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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r 15. 2019

나에게 맞는 '변화' 를 주어야 할 시간..

2년전 그자리에서..


2년전 자동차 정기검사 받던 자리.. 그 자리에 똑같이 와 있다. 어느새 2년이 훌쩍 흘러 버렸다.


2년전 가을에 사고난 이후 돈이 없어 한쪽이 찌그러진 아수라 백작 차를 폐차 준비 단계에서 다시 끄집어내 대충 수리해서 그동안 임시로 병원 다니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기검사에서 밑판때기가 부실하다고 불합격이다.. 당장 부모님 모시고 병원 다녀야 되기 때문에 내 형편에 맞는 자동차를 새로 알아봐야 한다.. 사고난 후로 껍데기를 다 갈아야 하니까 검사에 맞게 고쳐서 쓰느니 예정대로 폐차 하는게 맞는것 같다.



모든지 자기 형편에 맞는게 가장 편하다. 내가 와인을 좋아한다는걸 알고 얼마전 만난 동생이 자기가 먹어본 비싼 양주들 이야기를 하면서 자랑하는데 먹기는 하지만 왜 그런 비싼술을 먹는지 솔직히 맛에 대한 이해는 잘 못하겠다고.. 잡지에서 본봐 유명 연예인이 2천만원 짜리 와인을 마신다고 잡설을 하기에 나는 그런거 갖다줘도 불편해 안 마신다고 했다.


생각해보라.. 자기 형편에 한참 오버되는 술을 한모금 마시면서 과연 그 맛을 맘놓고 즐길수 있겠는가.. 이 한모금이 내 한달 생활비구나..서부터 이 돈이면 당장 필요한 뭐를 할텐데.. 온갖 비교되는 잡념들로 술을 마시는건지 부러움을 마시는건지 미친짓을 한다는 자괴감으로 머릿속이 복잡다난해 질것이 뻔하다.


20대 유학 시절엔 몇천원짜리 하우스 와인을 즐겨 마셨고(국내에선 2-3만원대)  현재는 가장 부담없이 마실수 있는 동급의 2~3만원대의 와인이 현재의 나에겐 가장 최상의 맛있는 와인이다. 그 가격대에도 충분히 좋은 감동과 맛을 주는 와인들이 많아서 쓸데없는 부담과 잡생각없이 맛을 즐길수 있다. 그 이상은 내 분수에 맞지 않아서 선물 받아도 거절하는게 맘편하다.


줘도 싫어..


내가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고나서 깨달은 점은 명품 브랜드나 물건들이 항상 자기 자신을 돗보이게 하는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도리어 현실의 자기 자신과 동화되고 어울리지 못하면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해 쓸데없이 돈들이고 손가락질만 당하기 쉽상이다. 강남 열평도 안되는 오피스텔 주차장에 외제차들만 한가득 이지만 거기 사는거 보면 외제차 절대 안부럽다..


막 노동을 하면서 명품로고 박힌 옷을 입고 하는것만큼 불편하고 어색한 모습은 없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이고 시계나 옷차림도 분수에 맞는것이 가장 편하고 보기 좋다.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명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동급 퀄리티에 가격은 10분의1 도 안되는 고급 제품들이 널렸다. 이번에 새로 산 몇만원 짜리 수제 소가죽 구두도 그런 케이스.. 명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알아볼수 있는 눈썰미만 있으면 된다. (물론 그런 눈썰미를 지닐려면  많은 시행착오와 명품들을 써본 수업료가 필요하긴 하다.. )


위장이 없어서 외식을 안하고 술을 안먹으니 돈쓸일이 확 준다. 과거 대부분의 돈을 매일같이 먹고 술 마시는데 썼다는걸 새삼 알게된다. 과거 실크 셔츠 한장 살돈이면 지금 한달 생활비가 되므로 그런 미친짓을 하면서 맘이 편하고 행동이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도리어 거지가 나이키 신모델 신고 구걸하듯 남보기 안쓰러운 모양새가 되기 쉽상이다... 비통 로고 박힌 큼직만한 가방을 들고 서민들 상담 다니면 그것이 보기 좋을리 없다...



저렴하지만 눈썰미 있는 좋은 제품들을 입고 들고 다니는것이 자신도 편하고 남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다. 즉, 사람이 명품이 돼면 걸치는것이  싸구려라 할지라도  남보기도 좋고 손가락질 받지 않는 법이다.


사고난후 일년 반동안 폐차 직전의 한쪽 외관이 찌그러지고 긁힌 아수라 차를 몰고 다니면서도 내가 기죽을일 없었고 현재 외관 빼고는 별다른 문제도 없고 오고 다니는데 불편하지 않음에도 상황이 그런지라 폐차를 해야 한다는것이 아쉽기만 하다.


검사관이 보기에 겉으론 안보여도 밑창 철판 상태가  언제라도 다시 사고 위험이 있으니 그런것인지라 합격 도장을 안 찍어준것에 대해 아쉽거나 하지는 않다. 다른 검사소에 가면 또 모르겠다고는 하시는데 자기는 합격을 줄수가 없다고 자기 기준에 타협없이 올바른 분 이란것을 알겠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왔다.


나는 뚜벅이라도  별 상관 없지만 나이드신 연로한 부모님을 지방에서 모시고 살려면 병원 다닐일이 잦아서 고물이라도 차는 필수다. 여건이 안되지만  차를 바꿀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 말을 바꿔 타고 새 출발 하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 하기로 했다. 죽음에서 벗어나 환자 생활을 접고 일상 생활로 복귀한다는것.. 골치 아플일 천지다..  특히나 연로하신 부모님 두분이서 여기저기 병원 잔치례는 앞으로도 계속 될듯하다.. 병원 가는날을 모처럼 하는 외출이라고 소풍가는 날 처럼 좋아하신다. 차를 바꾸려면 당장 필요 없을것 같던 돈 문제도 걸린다..


차분히 시간을 들여 하나씩 하나씩..  한발씩 천천히 적응해 보자.. 할일이 정말 많아서 당분간 정신 없을듯.. 하지만 여지껏 그래왔듯, 가진건 없지만 다 잘될것이다..


(우리 그걸) 해요..(서로) 안아요.. ?

(당장) 해요..(그거) 아나요? (잘 될거란거) ?

뭔뜻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해요 아나요..-


Jon Henrik Fjällgren - My home is my heart:

https://youtu.be/ayeUnOvg2yg


joan jett - crimson and clover 1983.avi:

https://youtu.be/xTfHhNg1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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