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죽음이랑 몇년 놀아보니까 많은걸 알게됐어. 몸뚱아리 그렇게 지긋지긋 끝장 몇년 아파보니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정말 잘 알것같아..
가장 큰 깨달음 이랄까.. 핵심만 남겨볼께..
삶과 죽음은 선택의 문제라는 거야.. 죽음이 그다지 유난 떨만큼 대단한 사건은 아니라는것. 지나고 나서 보니까 괜히 죽는다고 감상에 빠져서 몇년 잘 논듯해. 죽음이 자신을 어쩌지 못한다는걸 알게돼면 에고가 아무리 비명 질러도 나는 차분하게 바라볼수 있어.. 죽음은 언제든 내가 원할때 선택할수 있고 다룰수 있는 사건일뿐,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불가항력 적인것이 아니란 이야기 이지..
몸뚱아리 장기가 송두리째 없어지면 몸에 끌려다니던 이전 인간들처럼 생각하면 안돼.생활이 힘들어. 몸을 지배해서 봉사하고 협력하게끔 관계를 확실히 해야해.. 아니면 일반 에고들 처럼 몸뚱아리의 노예로서 죽어갈수밖에 없어.. 그것도 아프고 힘들면서.. 아프고 힘든건 싫으니까 이제 몸뚱아리로 쓸데없는 모험은 안하게 돼.. 몸뚱아리에서 파생된 의식 에고는 나약한 존재니까 말야..
친구 아픈걸 보니까 알게돼. 인간들의 몸 아픈거 병은 개개인 몸뚱아리 고쳐서 근본을 낫게할수는 없다는것.. 사회와 환경이 개개인 병의 근원이란게 확실히 보였어. 사회가 병들어 개개인들이 아프다는거야..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내는 인간종 품성이 개량이 되지않는한 병을 없앤다는건 그때만 눈가리고 아웅 쳇바퀴 도는 얘기지..병주는 사회를 바꾸려면 인간 품성의 품종 개량이 답이야.. 그것도 대다수 임계질량이 넘어가 집단의식이 변할때 사회가 바뀌게 되겠지.
올해 겨울은 바뀐몸 적응하는데 전념할 생각이야.. 아팠던 덕분에 죽음이 너무나 친숙해져서 친구같고 두렵지 않아.. 그냥 관념으로 에고가 잘난듯 ‘죽음이 무섭지않아’ 하는것과는 다른 얘기야.. 아무리 얘기해도 에고들은 이해를 못하고 자기 프래임안에서 내말을 받아들일테니까 내가 무슨말 하는지 이해 시키기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쨋든 진짜로 그렇다고.. 아무리 대화해 봤자 ‘당신들은 그렇다 해도 나는 아니예요’ 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어.. 장기하 신곡 제목이 ‘ 그건 니 생각이고..’ 라고 하던데.. 그렇다고.. 에고들과는 아예 ‘죽음’ 에 대해선 이야기를 않는게 가장 현명한듯.. 너무 무서워 하니까.. 그동안 집단의식은 나에게 죽으라고 밖에는 말해주지 않았고 나는 따를맘이 없었고.. 지금도 그래.
죽음을 선택하려던 기로 순간에 죽기 머뭇한 이유는 정말로 방청소를 못해서야.. 남의집 방 빌려 살던때라 민폐 끼치긴 싫었으니까.. 지금 내방도 짐이 많아 나 아니면 치울 사람이 없어서 일단 머뭇한거고..게을러서 아직 청소를 못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네. 죽기엔 너무 게을러서.. 농담이 아닌 진짜야.
죽고 사는 문제는 일단 안하기로 했고 앞으로는 내년부터 먹고사는 문제를 또 시작해야 하니까.. 내년봄을 위해 달라진 몸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올 겨울은 번데기로 보낼거야.. 다른 사람들이랑 몸 부속이 많이 부족하고 달라서 남은 부속 (소화기관은 소장 하나 남았어) 아나로그에서 슈퍼 디지털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힘들어질테니까.. 몇년간 아프느라 수고한 물루에게 휴식을..
햇수로 3년간의 투병기록은 이제 마치려고 합니다. 작년 겨울, 창자 끄집어 낸채 항암맞고 가장 힘들고 어려울때 응원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잘 살아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