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na Han Aug 19. 2019

환절기

여름이 떠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교차된 계절의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


많은 시간을 살면서 보고 느껴왔던 순간들 이건만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순간들과 느낌들은 같았던 적이 없었다.


눈 떠보니 계절이 급격히 변화된 그 순간의 몇 가지 장면들이 이미지처럼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느끼다 기억 속에 묻혀 버리고,

생각하다 잊어버리고...


그렇게 대부분이 소멸되었으면서도

어느 순간 쯔음 부활하여,

마치 새로운 시간을 살아낼 것처럼 다시 찾아오곤 한다.

 

나의 시간 어디선가

작은 티끌이 되어 굴러 다니고 있을 기억느낌의 편린들.


쉼 없이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우주의 시간을 살면서

감각적 희로애락의 감정을 쪼개어 갖는 것은

얼마나 감성적인 기적이며, 신비한 허무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절이 되면 다시 꽃을 피워내고

바람에 흔들려도 자리를 잡고

주어진 시간을 지나고 있는 어엿쁨을 보는 작은 기적 같은 위안들.


지게 될 두려움이 있는지 없는지

더 이상 묻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으니...


얘들아,

가을로 걸어 들어가는 내 시간 안으로

어울렁 더울렁 다시 들어들 오너라.

작가의 이전글 자연의 대재앙을 하얀 눈으로 피워낸 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