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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n 30. 2020

시골 마을에 생긴 멋진 최고급 빵집..


얼마전 집앞에 멋진 빵집이 생겼다. 이런 손바닥만한 시골 읍 마을에 유일하게 외부에서 일부러 입소문 듣고 빵에 환장하는 빵돌 빵순이 & 리뷰어 들 찾아오는 명소가 돼 가는것 같다.  헤이리나 관광지엔 나름 훌륭한 빵집들이 있는건 아는데 (교황 한테 먹인 마늘빵을 교황빵이라고 이름붙여 대박난곳도 있다. 주니까 그냥 먹었을 뿐일텐데..) 이런 볼것 하나없는 손바닥 만한 마을에 이런 최고급 대형 빵집이? ( 맛있는 빵 하나 먹자고 이 교통편 불편한 외진 시골 마을 먼곳을?)


얼마전까지 골목안 언덕배기에 감춰진 누구도 있는지 신경도 안쓰는 고기집 이었 누가 저길 갈까 싶을 정도로 입구 찾기도 힘든 외진 산등성이 자리다. 코 앞에 있는 나도 고기집 일때는 십년넘게 한번도 안 갔는데 그 자리에 빵집이 들어서고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아우디등 외제차들이 죽 있는걸 보니  정말 오래살고 볼일이다.


신라호텔 제빵 담당하던 파티쉐분이 차리신거라 하니 일단 퀄리티는 국내 최정상급 이라고 믿어줄만 하겠다. 맛이 형태로 다 둔갑해서 빵들 비주얼들이 예술이다.


위치가 그래서 빵집 이름도 산등성이 Ridge 다.


누구도 그 자리에서 장사할 용기를 쉽게 내지 못할 정도로 시골 마을 외진 산등성이 구석이라는 지리적 단점이 도리어 넓은 주차장이라는 장점이 됐다.


시골에 있는 음식점들 대부분이 그렇듯 땅주인 아니면 월세 내면서 이 장소에서 장사할 생각은 미친짓 인데 주인 이던지 그만한 배짱이 있던지 어쨌던 일반 장사 식을 뒤 집고 점점 입소문도 타고 잘돼 가는것 같다. 자영업자들 다들 죽는다고 비명 지를때도 되는 장사는 된다. (지금은 오픈 이벤트 중이다.)



몇년전 영화 드라마 영향으로 파티쉐란 직업이 젊은층 들에게 요리사인 쉐프와 함께 멋진 직업처럼 인식돼서 유행처럼 지망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길로 뛰어든 많은 들이 드라마 처럼 꿈에 부풀어 제대로 된 재료들로 만든 작은 빵집들을 열어 보았지만 대부분이 공룡 체인 빵집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문 닫는걸 정말 많이 봐 왔다. 가격에서 경쟁이 안됐고 사람들 인식에서 대기업 빵집에 밀리고 케익은 최소 며칠전 예약을 해야만 하는 불편함..(대신 가격을 높일수록 정성들인 작품이 나왔다.)


시골인 이 동네에서도 그동안 작은 평수에 길거리 대로변에 차린 작은 빵집들이 주인이 엄청난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제품을 만들어도 양대 거대 공룡 체인빵집에 눌려 6개월을 버티지 못하는것을 보면서 매번 안타까워 했었다. 유행의 종말.. (그저 개인은 떡복이 오뎅이나 만들어 팔아야.. )


이런 시골마을 까지 점령한 양대 공룡 빵집 거리에 누가 과연 다시 빵으로 도전장을 낼 생각이나 할까 했는데 개인이라도 규모 실력 최고가 들어오니 판도가 달라진다.


생필품 구하러 대형 마트 쇼핑 나갔다 오는길에 빗방울도 촉촉하고 커피 생각나 소문 확인도 할겸 처음으로 들러봣다..



커피는 싼대신 빵값은 몇개는 살짝 비싸다. 그나마 5시쯤 됐는데 이미 대부분이 팔려나가고 잘 나가는 애들은 매진이다. 7시 이후는 안팔린 애들  세일을 한다는데 식빵 종류나 몇개 있을듯 하다. 내가 있을땐 다 팔리고 빵이 얼마 없어 사진은 안 찍었는데 다른 사람들 다녀온 후기 블로그 보면 별별 빵 다 있다.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들 하는데 내가 갔을땐 이미 빵 진열대가 종류도 몇개 안 남아  썰렁해서 좀 실망. "이게 다인가요?" 물어보니 다 팔리고 그렇다고.. 약간 모자란듯, 그날 그날 재고를 안 남기는 현명한 영업 방식이다.


* 내 예상이 틀렸다. 식빵과 바케트가 가장 인기있어 보통 세일전에 매진되며 식빵과 바케트는 세일 품목에서도 제외다.


개인 빵집들이 체인점에 맞서다 버티지 못하는 이유가 체인점들은 공급과 재고관리를 매일같이 본사가 맞춰주기 때문에 수요공급에 대한 부담이 덜하지만 개인 빵집은  빵 종류는 체인점 만큼 많아야 하니 새빵은 안 팔려도 매일 만들어 놔야 하고 재고가 남아돌면 버티지를 못한다. 재고 처분이 안돼 어제만든 빵을 파는순간 손님은 끊어지고 바로 가게문 닫아야 한다. 


혼자서 수십종 빵을 매일 만들려면 하루종일 만들어도 종류별로 나오는 시간이 달라서 원하는 빵을 사려면 시간을 맞춰가야만 했다. 아침마다 수십종 새빵을 차로 쏟아내는 체인점과 경쟁이 될리가 없다.



뭔가 처음보는 비주얼 이기에 호기심이 땡겨 사본 빵. 달달하니 산 모양 식빵위에 고운 흰색(?)분말 범벅이고 안에는 크림이 들었다. 살살 커피 마시며 파먹다보니 어느새 한 덩어리 다 먹었다. 



엄마 갖다드릴 게맛살 샌드위치 하나 더 사니 커피 한잔 빵2개에 14000 나온다. 커피는 3.500 으로 상당히 다. 게다가 맛있다.  


얼마전 후배가 준 커피머신이 고장나 부품 교체 하려고 수입상에 알아보니 부품 교체27만원 다길래 차라리 그냥 수동 그라인더 사고 말았는데 (자동은 사 놓고도 손이 안가고 왠지 잘 안 쓰게된다. 왜일까...?왜지?) 정성이 부족해서 인지 전용 머신이 짜낸 진한맛이 안 나와 실망하던 차다. 그냥 집에서 내려마시고 믹스 마시고 하다가 가끔씩 걸어 나가서 한잔씩 제대로 된 커피 사 마시면 되겠다.

 


마을은 워낙 동네가 작은 읍 리 가게가 하나만 새로 생겨도 동종 가게는 희비 쌍곡선이 갈린다. 하나가 잘되면 하나는 망한다.  유일하게 이 마을에 하나 있는 주차장 완비 대형 커피숖인 투썸 플레이스가 당분간 타격을 좀 입겠다. 큰 길가에 있는 체인 빵집들은 원래 차로 쇼핑 하거나 커피 마시러 다니는 사람들과는 고객층이 다르지만 그래도 조금은 타격이 있겠다. 워낙 동네가 코딱지 만해서.. 그들도 간판만 대기업 체인이고 실제로는 소규모 자영업자 분들일텐데..


최종 승자는 좀더 지나봐야 안다. 내년쯤 가봐야 이쪽 저쪽 다 이용해본 사람들이 선택한 최종 결론이 난다. 나처럼 달착한 빵을 별로 안 좋아하고 커피만 즐기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 케익이나 도너츠 단맛은 좋아하는데 일반 빵은 그냥 아무맛 안나는 피자 테두리 같은 약간 딱딱하고 밍밍한 빵을 좋아한다.밥도 설탕 넣은 밥은 싫어한다.)주로 여자들은 구석진 산등성이 빵집을 남자들은 대로변의 투썸을.. 그렇게 선호도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눈으로 보니 한가지는 확실하다. 케익은 투썸이나 체인 빵집은 게임이 안된다. (그런건 케익이 아니었어..)


The Tenors - You and I - Vinceremo

https://youtu.be/IIYWwaqH_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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