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준으로 하면 이세상 인간들 거의 전부가 가진자 들이다. 가진자들은 없는 사람 마음을 알기 힘들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한다. 자기 기준으로 이해하려다 보니..'전부 나같으면 ...' 을 바탕으로 한 자기 이야기 이다.
몸이 안좋다거나 아프다고 불평하는 사람 역시도 나에겐 가진자의 엄살로 들리게 된다. 아프건 뭐건 일단 대부분 가지고는 있잖아.. 나는 아플만한 것도 진짜 없다..
어제 간만에 친구가 나이먹고 오십나이에 방통대 입학했다고 해서 축하해줄겸 비교적 시간과 생활에 여유있는 지인들이 북한산 자락밑에 모였다. 안정된 직장에 자녀교육 시키면서 그런 마음을 낸다는것이 대단해 보인다. 그동안 자기는 몸이 약해서 란 이유로 못하던 일들도 나를 보니 핑계일뿐 이라는..
둘러보니 모인사람들중 이 나이에 짝없이 혼자인 경우는 나 혼자다. 나만 짝이 없구나.. 거기다 나만 오장육부를 못가진 일장 육부 인간이네.. 나처럼 장이 거의 없는 사람이 그리 흔한건 아니니 다들 있는 사람들인 거다. 한두개쯤이야.. 없어도 괜.....할수도 있겠지만 위장도 없고 췌장도 없고 비장도 없고 대장도 없고..모 이래...ㅜ
20대 30대는 없어도 미래를 기대하고 앞날을 바라보지만 40대 이후 중년은 액면가가 그사람으로 드러나게 된다.지금의 액면 그대로의 내모습이 남이 보는 나인거다.어쨋든 내가 그렇게 되고보니 인간들 사는 모습들이 정말 다들 이뻐 보인다.별것도 아닌걸로도 악쓰고 울고불고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도..아웅다웅 해가면서도 다들 잘들 이쁘게 인간처럼 사는것 같아..
구파발 롯데몰 안에 정말 이해가 가지않는 가게.. 떡복이 1500 탕수육 1500이 가격으로 어떻게 이런 음식을 팔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스테리다. 음식도 절대 형편없지 않고 맛있다. 방안에만 있는사이 처음보는 음식들 가격 문화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산자락 밑에 지난번 반찬까지 맛있게 먹은 갈비집.. 내가 축하해 준다고 모이자 했으니 밥값은 모처럼 만에 내가...그동안 주변에 시체 취급 당하느라 밥값 내는게 얼마만인지...위장이 없는데 내가 제일 잘 먹는다나..
어쨌든 맛있게 식사를 하고 산밑 팬션같은 단독에 살고있는 친구집에서 산을 바라보며 커피타임...직접 담갔다는 된장과 직접 구운 도자기 그릇 밭에서 딴 상추 고추등을 얻어서 밤늦게 집에 왔다.
요즘은 삼일에 한번 자는것이 일상적으로 굳어지다시피 한 바람에 밤새 날밤새고 영화보다 지금 아침에 약타러 병원에 와 있다.. 삼일간 눈 말똥대고 영화보고 만화보고 하다보면 눈이 너무 아파서 어쩔수 없이 삼일에 다섯시간 정도 잠깐 자곤 하는데 잠드는게 그다지 재미가 없어서다.. 당연하다.침대에 누워 잘수가 없으니...
몸을 그만큼 혹사 시킨후 자려고 눈을 감으면 몇초안에 몸은 가사상태로 빠져들지만 정신은 깨어있는 상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잠들때 의식이 먼저 다운되는것과 정반대다. 뇌파가 세타파 상태로 유지되면 루시드 드림으로 가기도 쉽고 내면과 마주치는것도 아주 쉽게 된다. (일반적으론 보통 인간들은 그 상태에선 무서운 가위를 눌리게 된다.)
눈을 감자마자 엄청난 비명과 통곡소리가 온몸에 울려퍼진다..귀신인가?? 가만히 들어보니 수술하는 동안 마취했답시고 째고 자르고 마구 난도질해 놓고는 무시했던 내 몸뚱아리가 내지르는 비명이다.. 미안.. 마취당해 일주일간 비몽사몽 한지라 미처 몸이 얼마나 아픈지 몰랐어... 토닥토닥...
요즘 병원은 통증 클리닉만 한달 한번 다니는데 항암을 거부한대신 두달에 한번 CT 검사 하기로 했다.. 방사능 듬뿍 받는거지만 어쩔수 없자나... 통증 클리닉은 여지껏 끊지못한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 때문이다.
의사들은 절대 ‘중독’ 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증세는 아편이 원료이니 매한가지 인데 왠지 중독하면 마약중독 이라는 어감 때문일것이다.. 중독 이라는 용어대신에 약물 의존성 증상 이라고 한다.. 점점 시간은 짧아지면서 양이 늘어나고 약효가 사라지면 몸이 중증 몸살 이상으로 괴롭다..아픈게 아니라 괴롭다는거.. 어쨋든 약간의 괴로움을 감수하면서 끊기위해 일단 절반으로 줄이는데는 성공..
원피스 전집을 비롯해 그림 이쁜것으로 미친듯 만화책을 사모으다 보니 어느새 한가득 주체하지 못할 만큼 쌓였다. 영화DVD 도 너무많아 8tb 외장하드를 직구로 구입.. 며칠 밤을 새가며 옮기는중이다.. 내가 뭐하고 있는걸까... 잠을 안자는 대신 약간 멍한듯 둥둥 세상을 떠다니면서 진료를 기다린다... 병원에 들어서니 울컥... 정말 힘들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줄여 보겠다고 마약패치 용량을 쪼개서 처방 받으니 양이 상당히 많아졌다.. 마약류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미국에선 처방남발로 부작용 사망사례가 많다. (국내에도 몇년전 50 처방받은 할아버지가 사망해서 의사가 의료과실로 처벌받은 기록도 있다.) 어쨋든 말장난 같지만 중독이 아니라 약물 의존증세 라니까... 노력하면 끊을수 있다.
산책 하다가 집에가서 또 만화보던지 영화보던지... 나쁘지 않은 날씨와 더불어 새로운 하루 시작이다.. 잠도 안자면서 하루종일 담배를 입에 물고 사는것만 좀 자제해야겠다.. 담배 때문에 죽겠어... 삼일동안 잠 안자고 하루종일 옛날 버릇 줄커피 + 줄담배 맘껏 즐기기... 좀 심했던거 같어.. 건강은 건강할때 챙겨야 하는데 이미 바닥을 친지라 별 의미가 없지않나.. 하는 심정이 든다..
어제 와인 이야기 했더니 와인이 생각난다..대부분 십년이상 알고 지낸 지인들 모두 나이들이 있으니 대부분이 생활들이 안정되고 여유있는듯 하다.. 나만 정말 없이 사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다들 있잖아...정말로 그래서 힘들다고 하면 엄살같단 말야..ㅎ 누구도 내말에 반박을 하지 못한다..사실이니까.. 얼마를 더 살지 그런건 그다지 관심없고..어떻게 폼나고 즐겁게 남은 인생 쓸모있는 마무리를 할까...계속 생각중이다... 숨만 쉰다고 살아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좀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