므로 진짜 열심히 건강해지는데 몰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질릴만큼 살아본 원숭이의 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에고가 사라질수록 몸도 가벼워지게 되는데 손에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부글부글 세포들이 끓는게 다시 자율정화 시스템이 꿈틀대는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가끔씩 퉁퉁 거리는것이 신성과 다시 결합되려는 신호가 온다..


당장 내일 몸상태를 장담 못하기에 어찌될지는 완전 미지수인데 이번 여름이 어떻게 지나갈지.. 나도 내일일을 모르니 궁금하기만 하다.. 의사는 작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곧 조만간 죽는다던데.. 그것도 엄청 고통스럽고 비참하게..


어쨋든 건강해지는건 둘째치고 내가 어떤 존재로 진화해 나갈지 우주의 흐름에 나를 다시한번 맡겨보기로 한다. 날수있는 닭이 되기를.. 이제 부모님 모시고 여기저기 다녀야 하는 집안일은 다끝났다..동생이 한달후에 한국에 오면 다시 집에 와야 하므로 내일이나 모래쯤 한달간 여행을 떠날까 생각해본다..


Karl Jenkins - Adiemus (Official Video)

https://youtu.be/GCsQZSB1gZg




매거진의 이전글 슈퍼에고가 신성을 만나기 위한 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