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uman Repor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Jun 23. 2017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에고가 풀어야하는 인생과 죽음이란 수수께끼


일본 소설 원작 드라마중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후에' 라는 추리물이 있다.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어제새벽에 극장판으로 나온 단편을 보고 두시간 자고 일어나 또다시 시작되는 전쟁터같은 일상 생활속에 커피와 함께 오늘 하루 일정을 짜는중이다. 심야로 트랜스포머를 보러가는것은 일단 보류..


요즘 날씨가 무더워 조카 아이들과 함께 '아쿠아리움' 같은 주로 실내로만 다니는데 오늘은 어머니도 모시고 삼계탕도 먹을겸 홍대쪽을 나가봐야 하는 일정을 잡았다. 매일같이 아이들 소리 ,TV소리에 더해 어제는 위층에서 하루종일 공사소리 까지 들려서 그야말로 하루를 소음속에서 보낼수밖에 없는데 나 역시 소음속에서 그냥 있느니 영화나 미드를 보면서 집에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미드를 보려면 어쩔수없이 흡연실에서 지낼수밖에 없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드용 삼성 타블릿을 주문했다. 타블릿이 있으면 앞으로 남은 며칠은 담배연기가 없는 침대방에서 미드를 보면 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다 맘에드는데 동영상 관람과 호환에 문제가 많아서 일반 컴퓨터 동영상들을 보려면 아이패드 보단 갤럭시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것이 낫다고 보여진다.



매일같이 눈앞에 놓여지는 치즈케익과 초콜릿케익, 피자, 아이스크림, 과자등과 치킨과 중국집등 시켜먹는 음식들 속에서 나만 유난떨며 분위기 깨고싶지 않아 먹고죽던지 살던지 그냥 운에 맡긴채 신경안쓰고 같이 어울려 먹기로 했고 정말로 죽던지 살던지 모든건 내 의지가 아닌 신의뜻에 맡기기로 했다.


집에와서 난장판같은 생활속에 매일같이 불량식품들을 먹고 아이들과 외출하고 놀아주는 강행군에 집안에선 하루종일 담배연기를 맡아야 하는 상황에선 어쩔 도리가 없다. 어차피 '움직이는 시체' 수준까지 몸이 망가진 상태라서 더이상의 살려고 하는 에고의 발버둥은 별 의미가 없이 느껴진다.


내가 제일 못하는것중에 하나가 남에게 민폐 끼치는 일이다. 일반 보통의 에고들은 이런 상황에선 자신의 몸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집안식구들 걱정끼치거나 말거나 환자모드로 죽는다고 발버둥치다 입원해 식구들에게 임종의 슬픔을 겪게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할테지만 나는 모처럼 한국을 찾은 동생과 조카의 한국체류를 망치고 싶지도 않고, 담배를 못끊는 어머니에게 괜한 죄책감 같은것을 안기는것도 원치 않는다. 죽더라도 가족들 앞에선 끝까지 멀쩡하게 지내다 알아서 내가 정리할거 다 마치면 홀가분하게 가는것이 옳다고 판단되고 죽기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실제 그럴 생각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에고들에겐 일종의 추리물과 같은 '수수께끼' 일수 있다. 모든 다른이들과의 인연, 자신이 감당할수 없는 불행한 상황, 왜 자신에게 남들과 다른 이런 시련과 고통이 오는지 이해 못할수도 있고 모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흘러가는지 미궁에 빠진 미스테리 사건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라는 영화를 보고나서 확실하게 느끼는건 관객들에게 혼란을 주는 모든 수수께끼는 이미 잘 짜여진 결말을 역순으로 꼬아논 작가의 농간이라는 점이다. 그것을 극중에서 천재적인 추리로 풀어나가는 ' 셜록홈즈' 같은 인물이 주인공인데 인생은 각자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만 한다.


자신 앞에 놓인 '삶' 이란것에 대한 수수께끼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는 '에고' 들은 그리 흔하지 않다. 자신의 인생에 놓여진 짜임들이 수수께끼 인것 조차 인지못하는 조연들의 삶이 대다수 에고들의 삶이다. 본인들은 깨어서 활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잠들어 있는 '슬리퍼' 상태로 삶을 체험하고 마감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자신앞에 놓여진 수수께끼를 간파하고 작가의 의도를 결국 알아채는 재미가 바로 추리물이 가진 매력이다. 결국, 정답을 알아내고 나면 작가가 하나의 완벽한 결말을 위해 사건을 역순으로 짰다는것을 간파하게 된다.


나는 현재 나에게 죽어진 '고통과 죽음' 이라는 과제와 그것을 향해 가도록 현재 이렇게 가족들이 모여 복잡한 주변 환경을 만들어 논것이 신이짜논 수수께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미궁들속에서 맥없이 죽음을 당하는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돼서 그 의도를 파악하느라 열심히 천재적 머리를 굴려가며 추리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모든것이 확실하게 클리어 되고 납득되지 않으면 극은 끝나지 않는다..


내 육체가 죽음의 문턱까지 도달해 가뿐숨을 몰아쉬는 상황에서도 내가 납득하지 못했기에 인정을 안하는 상황인데 일단, 이번달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바꿀수는 없다. 동생의 한국 나들이를 망칠수도 없고 나때문에 흡연하는 어머니의 생활습관을 바꿀수도 없다. 나때문에 식구들이 먹고싶은 것을 못먹는 불편함도 싫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쨋든 식구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유난떠는것은 절대 원치 않는다.


모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일단은 이번달까지는 죽던지 살던지 나에게 던져진 환경과 상황을 받아드리고 살아남게 돼면 그이후 본격적인 수수께끼 풀이는 시작된다. 이미 수수께끼에 대한 이해와 납득은 진행중인데 직접 체험만이 줄수있는 해답들이다. 주둥아리로만 죽어가는 타인을 돕겠다고 나대는 대책없는 종교인들이나 영성인들의 머리로는 절대 풀수없는 문제들이다.



집안 자체가 아버지쪽 불교와 어머니쪽 기독교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우리집에서 동생이 나보고 하나님을 영접하고 목사님께 기도를 요청드리고 어쩌고 엄마와 나 사이에 이미 금기로 정해진 종교 문제들을 미국에서 와서 잘 모르니 나에게 또 꺼낸다. 정말 피곤하다. 어머니는 상황을 아는지라 동생이 금기주제를 나에게 말하자 긴장을 한다. 또 내입에서 어떤 불경스런 말이 나와 내 죄를 더 할까 조바심이다.


"당장 죽어가는 사람앞에서 주둥아리로 천국 어쩌고 불경외고 도를 아십니까 그러고들 하는데 죽어가는 사람이 힘이 없어서 참는거지 힘만 있으면 일어나 떠드는 원숭이들 아구창을 날리고 싶을거야." 역시나 엄마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불경스러운 말들이 내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농담처럼 줄줄줄 나온다.


인간의 가장 미개하고 원숭이라고 생각되는 점중 하나가 바로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죽음을 두려워 하기에 벌어지는 무지몽매한 일들인데 두려움 이란건  한마디로 '모른다' 라는 말과도 동일하다. 경험과 체험이 없으면 절대 풀수없는 수수께끼가 바로 '죽음' 인데 모르면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중간은 간다. 모르면서 타인의 죽음에 대해 나대는 자칭 종교인이나 영성인들을 보면 핼로 미스터 몽키임을 스스로 광고하는것처럼 느껴진다..


나에겐 에고들과 어울려 살려면 가장 피곤한 일이 그런 무지함들 과의 접촉인지라 아무리 식구들이라 할지라도 종교나 영성쪽 간섭은 나에겐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금기의 선이다. 직접 뛰어들어 체험할 용기가 없다면 입이라도 다무는것이 맞다. 죽음 이라는 수수께끼가 완벽하게 클리어 될때까지 삶이란건 뭐든지 모르는 상태이므로 조심 하는것이 좋다.


Jackson Browne - The Load Out/Stay:

https://youtu.be/rukvfk9a6r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