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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31. 2017

막 삶을 시작한 기쁨을 증명하는 아이들..

 

모든 움직이는 동물들은 소리를 낸다. 시골에 있으면 5월은 밤이돼면 새벽까지 산천초목이 쩌렁쩌렁 개구리들의 짯짓기 소리에 쩔게된다. 수만 마리의 개구리가 동시에 울어대는 엄청난 소음 Db 가 귀청을 찢는것 같다. 새들도 제각각 자기 존재를 알리는 소리를 내고 고양이도 밤에는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는 교사한 신음 비슷한 소리를 내고 닭도 목이 터져라 자기 존재를 알리는 소리를 내는데..유독 소들의 절규만은 듣는이들의 가슴을 후벼파고든다..통곡 비슷한 울음을 처절하게 목놓아 울곤 하는데 정말 듣는이들에게 가슴 아픈 파장을 만들어 낸다.


사람도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특히나, 막 뛰놀기 시작하는 나이때 아이들은 잘때를 제외하곤 하루종일 뛰어다니고 소리를 질러대며 울던가 웃던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소음을 계속 만들고 질러댄다. 영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아이들의 외계언어를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은 엄마외엔 없다. 그런 아이들이 한명도 아니고 두명만 돼서 뛰어다니면 하루종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엄마라는 존재는 이런시기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야한다. 아침에 커피한잔 마실 시간만 제발 가만히 놔뒀으면 하는게 동생의 작은 바램이다. 잘 나가던 캐리어 워먼에서 엄마라는 존재로 스스로 택해 신분전환을 한 동생의 삶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자랄때까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바쳐야 할테고 그것이 종의 보존을 위한 자연스런 순리인것 같다.



300평 대지위에 창고가 우리집의 두배만한 집에서 맘껏 뛰어놀던 아이들은 아파트 안이 좁다고 정신없이 휘젖고 다닌다. 층간소음까지 신경써야 하니 인간이 쾌적한 삶을 누리기위해 각자에게 필요한 최소 공간이란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된다. 뉴저지 사는 고모네는 마당에서 아이들이 야구경기를 한다고 하던데..


확실히 좁은 공간에서 이리저리 학원등에 치어 주눅들어 커나가는 한국아이들과 비교하면 구김살이 전혀없이 처음보는 삼촌을 눈뜨자마자 계속 찾고 막 시작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즐거운것인지 몸으로 하루종일 보여주는듯 하다. 장시간 비행의 피곤함도 아랑곳없이 도착하자마자 하루종일 난장판을 즐기더니 오늘도 눈뜨자마자 시끌벅적 장터를 방불케 한다. 이제 아버지 전원주택을 방문하고 장미축제를 즐기러 가던지 수족관을 가던지 할텐데 주말에는 형네 식구들까지 가세할 예정이므로 이번주는 가족들의 복닥거림 속에서 개인시간은 불가능할 예정이다. 삼촌으로서 최대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는게 내가 이번달 할일이다. 주어진 삶에 충실하자..나의 한달은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살아있다는 기쁨의 정신없는 소음의 전쟁터를 바라보는 시간들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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