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있다면 그것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만나는 커플이 있을 수 있을까?
필립이 나에게 만약 자신이 선택을 한다면 일부일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을 때,
나는 이 사람과는 아주 진지한 관계를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동안 다른 사람들과도 데이트를 했었다.
이탈리아에서 나를 보러 프라하까지 날아온 남자 둘도 만났고, 또 다른 남자도 있었다.
필립과 보내는 시간도 아까웠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 둘 모두에게 안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
그리고 결국 두 이탈리아 남자는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당시 만났던 또 다른 남자는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들어서 나도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필립이 솔직하길 원했기 때문에 나는 다른 남성과 데이트를 할 때마다 항상 말했다.
나와 함께 한 한 달 동안 필립은 다른 여성을 만나지 않았다.
필립은 나에게 질투심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필립의 다른 여자들에게 질투했고, 그걸 항상 표현했지만 그는 최대한 그러지 않았다.
내가 보인 질투는 필립의 과거의 여자들에 대한 질투였고, 지금 그에게 말하는 남자들은 현재, 지금 이 순간 나를 만나고 있는 다른 남자인데도 그는 최선을 다해 질투를 숨겼다.
"너는 왜 질투하지 않아? 나는 네가 질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 말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질투해. 그냥 내 머릿속에서 그걸 합리화하는 거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어쨌든, 내가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길 바란다고 했더니 그도 이후 조금씩 그 마음을 표현하긴 했다.
우리의 역사적인 싸움 이후 서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을 때, 나는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되었다.
일부일처에 대한 그의 말, 질투가 나도 그걸 표현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모두 독점욕에 반대하는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랑은 어느 정도 독점욕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나의 감정과 상대의 경계를 잘 이해하고 존중하면, 건강하게도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은 그가 먼저 했다.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는 나는 그에게 그게 어떤 느낌인지 물어봤다.
그가 말한 느낌과 감정을 잘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모르게 지나가면 안 되는 순간일 것 같아서.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그에게 사랑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내가 그걸 느끼고는 늦출 수 없어서 그에게 조금 진지하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프라하에 살더라도 너와 함께하길 선택하지 않는다면, 유일한 이유는 그걸 거야."
그게 뭐냐고 묻는 그에게 나는 말했다.
"선택권이 있다면 일부일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던 거."
그때 처음으로 그 폴란드 남자애 이야기를 제대로 했던 것 같다. "모든 남자는 연인이나 아내가 있어도 항상 더 어린 새로운 여자를 원할 것"이라고 했던... 그 남자의 많은 부분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모두 마음에 들었다 해도 일부일처에 대한 그의 생각과 고집 때문에 나는 절대 그 사람과의 어떤 관계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라고.
그리고 필립은 나에게 말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일부일처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렇게 해왔던 사람이야. '새로움'은 여러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과도 평생 경험할 수 있는 것이잖아. 그런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 넌 나에게 충분하고도 남아. 과분해."
내가 필립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런 말들이 그 폴란드 남자애가 자신의 (4시간 동안 이어진) 말실수를 취소하기 위해서 애쓴 노력과 비슷하게 들렸을까?
알 수 없다.
폴란드 남자애가 떠올랐지만 나는 그 생각을 얼른 지우고 단지 이렇게 말했다.
"너도 나에게 충분하고도 남아."
진심이었다.
그렇게 부드럽고 다정한 말들로 대화를 끝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고민이 많다.
필립의 진심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설레고 행복하고 신나고 기쁜 순간들 뿐 아니라 힘들고 화가 나고 짜증 나고 지치는 순간들도 있을 텐데,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순간에 조차 언제나 그 사람만을 선택해야 하고, 다른 유혹이 와도 관계 지속을 위해 한번 더, 한번 더, 그러고도 또 한 번 더 싸워야 한다고 굳건히 나는 믿는다.
그런 순간이 올 때, 그도 그렇게 관계를 위해 한번 더 싸워야 한다고 믿는지,
아니면 오히려 그냥 포기하고 상대를 '놓아주는 것'이 더 고결하다고 믿는지 알 수 없다.
그가 나에게 질투심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은, 그게 약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내 자유인데, 자신의 질투심으로 그 자유와 선택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순간에는 정말 힘들어 보였는데, 그런데도 그는 말하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의 데이트가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다른 남자를 만난 건 나의 행복을 위해서 한 선택이 아니었고, 그가 오해했던 것이었지만. 어쨌든.)
그는 나의 유일한 사람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을까?
지친 순간 내 마음이 식어가는 것처럼 보일 때 나의 관심과 애정을 되돌리기 위해 싸울 수 있을까?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놓아주는 게 옳아'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자 노력하지 않을까?
사실 오해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해결하려는 적극성은 나에게 짐이 될까 봐서 하지 않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들은 우리가 결국 서로와 아주 잘 맞는 짝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