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나융 Apr 24. 2017

프랑스와 대통령 선거

2017년 5월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이 공교롭게도 동시에 대선을 치르는 달이다. 

그래서 양국의 대선 후보들과 그들의 지지율 변화, 정책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접하는데 참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았다. 


한국은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지는 대선이므로 누가 되어도 전보다는 낫겠지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지만 프랑스는 유럽 주요 국가로서 영국, 미국을 따라 반세계화, 반이민 정서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여 혁신적인 선택을 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에 프랑스의 트럼프, 극우파로 분류되는 마린 르펜 후보와 중도우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으나, 최근 들어 극좌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의 지지가 급등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일 일어난 샹젤리제 거리 총격 테러로 민심이 다시 한번 요동쳐서 아무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의 대선 주요 후보

극우 1명, 중도 2명, 극좌 1명의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이번 대선은 작년의 미국 대선처럼 '제발 르펜만은...!' 이 내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인데 그녀는 여론 조사 1위여서 숨은 표들이 미국만큼 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1차 투표가 시행된 오늘(23일) 결선투표 후보는 마크롱과 르펜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결과에 불복한 시민들은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서 현재 시각 열 시 반까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 모두 결과에 충격받았으나 남은 표들이 마크롱에게 집결할 것을 믿고 희망을 걸고 있다. 나 역시 기도 중이다. 르펜이 당선되면 나는 쫓겨날 테니!



(출처: 미주 한국일보)

한국은 문재인 41%, 안철수 30%로 두 후보의 박빙이 예상되는데 프랑스의 '르펜'급의 폭탄이 존재하지 않아 리스크가 적다. 물론 대선 후보 중 10명이 전과범이고 그중 한 명은 전과 5범이고 그중 또 다른 한명은 자서전에 강간모의를 자랑스럽게 적어놓고 어린시절 치기로 해명한다는 것이 씁쓸하기 그지없지만...



양국 대선의 차이점


1. 투표 방식 

한국과 가장 큰 차이로 프랑스는 투표를 두 번 하는데 1차 투표와 결선투표가 있다. 1차 투표(4/23)에서 12명의 후보 중 가장 득표율이 높은 2명을 걸러 결선 투표(5/7)를 진행하게 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넘으면 바로 당선이 되지만 현재까지 그런 적은 없었다. 고로 한국처럼 마지막에 표 몰아주기용 사퇴를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기호 제도와 기표방식 투표를 택한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는 기호 제도도, 기표방식도 아니다. 각 후보가 투표용지를 직접 디자인하며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전체 투표용지 중 원하는 후보의 투표용지를 택하여 수령받은 봉투 1매에 넣은 후 투표함에 넣는다. 


또한 부재자 사전 투표 방식인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대리인을 위임하는 위임투표를 한다. 본인이 직접 투표를 하여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따지면 사전투표도 개표 신뢰성이 모호하므로 일장일단인 걸로.


프랑스의 투표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기사에서 매우 자세히 나와있다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93231


2. 임기

5년 단임인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5년 중임이다.


3. 선거일 

한국은 선거일이 평일이며 임시공휴일이지만, 프랑스는 무조건 일요일에 투표를 한다. 

프랑스의 선거일이 임시 공휴일이 아닌 점은 안타깝지만, 한국도 선거일에 근무하는 국민들이 투표를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싶다. 


4. 필수 대화 주제 

한국에서는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피력하는 것이 타부에 가깝다면 여기는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정치 이야기를 한다. 친구들끼리는 기본이요, 수업시간에도 교수와 학생 간 자유롭게 토론을 한다. 그래서 프랑스 정치에는 관심도 없던 나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들으며 귀동냥으로 정책을 다 파악했을 정도이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론 한국 친구들과는 토론을 하진 못했다. 그럴 때 보면 웹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일부 친구들이 대단한 것 같다.


5. 유세 방법 

우선 파리는 지하철 역 앞에서 조끼 입고 춤추는 선거 유세 차량 및 군단이 없다. 그래서 선거철이어도 거리가 노래로 시끄럽지 않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멜랑숑 후보는 최첨단 '홀로그램'을 이용해 두 도시에서 동시 연설을 하는 60대의 참신함을 선보였다. 



양국 대선의 공통점

공통점은 모두가 자신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표한다는 것. 

5월 7일과 5월 9일, 두 나라의 운명이 결정 날 텐데 과연 어떠한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와 걱정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리에서 '라따뚜이' 찍게 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