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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남 yenam May 15. 2017

3. 공부가 먼저? 인성이 먼저?

[엄마의 관심]-내 아이가 힘이 든다면

 매년 교육 이슈 중에 빠지지 않는 게 인성교육이다. 학교에서도 인성교육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뿐만이 아니다. 집에서도 아이들의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인성보다 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부모나 선생님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 중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성은 뒤로 하고 공부만 우선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각종 사교육과 성적을 중시하며 시험 점수에 목을 맨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우리나라 교육제도 자체가 점수와 석차를 매겨 끊임없는 경쟁을 부추기도록 되어있다.

 언론이나 주변에서 아이들에게 인성을 중시해야 하고 줄 세우기 식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결국 조금이라도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직장에 들어가서도 끊임없이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인성'이 묵인되는 경우가 생긴다. 1등을 위해서 편법도 허용되고, 남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이기적이어도 된다는 인식을 갖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이런 아이들을 종종 목격한다. 시험을 볼 때마다 다른 친구들과 점수를 비교해서 이겨야 기뻐하고, 남이 잘 되었을 때 축하해주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수업시간에 협력을 강조하여 모둠 활동을 하지만, 결국에는 모둠별 경쟁이 되어버린다. 다른 모둠보다 뒤처지면 모둠 친구를 원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남을 이겨야 하는 분위기는 결국 아이들의 인성을 무너뜨린다.


 간혹, 학원에서 미리 배웠거나 수준이 낮다고 생각되면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특히 선행학습 한 아이들은 학원 문제집을 가지고 와서 수업시간에 당당히 펴놓고 푸는 아이도 있다. 그러면서 교사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선생님, 이거 왜 해야 돼요?”

 “이미 배운 건데, 안 하면 안 돼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다. 설득해서 아이에게 시켜보려 해도 쉽지가 않다.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이미 학원에서 같은 내용을 배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한 교실에 같이 있기에 교사들은 배우지 않은 아이에 맞춰서 가르칠 수밖에 없다.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의 일부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인성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모든 활동을 거부하는 행동은 결국 '배려'라는 인성과 결부된다. 한 명의 아이로 인해 교실 전체의 수업 분위기가 나빠지고 부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물론,  선행학습을 하는 모든 아이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인성이 좋은 아이들은 이미 배운 내용이라도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듣고, 바른 태도로 수업에 참여한다. 또한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거나 도움을 준다. 그리고 모둠활동을 할 때 리더십을 발휘하여 친구들을 이끌어나간다. 인성이 좋은 아이들은 수업 시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생활 습관이 바르게 형성되어 있다. 자기가 해야 할 일, 청소나 당번 역할도 성실하게 잘 한다.

 그리고 인성이 좋은 아이들의 공통점은 인사를 잘 한다는 점이다.


 인성교육은 말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어렵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함께 해나가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나는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부터 인성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인사’ 교육을 중시한다. 인사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 표현이며, 상대와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인사를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인성도 좋다.

 아이들에게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인사를 함께 해 본다. 두 손 모아 공수 인사를 하기도 하고, 하이파이브 인사, 악수 인사, 두 손을 흔드는 인사 등 다양하게 해 본다. 이렇게 하다 보면 길을 가다가 아이들이 두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하기도 한다. 점점 인사가 습관화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성교육은 어렵고 복잡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인사처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평소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면 엄마와 함께 즐겁게 인사를 해 보자. 그리고 작은 배려, 존중하는 말투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모범’이다. 수업시간에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한다. 교사가 아이를 존중하는 만큼, 아이도 교사를 존중한다. 엄마도 아이를 존중하는 만큼, 아이가 엄마를 존중한다. 아이가 엄마에게 공손히 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공손히 말을 해 보자. 그리고 아이가 남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엄마가 아이에게 배려를 보여주는 건 어떨까?

 이러한 예절이 인성의 전부는 아니다. 인성은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행동특성을 모두 말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자세를 길러주는 모든 교육이 인성 교육이다. 엄마 역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긍정적인 밝은 생각의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저 아이가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만들어주자.

 교육 전문가들은 인성교육을 따로 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성은 평소에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나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떤 태도로 수업에 참여하는지를 관찰한다. 집에서도 인성교육을 따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평소에 아이와 대화하면서 실천해보길 바란다.


 인성은 공부만큼 중요하다. 아니,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아무리 잘 한다고 할지라도 인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사회성 형성과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는다. 뉴스 같은 곳을 보라. 성공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범죄를 저질러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결국 인성이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어렸을 때부터 바른 인성을 먼저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바른 인성과 도덕성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초등학교라고 말한다. 즉, 어렸을 때 형성된 인성이 아이의 평생 인성이 된다는 말이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인성을 어떻게 키워줘야 할까? 인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이나 말로 배우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어른들의 태도를 따라 하고, 말과 행동을 닮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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