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거의 매일같이 얼굴을 닦는 '세수' 라는것을 한다. 내 나이때를 기점으로 생활환경이 개선돼 매일같이 외출하기 전 샤워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여름엔에어컨 구역에 머물지 않으면 하루에도 몇번씩 샤워를 하기도 한다.대부분 여자들은 그 위에 화장까지 해야 외출준비가 끝난다.
지난 3년간 병자로 지내면서.. 배를 갈라논채 봉지 매달고 6개월 가량 지낼때는 샤워는 물론 세수도 거의 안하고 지냈다.병원에 가야하는 일이 있을때 마지못해 고양이 세수 라는것을 슬쩍 하는게 전부로 6개월간 거의 사람 안 만나고 몸에 물을 안 묻히고 살았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겨울 (10월 ~3월) 이어서 가능했다.나중에 때 밀고 나서 몸무게가 팍 줄었을지도 모른다.
환자인채 백수가 돼서 집안에서 같이 생활하다 식구끼리 외출해야 할 일이 있을때면 항상 서로 나오는 말들이 "나가려면 어서 양치하고 씻어" 라는 말인데 (주로 명절날, 형 가족이 찾아와 아버지 집을 찾아가려 할때) 나의 경우 귀찮을땐
"나는 부지런 해서 이미 다해놨어..(삼일전에..).. 나 신경쓰지 말고 준비해.."
였다. 말은 된다. 나는 거짓말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안 씻은게 아니라 너무 부지런해서...삼일 전에 미리 씻어 논것 이라고 우기면 틀린말은 아니다...
외출 일주일 전에 미리 씻어놓고 그날을 기다린다. 아니면, 어차피 일주일 후에 씻을텐데 몰아서 한번에 씻자.. 두가지 중에 어떤 방식이 외출할때 적정한가는 말할것도 없이 후자다. 즉, 언제 씻었는가 타이밍이 세수에는 중요한 요인이다. 언제 외출할지 모르거나 매일 사람들과 생활하고 외출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매일같이 씻어야 한다. 오늘 먹어야될 식사를 일주일전에 미리 먹어 둘수는 없는 법이다.
도를 닦는다는 사람들 보면 예전에 이미 다 닦아놔서 할게 없다고 나름 그 바닥 선배 (?) 행세 하려고 하는 사람들 많다. 마음을 닦는다는 행위 역시 세수나 마찬가지다. 언제 닦았느냐가 핵심 포인트다. 몇년전, 다 공부하고 닦아놨다는 사람들은 그날 외출 하려고 한달전에 미리 세수해놓고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자기딴엔 한달전에 미리 세수 해놨다고 믿지만 사실은 한달동안 세수를 안한 거다. 일주일 방안에서 세수도 안하고 뭉개다 외출 당일 아침에 세수하고 나온 사람들이 훨씬 깨끗하다.
요점은, 우리의 인생과 삶은 언제 외출하게 될지, 언제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 키스를 하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매일같이 세수를 함으로 인해 매일 깨끗한 생활을 하게되고 그것이 쌓여서 그 사람의 깨끗한 삶이 된다.가장 미련하고 피해야 하는 행태가 미리 세수해 놓고 외출하는 날이 오기만을 몇달,몇년 계속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상태로 자신은 미리 몇년전 세수를 다 해놨으니 언제든 연인이 부르면 나간다 라고 자신만만해 한다.안 씻은 냄새가 나는걸 본인만 모른다.
매일 세수하듯 도를 닦고 마음을 닦는것이 자신의 삶을 항상 쾌적하고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 어제도 오늘 같았고 내일도 오늘 같은.. 항상 깨끗하고 쾌적한 기분을 누릴려면 매일같이 세수하듯 마음을 닦아내는 것밖에 없다. 도닦는것을 일상생활화 해야 편하다는 이야기 이다. 바꿔말하면 그냥 일상 생활속에서 별거없이 매시간 자신을 바라보고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살면 그것이 도를 닦는 일이다. 먹고살기 바쁜데 일부러 시간 내서 사찰 찾고 몰려 다니고 할 일이 없다.
자신이 언제 외출하게 될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라면 외출하기 전까지 방안에서 안씻고 잠자고 뭉개고 있어도 당일 외출하는데 별 지장은 없을것이다. 그때가 오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하게 될테니까..마음에 때가 너무 오래 쌓이면 적패가돼서 잘 씻겨지지도 않는다.. 절대 미리 세수해놓고 기다린다는 우스운 짓만은 하지말자. 그냥 안씻은 사람과 똑같은거니까.. 부지런 해서 미리 씻어 놨다는건 순전히 자기만의 착각일뿐이다.외출할때가언제인지골치아프고 신경 쓰인다면 가장 편하고 좋은 방법은 마음에 아예 때가 끼지 않게끔 항상 도리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다. 목욕하고 나서 목욕탕 안에서 노는것 같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면 언제든 외출을 하고 사람을 만나도깨끗하고 무리가 없다. 가볍게 가볍게 살아갈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