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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n 01. 2017

어른셋은 녹초가 돼고 아이들은 여전히 뛰논다..

아이들의 지칠줄 모르는 살아있음의 즐거움


미국에서 온 조카들을 데리고 아침부터 아이들 치과를 왔다. 미국에서 충치 치료를 받다 중간에 아이가 안받겠다고 거부해 의사가 치료를 포기했다는데 치료도중 중간에 아이가 안받겠다고 몸부림칠경우 사고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그런경우 묶어넣던지 마취로 재워넣고 끝까지 치료를 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치과 안가겠다고 울고불고 한다는데 한국에서는 외출하는게 좋고 뭘할지 몰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또다시 치과를 간다고 해도 정신없이 좋아한다. 주위에 수소문해 잘한다는 아이들 치과를 예약하고 찾아갔는데 아이들 전문 치과는 다른거 없다. 아이들 비위를 맞춰주고 달래고 얼래는거 잘해주는 병원이 짱이다.


미국에서는 딱딱하게 사무적으로 대하는 의사 선생님이 무서워 울고불고 치료 안받겠다고 때쓰던 아이가 간호원 언니들의 사탕발림과 칭찬속에 한국병원 에서는 얌전히 치료를 받는다.


보험 적용이 안돼 진단받고 오늘 치료받은것만 십몇만원이고 치료해야할 갯수가 많아서 전체 치료비용은 70만원 정도가 든다.



미국에서 지내다 한국에 온 교포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좋아하는것이 한국의 병원 의료 시스템이다. 악명높은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속에서 동생도 매달 백만원넘는 돈을 의료 보험료로 지불하면서도 그 복잡한 시스템에 왼만하면 병원가기를 포기한다고 한다.


오바마가 의료보험 시스템을 손보겠다고 시작한 오바마케어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정책철회를 추진하고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실타래를 풀기가 더 어렵게 됐다. 애초 처음부터 설계를 잘못한탓에 각종 의료 대기업들과 보험회사, 의사 병원등의 이권과 실리가 얽혀서 지금은 그야말로 어떤 정책을 펼쳐도 해결의 실마리가 안보일 정도로 엉망진창 최악의 시스템이 된것이다.


어쨋든, 동생도 한국에선 맘대로 병원을 갈수있는게 한국에서 가장 좋은점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빨 하나 아프면 차한대값이 들어간다고 하니 왼만하면 병원치료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험이 없으면 응급실에 실려가 진통제 하나만 맞아도 천만원 정도가 들고 누군가는 미국에 처음가서 아기를 낳아 인큐베이터에 한달간 아기를 넣었는데 비용이 억대가 나와 아이가 대학교 들어갈때까지 그 비용을 20년간 납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험료도 살인적 이지만 보험 드는 절차도 까다롭고 보험이 없을경우는 병원에 한번만 가도 빚더미에 앉아야 하는 황당한 시스템이 바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최악으로 실패한 케이스가 바로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일것이다. 그런 엉터리 시스템을 선진국 시스템이라고 국민들에게 사기치면서 의료 민영화를 도입하려던 기존의 국내 정치인들은 이런 미국의 현 의료보험체제속에서 고통받는 미국시민들의 엄청난 비극을 보면서 반성해야 한다. 그런 양심이 있었음 그런걸 추진하지도 않았겠지만..


아이들은 그냥 눈뜨면 살아있다는것이 신나고 새벽부터 잠이깨면 마냥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며 놀아도 지치지를 않는다. 새벽부터 수시로 깨서 놀자고 보채는 아이들 체력을 어른들이 못따라간다. 어제 새벽 두시부터 깨어나서 놀자는 바람에 엄마가 밥차려주고 이래저래 잠을 못잤다는데 아침이 돼자 그야말로 지칠줄 모르는 뛰어다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침부터 치과를 가느라 빈속에 나와서 밥을 먹어야겠기에 치과를 마친후 일산 라페스타를 향해 가서 음식점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동생이 닭갈비가 먹고 싶다는 바람에 아침을 매운 닭갈비로 시작한다. 매운것을 못먹는 아이들은 서브로 나오는 김주먹밥..


요즘에 아이들이 와있다는 핑계로 엑셀런트 아이스크림을 8박스나 냉동실에 쟁겨놓고 매일 나혼자 까먹고 햄버거도 매일 나갈때마다 어쩌다보니 나만 사먹는거 같은데 그야말로 에라 모르겠다..이왕 버린몸 맘대로 먹자라는 심정이 된듯하다. 닭갈비에 햄버거 아이스크림 냉커피가 오늘 내가 먹은 식량들이다..반면 아이들은 된장국에 김주먹밥 수박 아이스크림등 나보단 불량식품 섭취에 있어 엄마가 제어하기에 양호하다..



장미축제가 이번주까지 한다길래 일부러 호수공원쪽으로 방향을 잡은것인데 장미는 대부분 시들어 이파리가 바닥에 다 떨어졌고 오늘 날씨가 선선하다길래 돌아다닐만 한가 했더만 여전히 어른들이 돌아다니기엔 햇볕이 강하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뛰면서 소리들을 질러댄다.


실내인 아쿠아리움을 가자고 했더니 동생이 피곤하다며 다음에 가자고 하는 바람에 공원에서 냉커피 아이스 크림등을 사먹고 간단한 쇼핑등을 하고 집에 들어 왔는데 어른들은 전부 녹초가 돼서 쓰러지고 아이들만 아직도 쌩쌩하다..



원더우먼이 드디어 개봉했다. 하루종일 아이들을 쫒아다니느라 기진맥진한 나를 위한 휴식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에 밤에 심야로 보러갈 계획을 세우다 주말에 큰조카들이 오면 큰놈이랑 같이 봐야겠다고 계획을 미룬다.


엄마란 존재는 진짜로 대단하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클때까진 자신의 모든 시간과 인생을 고스란히 바쳐야 하는것이 아이들 돌보기 같다. 동생을 보면 자신을 꾸미거나 다른데 신경쓸 여력이 전혀 없는것 같다. 얼굴에 뭘 바르는걸 안해서 주근깨가 가득하고 살은 아줌마처럼 불었다. 집에 오자마자 나처럼 녹초가 돼서 쇼파에 떨어졌는데 그다음은 할머니가 맡을 차례다..어른셋이 아이들 두명 쫒아다니기가 전부 체력이 딸린다..


정말 아이들은 지칠줄 모른다..막 시작한 삶에서 몸을 자기맘대로 움직이기 시작할때 그 즐거움이 어떤건지 아이들을 보면 충분히 알수있다..아무 이유없이 아이들은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며 즐거워 한다.


어제도 아버지를 모시고 식당에 가서 하도 정신없이 들락날락 뛰어다니는 바람에 민폐 끼칠까봐 식당 마당에서 아버지가 식사를 마칠때까지 내가 맡아서 놀아줘야만 했다. 동생은 아버지를 캐어하고..


잠 자는것도 싫어하고 체력이 한계에 몰릴때까지 하루종일 뛰어다니며 몸놀림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어릴때가 생각난다.. 정말 내일이 기대되고 하루가 너무 재밌어서 잠자기가 싫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몸을 가지고 맘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 즐거움...대부분 건강하게 태어난 모든 인간들이 처음엔 다 그러했을텐데...


세상이 온통 즐거움으로 가득찬 그 기쁨은 어릴때 딱 그 한정된 시기가 있다. 그 시기동안만큼은 최대한 맘놓고 뛰어놀게 해야 하는데.. 한국의 대부분 도시속 주거형식 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특히나 아파트에서 한참 기력이 뻗쳐 쿵쾅거리고 소리지르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키우는건 정말 아이들에겐 최악이라는 생각이 든다..한달동안 어쩔수 없이 조카들도 한국왔으니 집안에선 뛰지말라고 야단을 맞고있다.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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