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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04. 2019

연극 잘 보고 왔어요

미세먼지 속 홍대 나들이..


아버지 에게 들러 빨래랑 이것저것 챙겨 드리고  모처럼 홍대 나간김에 홍대 근방을 계속  싸돌아 다녔다. 전자담배 기기와 액상 전부 돈을 지불해야 맘이 편한데 후배가 필사적으로 안받겠다고 해서 고맙게 마음을 받기로 한게 벌써 3년째다. 돈을 받으라고 아무리 윽박질러도 막무가내.. 내가 곧 죽을줄 알고 공짜로 주기 시작한게 조금씩 후회될지도..ㅋ.


 미세먼지가 가득인 상황에서도 젊음의 열기는 막을수 없나보다. 유치원은 입학연기로 재난선포라고 하던데... 젊음들로 바글바글..



젊음이 그립다. 많은 가게들이 또 새로 생겼고 문을 닫았고..이제는 중년인지라 홍대에 가면 낮선 20대 물결속에서 이방인 내지는 관광객 기분이 든다.



내가 홍대 뭉개고 다니던 20년전 보다 훨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집들이 많이 생겼다. 게다가 술집 가격도 무지 싸졌다.. 수제 맥주가 3800.. 나때는 조그만 화란 맥주 흐로스크 하나도 9천원 했었는데... 맛집이 아무리 많아도 위장이 없으니 이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이 된듯 하다.. 내장이 없는 사람이 길거리를 걷고 있다는걸 아무도 모를테지..  


고작해야 오뎅이나 조그만 파이 하나 길거리 군것질이 전부 지만 오랜만에 새구두.. 새구두.. 새 구두신고 거리를 걷는 기분을 만끽한다.. 또각또각.. 오호호호.. 구두 신어본지 몇년만이냐..추리닝만 입다가 제대로 구두 신고 옷을 입은게  3년만이다.. 매일같이 술먹는 낙으로 몇십년을 살았으니.. 술과 맛집 찾아먹기를 안하면 용돈 쓸일이 정말 없다는걸 알게된다. 커피 마시고 길거리 구경 밖에는 할게 거의 없다.


2019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5월 25,26 이틀간 올림픽 공원서 열린다는 포스터가 보인다. 존 스코필드가 온다 !!! 그저그런 콘서트가 존 스코필드 한명으로 인해 세계적인 재즈 패스티벌 급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가격도 비싸지만 245,000 원 2일권은 이미 매진... 스코필드 아저씨는 프로들 사이에서도 마스터 대접 받는 초일류급 이지만 부르면 아무데나 다 오고 대단하다. 20대부터 몇십년을 줄곧  팻 매트니와 쌍벽으로 재즈씬을 선두에서 리드해 가는데 다 늙을때까지 아직 이 둘의 벽을 넘는 뮤지션은 안 나오고 있다. 차라리 존 스코필드 단독 공연이었다면 만사 제치고 가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가격대비 안땡김 이다..



저녁때 초대받은 연극 ' 독백의 합창'소월 아트홀 가서 잘 보고 왔다. 상당히 심각한 주제.. 일제시대때 징용을 장려하는 곡을 작곡 하라고 강요받는 여성 작곡가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애국심(양심)과 현실적 압박 속에서 과연 보통 인간은.. 현실을 보자면 우리는 그 당시 일본 찬양에 앞장섰던 언론과 관료들이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상류층으로 행세하고 있음을 잘 안다.


영화와 달리 연극은 퍼포먼스 라서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자본주의 논리로 일반에게 접근하기 에는 제작 비용에 장벽이 꽤 많은 장르다. 예술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뛰어들기가 불가능 하다. 순수 예술 문화란 결코 자본주의적인  접근이 해법이 될수없음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르가 연극이라 하겠다. (물론, 판권만 백억대인 맘마미아,레미제라블 같은 황금알을 낳는 세계적인 대형 연극들도 있지만 한손에 꼽는다.)


간만에 문화행사 초대받은것도 과분한데 심사위원과 같은 VIP 석이라서 매우 고마웠다. 예전에 공연 관람도 어르신들께 눈도장 찍어야 하는 업무중 하나였을때는 없는 시간을 쪼개 억지로 파트너 급조해 다니느라 007작전을 폈었는데 문화계에 아무런 영향력 없는 날백수인 지금은 불러주면 그저 고마울뿐이다. 비지니스가 아니므로 부담없이 혼자 가서 여유있게 볼수 있다. 끝나고 너무 복잡해서 꽃다발은 전해주지 못하고 그냥 집에 왔는데 나중에 맛있는 식사라도 보답해 드려야 겠다.


11시.. 집에와서 커피 마시고.. 첫돌 맞이 준비 나들이 기록.. 내일모레가 수술한지 딱 일년째 되는날이다. 돌잔치 해야 되는데... 미세먼지가 날려도 봄날은 봄날이다.. 날씨는 포근해 진듯 한데 회색빛 봄날이란게 에효... 요즘 한국에서 태어난 애들은 하늘과 공기 색깔이 원래 뿌옇고 회색인줄 알것같다. 파란 하늘이 어느샌가 한국에서 사라졌다..


일단은 무사히 일년 지난것에 감사하고 앞일은 찬찬히.. 냉철히 생각해보자.. 한발한발.. 천천히 내딛다 보면 사회속에서 낮설고 어색한 기분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아직은 달라진 초라한 외모에 적응이 안돼 밖에 나서면 낮설고 추리닝 차림에 웅크림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04) OST - Spring in My Heart

https://youtu.be/_UVfD4wSZ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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