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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Oct 25. 2017

국화대전 축제, 군것질을 위한 나들이..

가을날 축제장을 가다..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해 영광 법성포에 들러 굴비 정식을 아침으로 먹고 11시가 다 돼서 함평에 도착했다..일인분이 안되는지라 그동안 제대로 된 식당 메뉴를 먹지 못했는데 두명인지라 굴비정식이 된다..새벽에 일어나 수원에서 나를 데리러 와서 함평까지 데려다주고 오후에 매장에 출근하면서 톨게이트 비용에 기름값 식사비용까지 무조건 자기가 낸다고 우겨대는 고마운 후배녀석에게 어떡게 보답해야 할지..나를 내려주고는 일하러 부리나케 서울로 쉬지도 않고 떠나버린다. "내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께 평생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차를 고치려고 살펴보니 그때는 사고직후라 몰랐는데 굉음 나는건 둘째치고 한쪽면 차체가 완전히 긁히고 이그러져서 아수라 백작 모양이 되어있다..마후라를 고친다해도 외관이 흉칙한 녀석을 수리해서 타야하나 폐차해야 하나 또다시 갈등이 생기지만 당장 차가 없으면 꼼짝을 못하므로 일단은 수리해서 아수라 백작 차를 당분간은 타고 다니기로 한다. 지금 상황에서 쪽팔리는게 문제가 아니지..시동을 걸어보니 일단 시동은 걸린다..


앞쪽 마후라가 완전히 파열돼서 대포쏘는 소리를 내며 시내까지 조심조심 운전해 차를 맡기고 차 수리하는 동안 바로 옆 엑스포 공원의 국화축제 구경에 나선다..


 

시골 축제 답게 축제장 바깥에서는 장터가 열리는데 으싸으싸 품바 뽕짝 매들리 공연을 한다. 온갖 주점부리가 널렸는데 옛날 생각이 나서 옛날식 핫도그를 하나 달래본다.. 그런데 실수를 해서 가격을 안 물어보고 먼저 달래고 나서 얼마냐 물어보니 3천원을 부른다.. 3천원이면 축제장에서 키다리 핫도그를 먹을수 있는데 미리 가격을 물어보면 천원 이나 할것 같은데 시키고 물어보니 바가지를 씌우는게 확실해 보인다..이미 시켜서 데우고 있는지라 어쩔수 없이 사먹을수 밖에..



국화축제는 작년에 버섯 날라주면서 구경한 기억이 불과 얼마전 같은데 어느새 일년이 지났다..올해도 작년과 다를바 전혀없다..그럼에도 평일임에도 사람들은 북적북적.. 혼자간 나에겐 데이트 코스도 아니므로 오로지 주점부리만 관심이 간다..작년에 먹었던 녀석들이 그대로 있을라나..



나같은 경우는 위가 암세포에 잠식돼 기능을 거의 멈춘 상태인지라 정상인 만큼은 먹을수가 없다. 음식을 먹기전후로 병원에서 준 소화제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의사말로는 수술하게 되면 위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고 한다.) 점심을 제대로 된 식사를 할까.. 아님 이것저것 주점부리로 때울까 고민하다 아침도 굴비 정식으로 든든하게 먹은지라 주점부리로 때우기로 한다. 방금 튀겨낸 찹쌀 도너츠는 진짜 맛있다..유기농 더치 커피라는걸로 마무리 하려는데 정말 맛없다. 이건 아냐.. 뭔가 이상하다..롯데리아 에서 마블콘을 좀전에 먹었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또다시 사먹는다..


차를 고쳐서 숙소에 돌아와 방문을 열어보니..119 불러서 황급히 업혀나오던 상태 그대로 난장판이 벌어져 있다. 커피잔엔 남은커피위에 곰팡이..싱크대는 음식 썩는 악취에 방 바닥엔 실려가기전 오버이트 해논것까지 그대로 말라붙어 있다. 일단, 사람사는 방처럼 만들기 위해 온기를 넣어야겠기에 보일러를 튼다. 온돌방의 특징이 돌인지라 한번 데울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점.. 그러나 한번 데워 놓으면 온기가 무척이나 오래간다..대충 치워놓고 일단 음악을 틀고 한숨돌린다..악몽같은 집안 환경에서는 벗어났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후배에게 이야기 들으니 내가 장파열로 응급실 실려왔을때 엄마가 오셔서 처음엔 수술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셨다고 한다. .더 고통스럽게 만드느니 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는 말인데 의사가 설득해 수술에 동의 했다고 한다. 엄마는 그때 나의 임종을 보러 병원에 오셨던것이다. 아버지를 사람들 시켜 강제로 요양원 보낸것도 남에게 맡겨놓으니 당연 정상적인 요양원이 아닌 나라에서 지원금을 노리고 노인들을 감금하는 악덕 요양원으로 보내지는 바람에 아버지는 똥 기저귀를 차면서도 현재 요양원 이라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거부 하신다. 어머니는 눈이 잘 안보이니 주변정리랍시고 일만 벌리고 자기는 죽겠다고 약을 먹어서 그 후유증으로 중환자가 돼있고..


내가 죽음 문턱까지 갔다 간신히 숨을 돌리고 병원에서 막 퇴원했음에도 집안에선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기울일 상황이 아니다..도리어 이것저것 시키고 내가 중환자라는 사실조차 인식못하는듯 하다..퇴원도 혼자서 일처리하고 짐들고 택시타고 했는데 앞으로 통원올때마다 보호자 동반 필수라고 하니 어찌해야 할지...지금으로선 답이 없다. 이미 배를 갈라논지라 지난번처럼 그냥 치료를 포기하면 되는 상황도 아니다.


어제는 퇴원하자마자 휴식은 커녕 아버지 심부름 시키는 전화에 시달리고 아버지 어머니 온 가족의 불화...하루종일 난장판속에서 스트래스로 당장 죽을것만 같았다. 일단 도망치듯 퇴원하자마자 하루만에 시골로 도망치듯 내려오긴 했는데 이곳도 병원을 다니려면 정리해야만 한다..혼자서 정리해야 할게 너무 많은데 오늘은 일단 좀 쉬는게 좋겠다..걱정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수있다. 오늘은 쉬고 걱정은 내일부터 해도 늦는것은 아니다. 우선은 움직일수 있는 차가 있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서 주변 정리를 깔끔히 해야 맘놓고 아플수도 있고 죽거나 살거나 병원도 다니고 할수 있을것 같다. 통원치료시 보호자 필수 동반문제는 그때가서 걱정해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몰라 배째..그러다 진짜 배쨌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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