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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24. 2018

장패색 유착증으로 응급실에서 4일째...

위장이 없으면 이런것도 겪어야 한다..


지난 토요일 갑작스런 지독한 통증으로 꼼짝을 못하게 돼서 119 에 실려 응급실로 올수밖에 없었다..


장이 멈춰버려 장패색이 온것인데 원인은 삼선간짜장을 맛있게 먹고 물을 못먹어서 발버둥치다 아이스크림 하드를 연달아 두개째 먹고나서 장기능이 올스톱 된것이다..


얼마나 꼼짝 못하고 다급했던지 옷도 못챙겨입고 수면바지 입은채로 실려와 그모냥 그대로 응급실에서 버티는중이다. 입원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우물쭈물 의사도 결정을 못내리고 열흘만에 어쩔수없이 또 CT를 찍고...


비오는 주말 국립병원의 응급실은 그야말로 난장판 전시를 방불케 한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환자가 아니면 바로 내보내는 시스템이다..사람이 너무 몰려서 현재 입원실 증축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몰려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입원실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인지라 그다지 다급하지 않은 환자들까지 입원실을 얻기위한 꼼수로 응급실을 찾아오는 바람에 대기하고 바로 내보내고 정신없이 분주하다..그다지 위독하지 않은 평범한 암환자로 제대로 대접받고 싶으면 시장판 같은 대형 국립병원은 피하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통제 달라고 애원하는 상황이 또다시 연출된다.. 정신병 환자까지 들어와 난장 부리다 격리실로 가더니 결국은 경찰이 와서야 겨우 수습이 된다.. 그런 난장판 상황에서 잠을 잘수 있을리 만무하다. 오늘이 화요일 이니까 4일째 인데 토막토막 언제 잠을 잤는지도 불분명 하다..



장이 꼬인채 멈춰버린 통증은 안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일단 코에다 관을 집어넣어서 막힌 변을 코로 뽑아내겠다는데 내가 제일 못견뎌하는 고문이 바로 코에다 관을 삽입하는 시술인지라 거부..억지로 삽입하다가 역시나 실패.. 그것도 임기응변 통증을 줄이는 시술로 치료는 아니다. 당연히 거부다. 나머지 방법은 오로지 장이 풀릴때까지 움직이고 운동하는 방법밖엔 없단다. 그래도 안되면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때부터 물한모금 안 마신채 계속 자폐증 처럼 병원안을 걷고 또 걷는중이다.. 오늘은 비가 그쳐서 뒷동산 공원 운동기구를 이용중..병원안은 낮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돌기가 좀 민망하고 밤에만 유령처럼 돈다.


현 상황을 너무 우습게 봤다..내 장은 짜장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그런 정상인들의 흉내를 내도 탈이 안날만큼 건강한 상태가 아니란걸 확실히 깨닫는다. 수술한지 한달조금 지나 생명력이 약한 장이 온갖 불량식품과 하드 공세에 견디질 못하고 멈춰버린것인데 통증때문에 마약진통제를 안쓸수가 없고 진통제는 마비를 더욱 강화시킨다.. 그래서 의사는 최고치 통증이 아니면 가급적 진통제를 안줄려고 하고 난장판 속에서 진통제 달라고 애원하는 줄다리기를 며칠간 해야만 했다.


통증이 조금 가라앉으면 무조건 움직여서 다시 장을 작동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또 움직인다.. 단순히 약물 스탠드를 끌면서 가볍게 산책하는 것인데도 목숨걸고 한다.. 조금만 더 하면 집에 갈수 있을것 같은데.. 매일 피뽑고 엑스레이 찍고 검사만 해대는 입원을 해야하나 갈림길에 있다.. 입원이냐 퇴원이냐.. 오늘중에 아마 결론이 날것같다. 물을 마셔보고 별탈이 없는지가 관건..집에가면 수액을 맞지못하고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이 막힌채로는 집에 갈수가 없다..날씨는 촉촉한게 참 좋은데 그지꼴로 오로지 집에 가기위한 걷기 ing ... 장아 움직여라..아무 생각없이 머릿속을 비운채 몸만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모양새가 제법 처절하다..ㅋ


* 결국 입원결정...

Snow Flower || Hayley Westenra - Lyrics [HD Kara+…:

https://youtu.be/9Dz7_k5AN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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