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풍경, 금빛 풍경, 은회색 풍경의 시간들.
슬로 슬로~
그렇게 천천히 걷는 게 더 좋은 섬이지만, 주어진 시간과 여건에 맞춰야 하는 소신껏 여행이기에, 해뜨기 전에 차를 타고 해 뜨는 마을 진산리에 일찌감치 도착.
일기예보처럼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구름이 많아 일출광경을 보기 어려웠기에 섬을 돌며 어둠이 걷혀 가는 섬의 풍경을 보기로 했다.
푸르스름한 새벽을 걷어 내는 일출.
지나던 길의 새벽 풍경을 눈으로 담다가, 풀등 해변에서 만난 매력적인 풍경에 가던 길을 멈춰 서고 바라본다.
해 뜨는 마을 진산리에서 보지 못한 일출을, 멈춰 서서 구경하다 이곳에서 보게 되다니...
썰물 때의 갯벌 풍경이었는데, 갯골(?)을 따라 찰랑거리며 황금빛을 받아 흐르는 바닷물과 모래갯벌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서해안의 갯벌과는 또 다른 느낌....
갯벌마다 다른, 이곳은 이곳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비록 구름에 해가 가리워져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애 태웠지만, 이런 풍경을 생각지도 않게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인 것이다.
물 들어올 때 열일하다가, 물 나갈 때서야 노곤해진 몸을 눕힐 수 있는 배들의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삶의 무게와 흔적을 보태는 존재감이 되곤 한다.
바닷 물결이 넓게 넓게 이는 풍경이, 아름답게 간지러워 손바닥으로 쓰다듬고 싶어 지는 풍경..
새들도 한 풍경.
대열을 이루듯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결은, 신기하게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기도 하고...
구름에 가린 해가 이미 떠 버리니 금빛은 사라졌지만, 은빛으로 밀려오는 매력도 뒤지지 않는다.
아침이 밝았으나, 구름이 많은 날이었다.
굽이치는 길을 달리다가 샛길이 보이면 왠지 호기심에 들어가 달려보기도 한다.
나는 평탄한 재미없는 길보다는, 굽이치고 휘어진 그런 길이 더 좋으니, 맘에 드는 길을 만나면 그것 또한 반가운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