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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2. 2018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해...

몸을 처음부터 세팅하는일 서두르지 말자..

 

다시 제로지점에서 시작이다. 아침에 몸이 으슬으슬 춥더니 몸살 감기 기운이 싹 코팅돼서 땀을 흘리고 있다. 몸안에 장기라고는 소장 하나가 달랑 있어서 예가 지금 자기가 무슨일을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점점 심각상태로 빠져들게 되는건 위장이 없어서 입으로 역류되어 토하는 현상 때문인데 먹고 마신게 전혀 없는지라 아래로만 초록빛의 물이 하루종일 어제부터 뿜어져 나온다. 위로 오바이트 까지 가세됐다간 진짜 응급상황에 빠지게 되는게 무서워 의사들도 쉽게 금식령을 철회내리지 못하고 있다.


CT를 찍고나서도 금식은 풀리지 않았고 금식이 열흘이 넘어가고 있는데 혈압수치까지 떨어지는게 병원 입장에서도 상당히 곤란한 상황인가 보다. 하루에도 혹시나 하고 혈압재러 시간마다 방문을 해서 기록해 간다.


아침에 CT를 찍고 피검사를 몇번 하더니만 결국 수혈을 하자고 한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한달전에 겨우 정상수치 근처까지 올라왔는데 다시 7점대로 추락했다고 한다. 6점대까지도 있어봤는데 ... 결국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혈...혈액을 걸러주는 비장이 없는 상태에서 맞는 수혈인지라 더 마음이 안간다.



어제는 일요일인데 갑자기 체온이 무진장 올라가기 시작해서 체온이 더 올라가거나 오버이트를 하게되면 코에다 관을 삽입하는 시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코에다 관을 삽입??  정신이 버쩍드는 소리다.


열을 내려보겠노라 말하고 씻고 찬물로 수건을 행궈 목과 얼굴을 덮고 룰루랄라 했더니 정상체온이 됐다.. 코에다 관을 넣는 이상한 치료를 안하게 돼서 오 예 하이퐈이브,,,


혈압이 한도 끝도 없이 내려가길래 다 포기하고 그냥 누워서 고모들이 고모부랑 병문안 와서 한두시간 수다떨고 맛있는거 사먹으라는 슬픈 기원을 담은 용돈을 받고 다시 혈압을 재니 정상수치가 돌아왔다...


그때는 간호사랑 오-예 하고 정상으로 지내기 위해 최대한 혈압을 더 이상 안재고 버티려고 했는데.. 저녁이 되니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저혈압 본연의 모습으로 굳어져 간다. 체온도 그렇고 혈압도 그렇고 기본이란게 없다. 의식에 따라 정상수치도 됐다가 저혈압이 되기도 하는지라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어제부터 지금까지 혈압만 무수히 반복해 제고있다..


가득이나 재미없는 입원 생활에 금식까지 해야하니 입원하는 재미 제로이다.식사를 안하면 마냥 잠만 자게돼서 간병할일도 거의 없다. 간병 아주머니는 눈치보지 말고 식사시간 맘대로 먹고 오시라 하고 특별히 할일 없으니 드라마 보고 오시라 하고 그래도 될까.. 눈치보시는 아주머니에게 다른 두말하거나 거짓말 하는 영감님들처럼 허락해놓고 안돌봐준다고 트집잡는 사람이 아니란걸 납득 시키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늙으면 정말 추해진다.. 간병인 아주머니 입을 통해 듣는 간병인 들의 생활 그리고 환자들 이야기... 정말 싫어 인간들..하루일당 준다고 할일도 없으면서 쉬는꼴은 못보는 갑질 아픈노인들 싫고 그런 치매노인 붙잡고 간병인 아줌마가 첩처럼 꼬셔서 가족들끼리 소송걸게 만드는 경우 이야기도 들었다. 조선족 중에 간병인 아주머니가 많은듯 한데 당장 스트래스 없고 안정받아야 할 환자에게서 일반인들 보다 더 기가막히고 코가막힐 별의별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병자월드 한국생활이다. 대부분이 늙은 노인들의 치매끼가 그런 추태들의 원동력이다..


육개월간 피눈물 참아내며 꼼쳐둔 마약패치 여유분을 형한테 집에서 가져다 달라하니 간호사 앞에서 이거지? 하면서 쑥 내민다..ㅠㅠ 바로 압수.. 현재까지 병원에서도 내가 가져온 비상용 패치로 때우고 있다. 원래 계획은 정상분량은 병원에서 관리하게 놔두고 몰래 증강해서 엉덩이에 붙이고 지내려던 계획이었는데 일반인에게 마약류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주의를 주지못해 벌어진 일이다..


지금의 나에게 위안을 주는 유일한 물품이 마약류 진통제 외에 없다.. 매일같이 간호사에게 용량 제한없이 엑스트라 주사를 놔달라고 사정하고 징징대는거 얼마나 짜증나는가...한숨나와 어휴...... 하루 졸라서 다섯통 정도의 주사를 더 맞는데 세가지의 진통제를 동시에 맞고 부치고 하면서도 모자란다고 더달라고 하는것 자체가 놀라운일이다.


일반인 같았음 내가맞는 용량의 3분의 1만 맞아도 저세상으로 갈거란다.. 그러나 어찌하리 항생제와 진통제... 지금의 나에게 허용된 몇가지 안되는 귀중한 양식중 하나이니.... 항생제 보단 진통제가 그나마 맛있으니 계속 배고프다 더달라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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