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인간은 몸이 병들고 아프기 시작하면 통증이라는 약점을 지닌 육체에 끌려다니는 삶이 될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돼 육체를 떠받들며 치료를 위해 몸에 좋다는 온갖 고역들을 참아내야 하고 육체를 보좌하기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몸이 아프고 죽음이 아른거리기 시작하면 실질적으로 인간의 에고는 육체에 봉사하기 위해 종속된 의식으로 전락한다고 봐도 크게 틀린말이 아니다.
에고들은 자신을 규정지을때 흔히 누구누구 엄마 어디어디 대표, 남여 나이 가진 재산 등등을 기반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데 실체와 상관없는 그런 껍데기 조건들을 움켜쥐고 거만해 지기도 하고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육체적 조건에 끌려다니던 에고란 의식이 제자리를 찾고 집에 돌아오게 돼면 가식적 허울을 벗고 스스로에 대해 '아이엠 (I AM)' 을 자각하게 된다. 그게 뭔데? 또 묻는다면 " I am That I am" 이다. 나는 그냥 나다..
에고란 껍데기가 사라지고 ' 나는 나' 라는 의식은 또렷해지지만 불행히도 원시적인 병들어 죽어가던 육체는 그런 의식을 따라오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마디로 에고에게 수십년간 길들여진 원숭이 한마리를 죽기직전에 넘겨받아 키우면서 새로운 의식에 적응할수 있도록 길들이며 살아야 하는 심정이 된다.
철딱서니 없는 육체는 곧 내일모레 자기가 죽을지도 모르면서 습관과 타성에 젖은 행태로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습관적 본능만을 추구하는데 지켜보면 참 가관이다.
밥 먹고난후는 어김없이 " 아이스크림 먹자 아이스크림.." 그러고 잠들기 전까지 뭔가 행동의 변화를 주는 타이밍에서는 어김없이 " 담배한대 펴야지! 담배!" 이런건 그나마 애교로 나 스스로가 즐거우므로 당장 끊기 원하질 않는지라 못 이기는척 따라주는데 본능적인 부분은 한심해서 한숨이 나온다.
제일 한심한건 내딴엔 에테르 치유좀 해보겠다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명상이란걸 해본적 없는 육체는 좀이쑤셔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잠든 상태가 아닌 경우에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심령체나 이지체가 활성화 되게끔 자기전에 좀 시체처럼 얌전히 있으라 주문해도 그 한계는 한시간을 채 넘기지 못한다. 어느새 어딘가 가렵다고 긁고 있던지 자세가 불편하다고 뒤척이던지, 어느새 돌아보면 움직이게 해달라고 이미 의식보다도 먼저 말미잘처럼 꿈틀거리고 있다.
" 다 너 살려보자고 하는짓인데 좀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니? "
" 오줌 마렵다 오줌.."
진짜 넌 원숭이구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육체가 내 의식에 개길수 있는 유일한 협박용 무기는 몸안에 퍼져있는 거대한 암세포 하나인데 내가 그걸 무시하기로 하고나니 이게 진짜 죽을라고 환장을 하는지 제멋대로 예전 습관대로 불량식품 먹는거랑 퍼지는것만 좋아한다.
"내가 너를 원숭이에서 사람의 말을 잘듣는 진짜 인간의 육체로 만들어 주마 "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거친 육체라고 불리우는 피지컬 바디의 쾌락적 요구에 아주 충실하면서 영성쪽에 치중하거나 지식을 쌓아 뭔가 더 나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하는데 '건강한 원숭이' 가 목표가 되기 쉽다. 그런 육체의 동물적 끌림을 극복하기 위해 수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일부러 고행의 길을 걷는 경우도 있고 가장 효과적인 '단식' 을 행하는 경우도 있다. 육체가 힘들어 하는 극한적 상태에 스스로를 몰아넣어 육체의 항복을 받아내고 육체에 끌려다니지 않는 의식을 가지기 희망해서 이다.
나같은 경우는 가뜩이나 말라서 50킬로 상태인지라 여기서 단식하면 육체가 항복을 넘어 그냥 저세상 해골로 화할거 같아서 차마 시도는 못하겠는데 정상체중만 됐어도 모질게 몰아세워 길들였을것 같다. 한마디로 건강하지도 못한 녀석이 사태파악도 못하는 어린애 원숭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죽을까봐 단식같은것으로 때릴수도 없고 위해만 주고 가만두자니 한숨 나오고 그렇다. 뭐든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과거 에고가 죽음 코앞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육체를 복원하기 위해선 과거 의식과 육체에 새겨진 습관의 단절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식과 함께 육체의 세포들도 과거 습관들을 버리게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사태파악 못하는 원숭이 길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움직이지좀 말란 말이야 제발!!"
다스칼로스가 말하는 심령이지체에 집중해 보려고 하면 좀이 쑤시다고 무의식적으로 자꾸 꼬물락대는 이 말미잘 본능부터 극복해야 뭔가 진척이 될것같다. 방심하면 의식이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심심하다고 꼼지락 대고있는 녀석을 발견한다. 지가 살려면 협조를 안할수가 없을텐데...무작정 떠받들고 예전처럼 무방비로 끌려다니지 않는다는것만 어느정도 인식시켜줘도 병마로 통증으로 협박하는 육체의 횡포는 어느정도 저지할수 있다. 잘 되겠지...결국은 누가 주인인지 원숭이가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는날이 오리라..기대해본다. 에고란 놈도 원숭이 니까 지몸을 이따위로 만들어 놨겠지..미우나 고우나 죽어가거나 건강하거나 어쨋든 내가 함께 이세상을 살아나가야할 내 몸이다.
"사랑할수 밖에 없는 나의 원숭이 육체야..다 너 잘돼라고 하는짓이야.. 너 스스로가 얼마나 위대한 생명체인지 사랑의 빛을 머금은 빛나는 몸으로 얼마던지 진화할수 있다는걸 너 스스로 자각하길 바란다. 사랑한다..I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