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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남 yenam May 13. 2017

2.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라

[엄마의 관심]-내 아이가 힘이 든다면

 은수 엄마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선생님, 은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요즘에 학원도 자주 빠지고, 성적은 떨어지네요.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져서 집에 오면 지 방에 들어가 그것만 봐요."

라면서 은수를 포기해야 하냐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가 갈수록 자기 말을 듣지 않고, 뭐 하나를 시켜도 꿈쩍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물었다.

 “어머님, 은수는 어떤 아이인 것 같으세요?”

 “잘 모르겠어요.”

평소 학교에서의 은수 행동과 성격에 대해 말해줬다.

 “은수는 생각이 많은 아이인 것 같아요. 쉬는 시간에 보면 가만히 책을 읽고 있을 때가 많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보다는 혼자서 뭔가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구요.”

 엄마는 은수의 평소 생활 모습을 잘 모르고 계셨다. 다른 아이처럼 똑같이 학원에 보내고 공부시키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은수는 누군가 시켜서 행동하는 기질의 아이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고 납득이 가는 행동만 하는 독립적인 아이었다.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기질들이 제각각이다. 은수처럼 독립적이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아이도 있고,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함께 해야만 안정이 되고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는 아이도 있다. ‘기질’은 아이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를 말한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과 행동이 나오듯 아이의 기질은 다양한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키울 때 이러한 기질에 주목해야 한다. 조용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도 있는 반면, 까다롭거나 적극적인 아이도 있다. 행동이 빠른 아이도 있고 반대로 행동이 느린 아이도 있다. 어떤 아이의 행동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를 키울 때 기준을 외부에 맞추지 말고 아이의 기질에 맞추면, 아이 행동에 있어 문제가 될 상황은 줄어든다.

 대개 사람들은 ‘평범’에 기준을 맞춘다. 튀는 행동을 하고 남과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보이면 이상한 사람 취급까지 한다. 엄마들은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다른 아이들처럼 엄마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고, 공부를 착실하게 잘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바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를 시킬 때든, 교육을 시킬 때든 아이의 기질에 맞게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기질은 성격과 관련이 깊다. 아이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아이의 기질을 아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보일 수 있는 성격 유형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알리고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과정에 신경을 못쓰고 친구관계가 얕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에게는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받아들여주면서,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가끔 주변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규칙을 잘 지키고 자기 원칙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도 있다.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엄격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엄격하다. 이런 아이는 작은 실수에도 크게 실망하고 우울해한다. 이런 아이에게는 평소 긴장과 불안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노력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해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따지고 드는 아이도 있다. 이 아이는 논리적인 사고능력이 커서 어떤 행동을 할 때 증거나 증명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지시나 통제를 싫어하고 관심도 부담스러워 한다. 이런 아이에게는 간섭하거나 혼내기보다, 함께 약속을 정하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타인의 감정을 공유해보는 경험을 많이 제공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허용해주어야 한다.

 이 외에도 방어적인 아이, 친구에게 다정다감한 아이, 민감한 아이, 감정이 풍부하고 자기만의 상상을 즐기는 아이, 사교적인 아이,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 등 각기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다. 엄마는 아이가 어떤 성격을 주로 나타내는지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의 행동을 관찰하여 아이의 성격과 기질을 알아내고 그에 맞는 말을 해주고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릭슨은 사람의 성격을 발달단계에 따라 구분하였다. 그는 초등학교 나이가 ‘근면성’과 ‘열등감’을 배우는 시기라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경험하는 시기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서 성취함으로써 근면성을 배운다고 한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목표를 세울 때 실현 가능한가를 파악해주어야 한다. 목표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근면성을 배우기 어렵다. 그리고 아이들이 계속 좌절만 경험하면 열등감이 생긴다. 그러므로 엄마는 현재 수준보다 약간 높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주고 그 목표를 성취하도록 응원해주고 피드백 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기 위한 것은 성격 외에도 행동특성, 지능 등 많다. 그 중 지능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하버드대학교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도 다중지능 이론을 통해서 아이의 강점인 지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하는 교사가 많아지고 있다. 다중지능 이론은 쉽게 말해 지능은 다양하고 다르며, 누구나 강점인 지능이 있다는 이론이다. 음악적 지능이 뛰어난 아이도 있고, 논리적 지능이 뛰어난 아이도 있다. 즉, 사람마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각 지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위와 같은 이론들과 구분으로 아이들의 성격과 기질을 나누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아이들마다 각각의 행동 특성이 다르고,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도 성격이나 기질이 바뀌기도 한다. 엄마들은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키거나 한 마디 말을 건네기 이전에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무슨 기질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게 우선이다. 만약 논리적인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명령하려고만 한다면 분명 반발할 것이다. 아이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기보다 아이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야한다. 아이의 성격과 기질은 좋고 나쁨이 없다. 주변에서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이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이의 기질과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받아들이면서, 그에 맞는 대응을 해 준다면 아이는 문제없이 성장하게 된다.


 아이는 누구랑 제일 친하게 지내는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가? 감정이 풍부한가?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성격을 고치려하거나 기질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다. (성격에 관한 사례나 명언 같은 문구)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맞게 키우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일 것이다. 먼저 아이가 어떤 행동을 많이 하는지,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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