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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ug 04. 2017

무더위 폭염속에서..모짜르트와

하루종일 늘어지는 휴식


요즘은 비가오는 날이 아니면 매일같이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오늘은 폭염중에서도 최고치 수위에 오를만큼 더위가 심하다. 요즘 하루종일 늘어져서 128기가 메모리에 들어있는 재즈 보사 클래식등 mp3를 듣는 재미로 하루를 보내는데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 밤에 어울리는 음악, 비가 올때 어울리는 음악등등.. 모든 음악은 그에 어울리는 분위기 란것이 있다. 그런데 그 모든 분위기에 전부 나름대로 어울리는 음악이 바로 모짜르트의 음악이다. 새삼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


나의 경우는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관현악이 쾅쾅 대는건 촌스런 느낌이 들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엔 디스토션 걸린 메탈기타 한대면 되는걸 그 당시엔 그런 과격한 사운드를 내려면 전 오케스트라가 일제히 쾅쾅대는것 밖엔 방법이 없어서 그랬을것이다. 관현악은 바로크 시대 음악이 그중엔 쾅쾅 거리지 않아서 그나마 낫다. 그런데 바로크 시대가 아니면서도 모짜르트의 관현악이 쾅쾅대는건 전혀 촌스럽지가 않다. 똑같은 사운드인데 멜로디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그런 마술을 부릴수 있다는건 천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침에 햇살이 하두 아름답게 보이길래 모짜르트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나섰다.사람이 아무도 없을것이라 생각한 가장 가까운 볼품없는 바닷가 소나무밭에서 낮잠이나 자려고 나왔다가 이곳마저도 피서객들로 만원인지라 바로 발길을 돌렸다.


말이 해수욕장이지 위락시설은 편의점 하나 달랑 있는 그야말로 볼품없는 초라한 깡촌 바닷가인데 오두막 마다 가족끼리 꽉차서 고기굽느라 시끌벅적 하다. 옆에 전화로 오두막 가격 흥정하는걸 들어보니 요금도 5만원 이나 받나보다. 아무리 피서철이라 해도 외지고 후진 바닷가니까 사람이 없을것이라는 내 생각은 순전히 판단미스다.



몇년전 혼자서 전국을 돌며 캠핑 다니던때가 생각난다. 전국토가 캠핑열기에 휘말려 아무리 시골이라도 바닷가 계곡들은 텐트만 치면 주민들이 연합회를 결성하고 돈을 요구해 차라리 안휴양지 모텔가서 자는게 더 싸게 느껴졌는데 아웃도어 열기가 사라진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나보다. 돈 아낀다고 텐트치고 야영하던 시절의 낭만은 이제 한국에선 찾기가 힘들다. 글램핑도 유행해서 오두막 텐트가 펜션보다도 비싼곳이 대부분이다.



지난주 부터 근처에 있는 중국집들을 하나씩 돌며 자장면 맛보기를 하고있는데 면 시내 세개있는 중국집들은 하나같이 단합해 간자장은 1인분을 안해주는데 어제는 군시내로 나오니 역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간자장 1인분이 된다. 옛날방식으로 계란 후라이 까지..역시 음식점은 사람 많은곳이 싸고 맛있고 서비스 좋다는것이 진리이다. 간자장은 즉석에서 야채와 고기를 볶아나오는 방식인지라 사람이 없으면 일인분만 하기가 귀찮은건 사실인데 손님이 많으면 넉넉히 볶아도 곧바로 주문이 또 들어오므로 일인분씩도 부담이 없다. 중국집에서 간자장 일인분이 안되는 지역은 여기와서 첨 겪어보는것 같다.


시골 음식점들이 한결같이 음식이 맛이없고 질이 형편없는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니 식당이 대부분 주인이 사는 자기집이고 토박이들이다. 외진곳에서 제대로 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냥 노느니 음식점들을 하는듯 한데 돈벌마음은 애초부터 없이 시작한다고 보여진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음식에 인생을 걸고 성공에 자신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임대로가 싸다고 해도 결코 외진 오지에 식당을 열 이유가 없다. 순두부 전문이라고 간판보고 찾아가보면 양념은 그냥 마트에서 파는 CJ 순두부 양념을 쓰고있고 냉면은 마트에서 파는 육수를 그냥 부어서 나오는 수준이라 집에서 인스턴트 사다가 해먹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 돈만 아까울뿐..


중국집에서 족발을 같이하고 횟집에서 오리주물럭을 같이하는 이상한 조합도 흔하게 본다.한가지만 제대로 하려고 해도 엄청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는데 그냥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파는 음식들을 사서 손님상에 내놓는 경우가 거의 획실시 되 보여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리 없다. 그런 음식들을 비싼돈주고 사먹으면 외식의 장점이 하나도 없다. 깡촌 시골 식당들은 그렇다.



어른 주먹만한 두꺼비 발견..시골에서 여름에 생활하려면 파리모기거미개미 등과 전쟁을 치뤄야만 한다. 문을 열고 생활하므로 모기망은 문마다 필수다. 도시에서는 보기힘든 끈끈이 역시 필수로 식당에서도 파리 수십마리가 붙어있는 끈끈이를 발견할수 있다. 이곳에선 식당에 그런게 놓여있어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나역시 작년엔 몰라서 모기약을 뿌리고 파리채로 계속 잡느라 애먹었는데 올해는 그냥 끈끈이 열개 사다가 구석구석에 뇌두는걸로 해결봤다. 미관상은 안좋지만 파리나 모기 한마리가 한잠도 못자게 밤새 방해할수도 있다는걸 알기에 외관상 찡그림쯤은 충분히 감수할만 하다. 고독속에 파생을 마감한 새로운 녀석이 몇마리 붙었나 매일 세보는 버릇도 생겼다.



바닷가 까지 갔다가 사람들이 많아 그냥 들어오기 뭐해서 기존에 몸상태가 비교적 괜찮을때 다니던 부페식 기사식당을 들러 조심스례 정상적인 식사를 시도해 본다. 요 며칠 계속 자장면만 먹은 이유는 밥과 반찬들을 먹을경우 통증이 너무 심해서였다. 그나마 밀가루들은 건강에는 안 좋지만 소화되면서 곤죽형태가 되므로 소화되는데 통증이 좀 덜하다.


오늘은 일반인들 식사분량의 절반가량만 덜어와서 그것도 절반밖엔 못먹었다. 내일까지 지켜보고 별탈이 없으면 조금씩 정상적인 식사를 다시 시작해볼만하다.


 바닷가 갔다가 밥이나 먹고 오는건데도 무더운 폭염속에 외출을 삼가하라는 재난문자가 실감난다. 역시나 오늘 같은날 최고의 안식은 내방안에서 찬물로 샤워하고 나체로 비치타올만 걸치고 릴렉스 체어에 누워 영화나 보고있는거다. 나체로 방문을 열어놓아도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기에 외출할때도 그냥 열어놓고 잘때도 열어놓고 내방문은 여름엔 24시간 닫히질 않는다. 문을 열어놓으면 상큼한 공기에 매미소리 새소리, 방앞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풍경을 방안에서도 볼수있다. 잠깐 에어콘 틀때만 유리문을 닫는다. 몸만 건강하면 최고의 휴양지에서 최고로 편안하게 보내고 있다고 보면되는데 인간은 몸이 아플땐 모든것이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똑같은 꽃길 드라이브 코스인데 안 아플때 음악들으며 운전하는거랑 갑자기 통증이 와서 급하게 돌아오는길이 완전히 느낌이 달라진다. 외출 나갈때는 그렇게 아름답던 길이 돌아올땐 멀고먼 지옥길처럼 달라져 보인다.


갑자기 돌발사태가 어떻게 발생될지 몰라 아직 장거리 운전은 무리이고 당분간은 폭염속에서 방안에서 릴렉스 하면서 영화보고 음악듣고 만화책보고 하면서 지내는것이 가장 현명하다는걸 다시금 깨닫는다. 문제는 식사를 외출 안하고 어떻게 해결하느냐...인데 인스턴트를 먹을수밖에 없는 어쩔수 없는 처지임을 인정하면 문제는 해결된다..시골에 내려와서까지 인스턴트 라니.. 경험자로서 음식 못하는 남자들은 절대 시골에 혼자 내려올 생각은 않는게 현명하다. 특히나 환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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