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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융 Oct 24. 2016

스물일곱, 유학 가기 좋은 나이

5년 차 직장인에서 파리 유학생으로 컴백하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 모든 이의 버킷리스트이자  모든 예술가의 뮤즈, 파리.

나 역시 그중 한 명이었고 그 짝사랑을 이루고자 불어를 전공하고 교환학생도 가는 등 프랑스를 향한 끊임없는 구애를 펼쳤다.


스무 살에 처음 내디딘 프랑스 땅은 모든 게 새로웠고 즐거웠고 다소 외롭긴 했으나 너무 빛나는 기억으로 남아있어 지속적인 향수병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교환학생들은 모두 겪는 이 프랑스병!)

그리고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간직하고 귀국 후 남들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애초에 3년을 계획한 회사생활은 뱉어내기 바쁜 연말정산 몇 번 하니 4년이 훌쩍 넘어갔고,

마찬가지로 졸업 후 유학을 결심했던 동기들은 어느샌가 결혼을 하고 다른 계획을 세우는 등 하나같이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오기로라도 그 어린 시절의 결심을 실행하고 싶었다.

물론 남들보다 빠른 입사로 5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동기들보다 최소 두 살 이상 어린것도 한몫했고, 매일같이 상사들에게 '넌  어리니 하고 싶은 것 해, 내가 네 나이였으면 벌써...' 등등의 후회 섞인 농담들을 들어서 '그렇다면 얼른!'이라는 조급한 마음도 한몫한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회사가 매각된 것도 크게 작용하였다. 나의 청춘과 애정을 바친 회사가 이제는 그곳에 속하지 않는다는 상실감은 너무나 컸다.


하늘이 주신 기회이다. 지금 떠나자.

그렇게 퇴사를 하고 프랑스에 온 지 어느새 일 년이 훌쩍 넘었다.

그리고 지난 일 년간의 감흥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예상대로 흘러간 것은 행정처리뿐 그 이외는 숱한 시뮬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과 감정의 연속이라고 말하고 싶다.


프랑스,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한 학기 교환학생의 느낌과 20대 후반의 직장경험 있는 유학생으로서의 느낌은 달라도 너무 달라 배신감을 느낄 정도이다. 7년 사이 프랑스도 달라지고 나도 너무나 달라졌다는 사실.

그래서 그 다름을 기록해보고 싶어 졌다.


스물일곱, 유학가기 늦지 않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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