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4(월)
어? 월요일이다. 분명 시작할 때는 열흘 정도면 어느 정도 빠듯하게 완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월요일'이 오니, 나는 당장 다음주에 회사에 가야 한다는 현실이 덜컥 가까이 다가왔다. 열흘을 시작한 첫 날부터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아주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던 걸, 불현듯 깨닫는다.
나, 서비스를 과연 만들 수 있을까? 무모했던 거 아닌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도 전에 이게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형태인지부터 먼저 다시 점검해야 했다. 머릿속은 여러가지로 복잡해졌고, 일단 나는 또 요가원으로 향했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정리될 줄 알았지만, 명상은 커녕, 오히려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고요해지기보다는 불안이 머리 위에 뭉텅이로 떠다녔다. 그리고 늘 마무리는 사바사나의 시간이다. 이 자세는 전문용어로 시체(?)자세라고도 한다. 멍하니 '망한 것 같은데..?' 하던 중, 문득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간다.
완벽함은 더 이상 뺄 게 없을 때 나온다.
이게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지금은 욕심을 덜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더하려 할 게 아니라, 오히려 과감히 줄여보는게 정답 아닐까? 마침 어쩌다 읽기 시작한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원씽』이라는 책도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 하지 말고, 단 하나에 집중하라는 것.
나는 혹시 너무 많은 것을 제공하려 했던 건 아닐까. 그리고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았던 건 아닐까. 약간은 법적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 추상적으로, 너무 무턱대고 시작했구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만들고자 했던 서비스는 특정 회사들의 데이터를 참고하고 있었고, 그 회사들과는 아무런 협의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중에 잘 되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라며 억지 위안을 삼고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잘 될 수 있는 거 맞아?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는 걸.
그래. 빼자.
문득, 예전 창업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도 나는 아주 개인적인 불편함에서 출발했었다. 크고 대단한 시장을 겨냥하지 않았다. 작은 문제를 진심을 담아 풀어갔고, 그러다 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시장이 넓어졌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그렇게 해야 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없는 정보를, 어려운 절차 없이 한눈에 보여주는 것. 내가 바라던 것은 단순했다. 다만 실제로 구축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을 뿐. 이 상황을 무턱대고 밀어붙여봤자 나 자신에게도, 앞으로 이 서비스를 사용할 고객들에게도, 결코 떳떳한 일이 될 수 없었다.
나는 일단 한번 다 덜어낸 자리에서, 더 명확하고 단단한 가치를 찾아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건 단순히 열흘이라는 시간을 날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와 스스로 맺은 약속이기도 하다. 이 열흘 안에, 내 기준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실패하더라도 말이다.
방향을 꺾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꺾지 않는다면, 열흘 전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도, 그동안의 모든 노력도, 결국 아무 의미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
오늘 나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
망설임 끝에 내린, 아무도 모르지만 나만큼은 확실히 아는, 작지만 분명한 피벗의 순간이었다.