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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23. 2018

오늘을 살아보자. 햇살 비치는 봄날 이니까..

뭘해도 괜찮아 살아있으니까..


어제는 부처님 오신날이고 비가 왔다. 지인들이 같이 점심 먹자고 해서 모처럼 홍대 나들이를 나가서 간단한 볼일보고 중국요리 이것저것 시켜서 맛보고 차 마시고 빗방울이 거세져서 집으로 바로왔다. 사실은 들어가는길에 만화책을 좀 사려고 알라딘 서점을 들렀는데 주차창이 만차라 한참을 뺑뺑이 돌다 그냥 들어왔다. 꼭 만화책을 사야만 하는것도 아니고 사고싶은 책이 있었던것도 아니다.


원피스 만화책을 전권 구입하려고 좀 깨끗한 중고를 찾아보려는데 출간만 돼면 바로 헐값으로 넘어가는 다른 만화책들 과는 달리 원피스는 한국에서도 매니아층이 두터워 찾는사람이 많아서 물건도 별로 없고 중고 가격 시세가 새책과 별반 차이가 없다.


88권 전권을 사려면 새책이 40만원 정도하는데 중고도 깨끗한 책은 35만원은 줘야 하니까 결국 한달동안 뒤졌지만 새책을 사는것이 낫다란 결론을 내리게 된다. 90권 분량의 책을 진열할 공간이 만들어진후 지를 생각이다.( 언제가 될지는...)



워낙 편수가 많아 DVD 는 정발이 1기 밖에는 발매가 안된거 같아 1기DVD 만 구입했다. 20기 까지 연재중인지라 DVD 가 만약 정발된다해도 그 분량도 장난 아니게 된다..


어제 홍대 뽑기방에서 ‘원피스’ 피규어들만 들어있는 박스를 노리고 계속 시도했으나 기계조작을 해서 일부러 떨어뜨리는데는 못당하겠더라.. 토니토니 쵸파 피규어를 뽑으려 하다 4천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옆에있던 지인들은 뽑기쉬운 다른 인형들을 뽑으라 하는데 내가 갖고싶은 인형은 원피스 피규어다. 다른 인형은 뽑혀도 처치곤란..  결국 원피스 피규어를 가지고 싶으면 차라리 제돈주고 구입하는게 이득이란 결론을 낸다. 집에와서는 원피스의 싸우전드 써니호 조립식 키트를 주문한다..조립식 장난감을 만져보는게 거의 40년만인것 같다..


병원서 퇴원하고 거의 한달넘게  만화책과 원피스 애니 보느라 사는것 자체를 잊어버리고 지냈다.. 제작사가 지긋지긋 하게 편수를 늘리려고 발악을 했다는것을 느끼면서도 700편이 넘는 애니메이션을 날씨가 좋거나 말거나 식사를 하던지 말던지 잠도 그냥 애니보다가 의자에서 며칠에 한번씩 기절하는 형식으로 때우면서 기어코 도플라밍고 결전까지 다 봤다..


한편이 25분 정도인데 주제가 나오고 원피스 소개 나오고 전편 줄거리 나오고 다음주 예고 잘라내면 본편은 15분 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다. 이걸 매주 한편씩 나눠 보려면 에피소드 하나만 가지고도 백편을 넘게 끄는지라 일년을 넘게 매주 본다는 이야기 이다.. 어쨌든 이제 겨우 연재 따라잡았으니 원피스의 늪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날때가 됐다.. 햇살도 즐기고 음악도 듣고 커피도 마시고 제법 살아있음을 누려야겠다..


어제 집에와서는 전날 밤세고 타블렛에 담겨있는 다른 만화책 남은 분량을 새볔까지 완결까지 봤는데 ‘꼭두각시 서커스’ (43권 완결)란 작품이다.. 이것역시 한 소개글을 보고 꼭 봐야겠다 찍어논 작품인지라 읽기 시작했는데 스토리가 처음엔 그런저런 만화인줄 알았다가 10권쯤 돼니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가 펼쳐지더니 반전에 반전을 거듭, 결국은 완결까지 날밤을 홀딱 잡아먹게 만든다. 굉장한 만화라고 밖에..


꼭두각시 서커스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작가가 엄청 고심하며 만들어낸 작품이다..작가가 보여주는 영생하는법이 다른 육체에 기억과 인성의 다운로드를 통해서 라는 방식은 내가 생각하는 에고가 데이터의 산물이란 생각과 일맥 상통한다.. 그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하게된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자기’ 라고 생각하는것.. 그건 사실 에고가 듣고보고 자란 경험 데이터의 축적에 다름 아니다. 인간들은 그런 지난 과거의 누군가 데이터 인생을 흔히들 전생 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나’ 라고 하는 작은 의식속에서 갖가지 제한들을 뒤집어 쓰면서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 그리고 에고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계를 접하게돼면 그것을 뻥 이자 거짓말 이라고 부정하게 된다. 대부분의 지인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받아들일수 있는 한계속 데이터를 초과하는 이야기 에는 내가 거짓말을 하거나 뻥을 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미국에서 프로 레이싱 선수가 되겠다는 친구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프로가 되기까지 30억 가량의 비용이 들었다고 들었던지라 잡담중에 들은 그대로 이야기했을뿐인데 후배는 내가 뻥을 친다고 놀려댄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기가 살아오고 겪어온 40몇년간의 데이터에는 그런 수십억이 소요되는 세계적인 프로 카레이싱 세계의 정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으로 그런것을 위해 30억을 쓴다는것은 미친사람짓이라는 생각이 내 잡담을 거짓말 이라고 딱 잘라 버리게 되는것이다.


나는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때 ‘오 그런 세계가 있군’ 하면서 그냥 받아들였고 들은대로 같은 이야기를 했을뿐인데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의식은 ‘거짓말’ 이라고 단박에 반박을 하고는 거부하게 만드는 것이다. 궂이 그걸 납득시킬 이유는 없다..


몸이 아픈 사람은 의식도 아픈경우가 많다. 의식이 아픈 사람은 다른몸에 옮겨가도 그 몸뚱아리도 마찬가지로 결국 아프게 만든다. 몸이 아픈건 어쩔수 없더라도 의식은 아프지 않아야 그나마 조금씩 호전되는 삶이 전개된다.


나의 경우는 내가 아프다 생각하고 죽겠다 맘먹으면 일주일이면 자연스례 자연사 부근까지 갈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부정적 의식에 위안을 삼아 함몰되기 보다는 건강한 의식에 초점을 맞춰야 지금처럼 잠도 안자고 만화만 보면서 식사도 거르고 줄담배로 폐가 아침에 뻑뻑해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아픈 의식에 동조를 구하고 그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사람들 보다는 건강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것이 낫다.. 내가 죽을만큼 비참하고 아프니까 화내고 절망하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거라고 오해하는 환자분들이 많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이해하고 잘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면 나는 할말이 없어진다..



나는 위장이 없어서 음식을 조금밖에 못 먹는다. 먹는게 즐거움이 아니기에 조금 먹는것 이나마 무조건 맛있어야 하고 먹고싶은걸 먹자란 주의다. 병원에서 받아온 영양제 엔커버는 맛이없는 관계로 거의 안먹어서 그대로 남았다. 반면 나와는 반대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몸을 생각해 환자는 맛은 포기해야한다 라는 주의다.


누가 옳다고 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각자 좋은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무조건 자기가 옳다고 자기말 무시하는 나는 더 고생해야 정신 차린다고 악담 비슷하게 우겨대면 나는 할말이 없다. 그런 환자의 의식속에 나는 동조할 맘도 없고 끌려갈 일도 없다.


건강도 그렇지만 돈도 사람 의식을 병들게 만든다. 그냥 다른 부유한 사람들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자기와 상관없다고 말도 못꺼내게 하거나 적개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파에 찌든 중년층 대부분이 그러해서 모처럼 모여서 세상살이 잡담을 하려해도 대화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자기와 상관없는 부유층 이야기라면 그냥 그런거군 하면 되는데 마치 적이라도 되는양 적개심을 보인다면 그만큼 지난 데이터가 금전에 병들어 있다는 말이다. 돈이 없다고 의식이 움추러들고 병들 이유는 없다.. 페라리를 모는 젊은애를 보면서 관심이 없다면 이야 좋겠다 그럼 그만이다.. 억지로 적개심을 보이거나 찬양할 이유는 없다. 무관심이 아닌 부에대한 적개심은 그만큼 자신의 관심이 상처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젊은층의 헬조선 이란 단어는 젊은층의 분노를 잘 나타내는 단어다. 물론 주범은 우리 세대이고.. 금전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는 사회가 어서 왔으면... 상처받은 젊은층의 집단의식에 기대를 걸어본다..


눈뜨면 빈속에 커피부터 들이붓고 담배를 무는 습관은 죽을 고비가 눈앞에 있어도 달라지진 않는다..  그동안 원피스 만화의 늪속에 빠져 허우적 댔다면 이제는 햇살도 즐기고 음악도 듣고 잠도 좀 자고.. 오늘을 즐겁게 살아보자란 생각이 든다.. 왜냐면 오늘은 비도개고 햇살이 좋으니까..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햇살이 이렇게 부드럽게 비추게 돼면 그냥 즐거운 일이 많아질것 같다..


Diego Modena & Jean Philippe Audin - Zamba

https://youtu.be/piqfmr3Qt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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