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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May 04. 2020

껍질속의 유령 아이엠 I am..

The Ghost In The Shell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것엔 인간의 육체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육체가 없는 의식을 흔히 혼 (Soul) 내지는 귀신 (Ghost) 이라고 한다.


인간의 의식을 다른 물질에 담았을 경우, 그것을 '생명' 이라고 부를수 있는가에 대해선 아직 인간은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채피, 로보캅등 수많은 SF 영화가 그 문제를 다루고 있고 유한한 인간몸이 아니면서 혼자 사고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현실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많은 영화속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영혼과의 차이점은 단순히 지난 인간의 기억 메모리를 간직하고 있는가 아닌가의 차이 밖엔 없다.인공지능을 생명으로 인정하는가 아닌가는 단순히 기기 작동 코드를 OFF 시키는것 만으로도 살인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된다.



일본 SF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획을 그은 '공각 기동대'의 영문 제목이 '고스트 인더 쉘( Ghost In The Shell)'  이다. 얼마전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실사판 영화도 공개돼 팬들을 흥분시켰다.


여기서 말하는 고스트는 바로 인간의 '영혼' 을 말한다.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의 의식을 인간 형상의 전투 기기에 담아 육체를 조종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스스로를 단순한 전투 머신 기기인가 한 영혼을 가진 인간인가 나누는 기준은 인간의 육체를 지녔을때의 메모리 데이터 (전생의 기억) 을 회복하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자각하는 기준이 육체에 달려 있는것이 아님을 깨닫는 의식, 인간의 '영혼' Soul 을 영화에서는 '고스트' 로 표현한다.



육체는 죽고 소멸되지만 자신이 지내온 모든 기억들을 데이터로 전송해 다른 육체로 계속 갈아타는것이  영생이다 라는 내용을 소재로한 소설과 영화 만화도 많다. 걸작인 '꼭두각시 서커스' 가 대표적이다.


육체에 구속된 의식을 '에고' 라고 한다면 육체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영혼을 영화에선 'Ghost' 라고 하는데 고스트는 육체에 지배되는 의식이 아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늙고 죽어간다는 착각따윈 하지 않는다. 아프고 늙고 죽어가고 있다고 한탄하는 에고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 그 고스트가 바로 진정한 자신 I am 이다.


고스트인 아이엠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 인간 에고는 두 종류로 구분된다. 인간 에고는 일회성 소모품으로 육체의 종말과 함께 사라질것을 알기에 가련한 인간이 있고 젊고 부유해 조금 덜 가련하게 보이는 인간이 있을 뿐이다.


고스트 인더 쉘.. 육체라는 껍질안에 든 고스트 영혼 아이엠 을 자각하는것, 진정한 영혼 깨어남의 시작은 자신의 고스트를 자각하면서 시작된다.



육체가 점점 죽어가는가..점점 살아나는가.. 그 갈림길에서 그 조종간을 쥐고 있는것은 바로 고스트 이다. 병원에서 누워 있는것은 생명 입장에서 보면 휴식이 아닌 고문과도 같다. 잘라대고 찔러대고 구멍내고 괴롭히는 바람에 잔뜩 뿔이 나 있는 세포들이 다시 회복 되려면 무조건 휴식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피를 뽑는라 주사바늘을 찔러대고 몸에 이것저것 심느라 구멍들을 내고 몸은 쉬고 있는듯 보여도 세포들은 밀고 들어오는 각종 이물질들에 긴장해 전투를 벌이게 된다. 장기간 입원후 퇴원해서 긴장이 풀리고 밀려오는 피곤도는 얼마가 지나야 정상적으로 회복될지 가봐야만 안다.


나는 넷플릭스 와 함께 다시 육체라는 껍질을 재생해 나가는 잉태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휴면 이라고 봐도 좋고 요양이라고 봐도 되고.. 껍질의 회복은 정해진 시간만이 답을 말해준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할것도 없다. 이미 두번 이상 해본지라 갈길을 알고 가면 방황이라는 낭비를 없애고 시간 단축을 할수 있다. 


모든것을 놓아버리고 껍질의 재생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고스트 아이엠.. 내장이 없는  47킬로 해골에서 다시 활동이 가능한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오는것, 세포들과 다시 커낵션을 연결하는것, 나에겐 오직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다. 고통을 넘어선 끝없는 인내와 기다림.. 에고는 죽음이 아른거리는 그 불안을 견디기 힘들어 할것이다.


https://youtu.be/AsIQ_kA77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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