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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히 Apr 30. 2020

<일단 오늘 1시간만 공부해봅시다>를 읽고

일단 오늘 1시간만 공부해 봤다


매일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긴 하지만,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 때쯤이었다. 딴짓을 하다가 우연히 이 책, <일단 오늘 1시간만 공부해봅시다>를 향한 진심 어린 찬사를 봤다. 어떤 책인지 빨리 보고 싶다는 기대 반, 전자책에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반으로 검색했다. 다행히 지금 사용하고 있는 북클럽 회원 혜택으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저자의 이력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라웠다. 직장인과 공부하는 직장인 모두 경험해봤기에 일하면서 공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잘 알고 있다. 저자는 일을 병행하며 대학원을 두 번이나 다닌 사람이자, 영어에 일본어까지 손을 댄 사람이었다. 입이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한 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였다. 저자가 공부하면서 실천해 온 모든 것들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었고, 공부하려면 이 정도 인내심은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공부는 인내심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책 표지


“그 인내심, 나도 한 번 길러보자.” 읽고 꺼버리기에는 아까웠다.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그런 책이었다. (책 제목의 중요성을 이렇게 또 한 번 느낀다) 책상에 앉았다. 타이머를 50분으로 맞춰놓고 공부했다. 타이머가 울리기 전까지 딴짓을 전혀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시간을 재면서 공부해본 적이 있었나. 취업 준비할 때 토익 모의고사를 풀다가도 카톡을 확인하던 나였다. 10년 만에 스스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며 온전히 집중했고 성취감은 대단했다.


더 대단한 성취감을 느낀 건 암기를 하면서였다. 저자는 일단 앉아서 1시간 공부하는 것만큼 복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그날 공부한 내용을 백지에 적어보면서 나의 것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익숙한 이 방법은 대학교 때 시험을 앞두고 많이 실천하던 공부법이다. 빈 노트에 주제만 써놓고 내가 이해한 대로 내용을 적어 내려간다. 공부를 거듭하면서 핵심 내용에 형광펜을 친다. 시험 직전에 이 형광펜만 보면 됐다. 하지만 이것도 6년은 더 된 일이다. 심지어 지금 공부하고 있는 건 언어다. 시험 준비도 아니고 그냥 자발적인 영어 공부. 내가 영어를 외워서 복기를 한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해보니까 됐다. 마침 영어 공부하기 위해 찾아놨던 TED 영상으로 25분간 외우고 5분간 복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저자는 영어 공부를 할 때 이 과정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글로 쓰거나 타이핑하면 문법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기 때문. 다행히 고른 영상이 4분도 채 되지 않는, 스크립트가 A4용지 한 장 분량이라 부담 없이 시작했다. 3일 동안 매일 일정 분량을 외우고 다음날이 되면 공부 시작 전, 전날 암기한 내용을 다시 타이핑해보는 식으로 공부했다. 어제 암기를 모두 끝내고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봤다.


감격의 순간을 캡처했다


‘될까?’ 싶었던 게 '된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잠깐이었지만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던, 공부를 좋아하던 예전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자신감이 저절로 솟구쳤다. 책을 통해 과거의 나를 떠올려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보다 더 긍정적인 ‘셀프’ 상호작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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