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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남 yenam May 18. 2017

4. 지식보다 지혜가 먼저다

[엄마의 관심]-내 아이가 힘이 든다면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잡스나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는 우리에게 좀 더 편리하고 창조적인 생활을 가져다주었다. 스티브잡스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손 안의 인터넷 세상이 열리게 해주었고,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두 인물은 인터넷과 컴퓨터에 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지식들을 활용하고 통합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수많은 정보들로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리고 많은 정보와 지식을 기억하는 사람보다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이다. 앞으로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은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컴퓨터 키보드를 몇 번 두드려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각종 지식들을 가르쳐주는 강의들이 많다. 이제 학교는 지식을 습득하는 곳이 아닌 기관으로 변하고 있다.


 미래의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많은 어른들은 아직까지도 아이들이 수학 문제 하나를 더 잘 풀기를 바라고, 영어 단어를 몇 개 더 외우기를 바란다. 문제풀이식 시험과 입시위주의 경쟁 교육 안에서 생겨난 풍토이다. 하지만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보다는 아이들에게 지혜를 심어주는 교육이 중요시되고 있다.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의 능력’이다. 한 마디로 지혜란 지식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보면 지혜로운 아이들을 목격하곤 한다. 지혜로운 아이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처세가 뛰어나다. 지혜로운 아이들은 책을 항상 가까이하면서도 친구들과 놀 때에는 재미있게 논다. 한 마디로 놀 때와 공부할 때가 명확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한다. 계획적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효율적이고 지혜롭게 사는 습관이다.

 또한 이들은 친구 관계가 좋다. 친구가 좋아할 만한 행동과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공부도 효율적으로 한다.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뭔지 잘 알고 있고, 자신들만의 공부 방법이 있다. 어떤 아이는 공책에 정리하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교과서에 줄을 그으며 공부를 하는 아이도 있다. 자신만의 공부 방법이 정착되어 있다는 말이다.

 지혜로운 아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보려 한다. 선생님이 도와주려고 해도 사양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해보다가 도저히 안 되면 그제야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공부를 할 때에도, 새로운 체육 종목을 배울 때에도 자기가 먼저 해 보려 한다. 아이들은 도전하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즐긴다.


 그러면 집에서 아이들에게 지혜를 가르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은 스스로 많은 경험을 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거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몸과 머리를 써가면서 아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어야 한다. 지혜는 가르치려들거나 말로써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해서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엄마들은 주로 공부법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아니면 더 좋은 학원에 보내거나 학교 선생님에게 방법을 물어본다. 아이가 성적을 지혜롭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공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엄마는 뒤에서 이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자.

 “성적이 오르는 공부 방법을 찾고 싶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는 네가 좋은 방법을 찾을 거라 믿는다.”

 아이는 스스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할 때마다 엄마는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어야 한다. 선생님께 물어보기도 하고, 공부법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도 하며, 성적이 좋은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성적을 올리는 공부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고등학교 때,  내 주변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모의고사를 보면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그때는 학원도 다닐 수 없었고 부모님께 물어볼 수도 없었다. 나는 그때부터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들의 필기하는 방법과 밑줄 긋는 방법을 따라 하고, 문제집도 따라서 풀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씩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스스로 공부 방법을 찾다 보면 공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에 관한 지혜까지 얻는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습관을 들인다면 엄청난 지혜들이 생겨날 것이다. 교육은 이런 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마냥 기다리라고만 하면 답답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무 도움도 못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아다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고기를 잡아먹고 싶도록 동기를 부여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대가 다양하고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 가지 고기 잡는 방법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기를 잡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여러 방법을 생각해서 창조해내는 지혜를 길러주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를 그저 기다리기가 불안하다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처럼 아이와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지혜를 깨닫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하는 교육을 중요시했다. 이를 통해 지혜를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가 추구하는 목표는 대화를 통해 질문에 답을 해나가면서 스스로의 모순을 깨달아 무지를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이 대화법을 ‘산파술’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아이를 낳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산파처럼 제자들에게 가르치려들지 않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한 것이다. 엄마도 아이와 대화할 때 소크라테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대답을 하면서 ‘아하’하고 스스로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엄마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아이가 대답하고 궁금해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2장의 ‘질문하는 아이로 만들어라’에도 자세히 잘 나와있다.


 《어린왕자》를 쓴 생떽쥐뻬리는 “배를 건조하고 싶다면 나무를 모아 오고 연장을 준비하라고 말하지 말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켜라.”라고 말했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 교육에 전념한다. 특히 내가 근무했던 강남 지역의 엄마들은 교육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는 공부와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아이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도 많다. 엄마의 강요나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아이들은 너무나도 힘들어한다. 아이들에게는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열망을 심어주고 지혜를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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